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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이야기&노하우/아르바이트리뷰

강연보조 아르바이트 풍경, 내가 외친 한마디

by 이야기캐는광부 2013.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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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보조 아르바이트라는 것이 있다. 행사장에서 강연준비에서부터 마무리까지 도와주는 것이 주 업무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경우가 있지만 주로 지인을 통해서 정보를 얻게 되는 알짜배기 알바다. 용모단정한 옷차림을 하고 가서 현장에서 담당자가 시키는 일을 하면 된다. 머리 쓸 일도 몸이 고될 일도 없다. 이 알바는 오히려 배우는 게 더 많다.


첫째, 유익한 강연을 들으며 알바까지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

둘째, 참가자 접수 및 안내, 음료수 제공 등의 간단한 업무가 장점(?)


크게 위 2가지가 강연보조 알바의 좋은 점이다. 나쁜 점은 딱히 없다.  일은 보통 이렇게 진행된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와서 현수막을 설치하고 엘리베이터와 같은 곳에 찾아오기 쉽게 안내 종이를 붙인다. 책상을 옮겨와 안내 데스크를 만들고 나눠줄 강연 리플렛, 다과 등을 보기 좋게 놓아둔다. 그 밖에 시키는 일을 가뿐하게 하면 된다.


강연시간이 임박해서는 참가자 접수를 받고 자리 안내를 한다. 이 때 "앞쪽부터 채워주세요."라는 말을 해주면 좋다. 그러면 다섯에 한 두명은 앞자리부터 채워주신다. 강연장을 찾은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앞자리에 앉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고개가 아파서 그렇거나 개인취양일수도 있지만. 보통 듬성듬성 떨어져 앉거나 뒷자리에 앉는 경우가 많다. 앞자리부터 질서정연하게 채워야 뭔가 꽉찬 느낌이 나고, 나중에 행사 스케치 사진을 찍을 때도 그림이 괜찮게 나오는 것 같다. 앞자리가 비어 있으면 무언가 휑하게 느껴진다.


이런저런 일이 끝나면 그 날 강연을 함께 들으면 된다. 그동안은 할 일이 없다. 강연의 주제가 평소 관심분야였다면 더 할 나위없이 좋다. 강연이 끝나면 이때부터 더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야 한다. 일단 참가자들이 단체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한다. 대부분 강연이 끝나면 금방 자리를 뜨시기 때문에 후다닥 단체사진을 찍어야 한다.


"여러분 단체 사진 찍으려고 하니 앞으로 나오세요." 이렇게 말해도 사람들이 선뜻 앞으로 나오지 않으신다. 

그럴 때 나는 이런 멘트를 날렸다.


"여러분 단체 사진 안찍고 그냥 가시면 그저 강연일뿐이지만, 사진 한 장 찍고 가시면 여러분 인생의 소중한 추억이 됩니다."


지금 생각하면 오그라들지만, 이 말에 마음이 움직였는지 그제서야 사람들이 앞으로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셨다. 알바생인 나를 향해 미소를 지어주시면서 '요것봐라..ㅋㅋ'하는 눈빛을 보내시며 말이다. 단체사진 찍고 나중에 이메일로 보내드리면 이 또한 의미있는 일이 된다. 바쁘시거나 귀찮아서 안찍는 경우가 많은데, 10초만 투자해주시면 연사님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10초 투자해서 소중한 추억하나 만들어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지 않을까.


단체사진 촬영을 유도하는 일이 끝나면,  나는 본연의 업무로 돌아간다. 후다닥 현수막을 거두고 자리위의 쓰레기들을 재빠르게 치운다. 포스터나 안내용지같은 것을 떼서 차곡차곡 모아놓는다. 의자나 책상의 배치를 처음대로 돌려 놓아 행사장을 정리한다. 그리고 짐을 싣는 차까지 각종 짐들을 날라주면 강연보조 알바는 끝이 난다. 운이 좋으면 연사님과 관계자분들이 식사하는 자리에 따라가서 밥을 함께 먹을 수도 있다.


간혹 직원교육, 세미나, 학회 보조 알바에서는 정장차림을 요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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