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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고전관련 강연리뷰는 언제나 힘에 부칩니다.ㅎㅎ

제 지식이 짧아서 강연내용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리뷰는 남기고 싶기에, 한 번 더 공부하자는 의미로 썼습니다.

참, 이 글의 모든 사진은 이재형님께서 제공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책풍경, 사람풍경, 인문학 살롱 속으로


계룡문고 한 구석에서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정장차림의 직장인. 육아 책 코너에서 한 동안 떠나지 못하는 엄마. 머리카락을 넘기며, 분홍빛 입술을 지긋이 다물고 자기계발 책을 들고 있는 여학생. 아에 바닥에 눌러앉아 고사리같은 손으로 그림 책을 들고 있는 아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풍경이 넉넉한 이곳, 계룡문고에서 19일 인문학 살롱이 열렸다. 


빈 자리가 하나 둘 채워지고, 윤대식 박사님은 뒤를 둘러보고는 강연내용을 그려보는 듯 크게 한 번 숨을 쉬셨다. 박사님의 윗도리엔 벌써 개나리꽃이라도 핀 듯 노랬다. 아직 추운 날씨지만, 인문학살롱이 시작되기 직전 참가자들의 마음은 설렘 가득한 봄이 아닐까. 박사님이 빨간 동그라미에 올라서자 사람들은 잠시 숨을 죽이고 그를 바라보았다.


▲ 경청하고 있는 인문학살롱 참가자들.


법치를 꿈꾼 2500년전 인물, 상앙


나는'상앙이 대체 뭘까'하는 표정으로 박사님의 말에 귀기울였다. 동양철학에서 '법' 하면 한비자 형님(?)이 먼저 떠올랐다. 그런데 그보다 전에 법치를 꿈꿨던 한 사람이 있었다니! 그것도 이름이 '상앙'이란다. 처음엔 '상왕'인줄 알았다. 나의 무지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박사님은 그런 나의 마음을 안다는듯이 '상앙'이라는 역사속 인물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다.


"상앙은 한비자보다 한 세기 앞서 있던 인물이에요. '고대 유가'와 동일하게 '고대 법가'라는 용어를 쓸 수 있다면, 상앙은 고대 법가를 출발시켰던 중요한 인물입니다. 특히나 '법'이라는 용어를 아주 순수하게 정제해서 사용했던 최초의 인물입니다."


상앙의 정체를 알기위해 귀를 더 쫑긋 세웠다. 상앙은 2500년전 서쪽 변방국가에서 어지러운 세상을 개혁하기 위해 법을 만들었다. 윤박사님은 이를 '변법'이라고 표현했다. 상앙은  위(衛)나라 공족 출신이라 위앙 또는 공손앙이라고도 불렸다. 후에 상(商)이란 땅을 봉지로 받았으므로 상앙 혹은 상군(商君)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상앙은 군사적으로도 전술전략과 병법에 능통하였고, 두 차례의 변법을 성공시켜 약소국인 진나라를 강대국으로 키워냈다. 진나라에 의한 천하통일의 기초를 다진 공신이었던 상앙은 제후에 반열에 올랐지만, 그가 개혁을 위해 펼친 엄격하고도 공적인 법집행이 보수집단의 반발을 사서 역모와 모함으로 참살당하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상앙은 2500년전에 단순히 '법'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해서 그런 게 아니라, 2500년이 흘렀음에도 현지의 시각으로 봐도 우리와 흡사한 인간관, 사회관, 역사관을 가진 인물입니다. 이 사람이 특별한 재능이나 지적인 우월성으로 어머어마한 일을 했느냐? 그렇지 않아요."


▲ 상앙의 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윤대식 박사.



지식이 많은 현대인 vs 지혜가 많은 2500년전 사람들


잠깐 들었을 뿐이지만 '상앙'이란 인물이 공자나 맹자처럼 큰 산처럼 느껴졌다. 상앙이 우리보다 지적인 우월성으로 그런 업적을 쌓은 게 아니다? 이게 무슨 말씀이실까. 공자나 맹자같은 인물을 대할 때의 편견을 꼭 집어주면서 말을 이어가셨다.


"제가 고전강의하며 말씀드리는 게 있어요. 플라톤, 공자, 맹자와 같은 사람들을 이야할 때 '위대한'이라는 말을 붙이고 범접할 수 없는 사람으로 대하곤 합니다. 하지만 지식의 양과 학습의 수준에서 봤을때, 그 사람들이 여기 계신 여러분보다 하나도 나을게 없어요

공부하신 양과 질을 따져보면, 여러분들이 플라톤, 맹자, 아리스토텔레스보다 몇 갑절 더 학습된 분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00년, 2500년전에 기껏해야 몇 백권의 책과 몇 백명의 사람과 관계를 가졌을 이런 사람들이 내놓은 이야기를 지금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박사님은 그 시대 사람들은 지식을 얻으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지혜를 얻으려 했다고 말씀하셨다. 그러고 보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지식의 양은 많이 늘었지만, 옛날 사람들만큼 지혜롭지 못한 것 같다. 지식과 정보의 홍수속에 살고 있지만 지혜의 바다를 이루고 있지 못하니깐 말이다.


▲ 질의응답시간이 사회자 신현섭님의 진행으로 펼쳐지고 있다.



상앙이 전해준 법치(法治)의 진정한 본질


상앙이라는 인물과 그 시대에 대한 이야기가 흐르던 시간. 이번엔 상앙이 꿈꾼 진정한 법치의 내용이 궁금했다. 법으로 다스린다고 하면 억압, 구속, 또 하나의 거대한 권력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또 '법'과 정치권력이 유탁하여 일어나는 각종 사건과 비리가 연상될 때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2500년전 상앙이 꿈꾼 '법치'는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법(法)'에는 물수(水)변에 '去(갈 거)' 자가 들어 있어요. '장애물을 제거해 물 흐르듯 흐른다'는 뜻이 담겨 있어요. 정치의 근본은 이러한 '법'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와 같아요. 법은 인간의 삶을 보다 원할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법은 우리의 삶을 구속, 억압하고, 정치권력을 지닌 자가 사익을 보존하기 위해 행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백성을 사랑하고 이롭게 하기위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죠. 이러한 '법'의 기준에 따라 통치할 수 있다면, 백성을 이롭게 하고, 그들에 대한 사랑이란 것을 항상적으로 보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법가'인 것이죠."


▲ 열심히 강연 내용을 메모하고 있는 인문학 살롱 참가자.


그 당시 상앙이 생각했던 법치는 공명정대한 법률로 공평하게 죄를 조사해 옳지 못한 자를 제거하자는 것이었다. 2500년전에도 오늘 날 사람들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법치'의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생각을 가졌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수천년전이나 오늘이나 사람사는 세상은 비슷했나보다.


윤박사님은 이어 '권력'의 참뜻에 대해 설명해 주시며 상앙이 추구했던 법치의 본질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권력이 어떤 의미일까요? 저울 권. 힘 력. 저울질을 하는 힘이죠. 군주가 행사하는 권력은 억압과 구속을 위해 행사하는 물리적 폭력이 아니라, 저울질 하는 힘입니다. 그럼 뭘 어떻게 저울질 할 것이냐? 법에 명시되어 있는데로 인간의 삶이 보다 안전하고 보다 공정하게 다루어지고 있는지 측정하는 것이죠.  개인적인 판단을 통해서 하지 않는 것이죠."



▲ 강연에 열중하고 있는 참가자들.


"상앙이 이야기하는 법치의 목적은 저울질하는 군주의 공정무사함이었습니다. 군주가 객관적이고 공정무사할 수록 그 저울이 어느 누구에게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법치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이와같이 권력을 행사하는 군주가 존재하면, 드디어 법에 의한 지배가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는다는 것이죠. 


결국 권력을 행사하는 자는 자신의 사적인 기준이나 판단에 따라 저울질하면 안되고, 항상 공정무사하게 측정하겠따는 의미로 법을 행사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법에 의한 지배'라고 하는 겁니다."


그리하여 법가들은 더이상 법이 필요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했다. 법의 엄격성에 따라 사람들이 스스로 알아서 법을 지킨다면, 최종적으로 법이 필요없게 되는 세상을 꿈꿨던 것이다. 2500년전의 법치는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억압하고 구속하는 부정적인 의미의 권력이 아니라, 세상의 옳지 못한 점을 공명정대하게 저울질 하여 판단하는 힘이었다. 상앙이 펼친 '법치'는 오늘 날을 살아가는 정치인들이나 권력을 지닌 소수의 기득권 세력들이 새겨 들어야할 본질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인문고전의 힘을 깨닫다


인문고전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상앙을 비롯해 공자, 맹자, 순자,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수천년전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들이 오늘날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 그들을 배우면 현재의 위기나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키울 수 있다는 점. 바로 이런 점들이 인문고전의 힘이요. 인문고전을 읽는 사람들의 힘이 아닐까. 상앙이 추구하려햇던 진정한 법치의 뜻을 오늘 날에 적용한다면 세상은 보다 이롭고 살만하지 않을까? 


인문고전은 내게 늘 어렵고 두려움을 주기도 하지만, 이렇게 가슴에 큰 울림을 주며 깨달음을 선물하기도 한다. 이 날 인문학살롱을 찾은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돌아갔을까. 집에 켜켜이 먼지가 쌓이도록 놓아둔 인문고전을 다시 뽑아 한 번쯤 펼쳐보진 않을런지. 



p.s 인문고전 강연리뷰는 늘 어렵네요.ㅋㅋ 위 내용중에 잘못된 점이 있으면 지적해주시길 바랍니다.^^;


상앙 이목지신 설화


≪史記(사기)≫ 商君傳(상군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秦(진)나라 孝公(효공) 때 商鞅(상앙: ?~B.C.338)이란 명재상이 있었다. 그는 衛(위)나라의 公族(공족) 출신으로 법률에 밝았는데 특히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한 富國强兵策(부국강병책)을 펴 천하 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정치가로 유명했다. 한번은 상앙이 법률을 제정해 놓고도 즉시 공표하지 않았다. 백성들이 믿어 줄지 그것이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앙은 한 가지 계책을 내어 남문에 길이 3장(三丈)에 이르는 나무를 세워 놓고 이렇게 써 붙였다. “이 나무를 북문으로 옮겨 놓는 사람에게는 十金(십 금)을 주리라.” 그러나 아무도 옮기려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五十金(오십 금)을 주겠다고 써 붙였더니 이번에는 옮기는 사람이 있었다. 상앙은 약속대로 오십 금을 주었다. 그리고 법령을 공표하자 백성들은 조정을 믿고 법을 잘 지켰다. 참고) 상앙(?~B.C.338 戰國時代(전국시대), 秦(진)나라의 명재상. 諸子白家(제자백가)의 한 사람. 별명은 公孫鞅(공손앙). 商君(상군). 衛(위)나라의 公族(공족) 출신. 일찍이 刑名學(형명학)을 공부하고 진나라 孝公(효공)을 섬김. 法治主義(법치주의)에 입각한 富國强兵策(부국강병책)을 단행하여 진나라의 國勢(국세)를 신장시킴. 효공이 죽자 그간 반감이 쌓인 귀족들의 讒訴(참소)로 사형당함.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이번 TEDxDaejeon과 함께하는 인문학살롱은?


연사 : 윤대식 박사 (충남대 아시아지역연구소)

시간 : 2013. 2. 19 오후 7시

장소 : 계룡문고 갤러리

주최 : 대전평생교육진흥원, 문화가치원  / 후원 : 대전광역시

인문학살롱 홈페이지 : http://www.tedxdaejeon.com/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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