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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했다시피 대학교자퇴를 하고 나서 치른 수능, 재수는 망했다. 그래서 삼수까지 가게 되었다. 이젠 삼수시리즈를 쓰려고 한다. 오래전 이야기다.




찌질했던 삼수시절. 


재수학원에 등록한 뒤 한달 째가 됐을까. 

봄이라 마음은 싱숭생숭했고, 별의별 여자가 다 예뻐보였다.

미의 기준도 조금 바뀌었다.


하나, 솔선수범해서 칠판을 지우는 한 여학생의 싸가지 있는 행동이 그렇게 이뻐보였다.

둘, 긴 생머리를 늘어뜨리고 공부하는 여학생의 뒷모습이 그렇게 이뻐보였다.

셋, 츄리닝을 입고 쓰레바를 찍찍 거리고, 화장도 안하고 생얼로 문을 열고 들어오던 한 여학생. 이뻐보였다.


드라마속 예쁜 여주인공이 아닌 저런 모습도 이쁠 수 있구나.

여자 많은 대학캠퍼스에 있다가 교실이라는 감옥에 다시 한번 갇혀서 그런가.

이유는 모른다.


잘록한 허리, 큰 가슴, 예쁜 얼굴 등을 고루 갖춰야 이쁜 게 아니었다.

하나 둘 부족해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었다.

새로운 미의 기준에 눈을 떴다고나 할까.


그래서 봄에 공부가 안됐다. 핑계인가. 크크크.


당시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재수, 삼수 선배들의 금언을 헌신짝처럼 내다버렸다. 

여학생들의 꾸미지 않는 모습을 보고도 내 몸과 마음은 반응하고 있었으니..


나는 여자를 정녕 돌로 볼 수 없었다.

그렇게 봄을 보냈다.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진짜 '돌'밖에 없지 않은가.

아니지. 그건 또 모르지.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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