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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엔 마의와 오른쪽엔 야왕. 그 틈바구니를 '광고천재 이태백'이라는 새 드라마가 비집고 들어왔다. 이태백.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 '이십대 태반이 백수. 현재 시청률이 5프로 미만이지만 1화와 2화를 재밌게 봤다. 조만간 치고 올라갈 것 같다. 또 이러고 있다. 


왠지 찡했던 대사가 있었으니 바로..

2화에서 금산애드 총괄 본부장인 애디강과 인턴인 백지윤이 차속에서 나눈 대사.





애디강 :'구겨진 종이가 멀리 날아간다'는 카피. 어떻게 생각하세요? 카피라이터의 관점에서.

백지윤 : 좋은 카피라고 생각합니다.

애디강 : 왜죠?

백지윤 : 울림이 있었거든요.

애디강 : 그건 구호지 카피가 아닙니다. 현실성이 없거든요. 

            구겨진 종이는 멀리 날아가기보단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법이죠.

            좋은 카피는 진실하고 명징해야 합니다.백지윤씨 카피가 그랬던 것 처럼요.

백지윤 : 어쩌면 사람들한텐 카피보다는 구호가 필요한 게 아닐까요?

            하루하루가 힘든 사람한테는 특히나요.

애디강 : .....


'좋은 카피란 무엇일까?'

예전에 모 광고회사 카피라이터 면접을 가기전 생각해 봤던 질문이다.

답을 못내린채 면접장에 들어갔다. 면접에서는 '좋은 광고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받았던 것 같다. 

헛소리를 하고 탈락했다. 갑자기 그때의 장면이 생각나서 위 대사에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애디강과 백지윤이 저런 대화를 나누게 된 배경은 이렇다. 주인공 이태백이 자기가 낸 자동차 광고시안을 금산애드가 베꼈다고 생각하며 회사를 찾아간다. 이태백이 AE고아리와 티격티격하다가 애디강과도 말싸움을 했다.






애디강은 이태백의 광고시안 그림을 혹평하고, 광고심리학적으로 분석하며 자존심을 건드린다. 이태백의 시안 그림에 '과도한 방어기제, 열등감, 퇴행적인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특징, 암울한 현실과 과장된 미래가 투영되었다.'고 평하며 직격탄을 날린다. 많은 청춘들이 구직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겪을 수 있는 점을 콕 찝어 낸 것 같아 뜨끔했다.


애디강 : 삐딱한 마음의 주름을 펴야 구겨진 인생도 펴질겁니다. 

이태백 : (자신의 광고시안 종이를 구겨서 던지며)구겨진 종이가 더 멀리 날아가는 법이거든요. 명심하쇼.





이런 내용이었다. 이태백이 내내 마음쓰였는지 차안에서 애디강이 그의 말(카피라고 표현했지만)에 대해 질문을 한 것이다. 어쩌면 애디강도 이태백의 광고시안 실력을 보고 놀랐는지 모른다. 일부러 모진 말을 던졌는지도. 그것은 앞으로 계속 드라마를 봐야 알 것이다.


'구겨진 종이'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백수 이태백의 현재 모습을 상징하고 있지 않을까. 구겨진 종이는 멀리 날기도 전에 애디강이 말했던 것처럼 쓰레기통으로 날라 갈지도 모른다. 드라마에서는 구겨진 종이(이태백)가 결국 훌륭한 광고인이 되어서 멀리 날아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구겨진 종이인채로 멀리 날아가기는 쉽지 않을 터. 그래도 언젠가 멀리 날아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산다.





구겨진 과연 종이가 멀리 날아갈까?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던지는 화두다. 이태백처럼 밑바닥에서 고군분투하다가 광고인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이태백이 '구겨진 종이기 멀리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구겨진 종이는 멀리 날아가기보단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법이죠.'라는 애디강의 대사가 계속해서 맴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겨진 종이'는 쓸모가 없어 버려진 종이가 될까?, 멀리 날아갈 수 있는 비행기가 될까? 구겨진 종이가 대부분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현실속에서 이 드라마는 어떤 메시지를 전해줄까? 이 드라마가 20대 청춘들에게 헛된 희망보다는 진실된 충고를 전달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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