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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청년탐사대 이야기

섬청년탐사대 이야기(4)강제윤 시인의 책 속 옛 사랑의 작은 섬, 관매도

"이 책들 한 번 읽어보슈~"


오지탐험가 김성선 대장님이 내게 책 3권을 내밀었다. '그 별이 나에게 길을 물었다', '당신에게 섬', '섬을 걷다-모든 것을 내려놓고 홀로 떠나는 섬 여행'. 모두 섬순례자 강제윤 시인의 책이었다. 





시인은 관매도를 어떻게 표현했을까. 무엇을 보았을까. 마침 시인의 책 '당신에게, 섬'에서 관매도는 '옛사랑의 작은 섬'으로 불리고 있었다. 슬픈 사랑의 이야기를 품고서.


"1965년 여름, 어떤 남녀가 관매도를 찾았다. 둘은 마을 뒷산에서 동반 자살을 했다. 음독이었다. 20대 후반, 두 남녀는 우연히 만나 깊은 사랑에 빠졌다. 평생 함께 할 것을 약속한 남녀는 양쪽 부모님의 결혼 허락까지 받아냈다. 마침내 양가의 상견례 날. 비극은 그곳에서부터 시작됐다. 상견례를 위해 식당에서 만난 양가 부모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남자의 아버지와 여자의 아버지는 남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국 전쟁 때 이북에서 피난 내려오다 헤어진 친형제였다.


상견례 장은 이산가족 상봉의 장이 되고 말았다. 기막힌 인연이었다. 다시 만난 형제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지만 두 남녀에게는 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사랑하던 연인이 갑자기 사촌 남매가 되고 말았다. 결혼은 불가능한 일이 되었고 사랑 또한 금단의 사랑이 되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에 고통받던 남녀는 외딴 섬으로 마지막 여행을 준비했다. 그곳이 관매도였다. 현생에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다음 생에서 이루기로 기약한 연인은 함께 극약을 마시고 생을 하직했다."

-책<당신에게, 섬>158쪽-


시인은 관매도 옆 무인도, 방아섬의 전설도 들려줬다. 선녀들이 내려와 방아를 찧다 올라가곤했다는 방아섬 방아바위. 실제로 보니 훗훗! 에헴! 불끈 솟은 남자 성기의 귀두를 닮았다그때문에 이웃섬 등도 처녀들이 바람잘 날 없었단다. 그래서 방아 섬을 보는 것을 금기 시 했다고 한다. 인근 섬에서 관매도 사람들과는 결혼도 시키지 않았다고. 관매도 사람과 결혼하면 파경에 이른다는 속설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멀리 방아바위가 보인다.



시인은 관매도가 가장 아름다운 때가 4월이라고 말한다. 관매도가 아름다운 유채꽃을 몸에 두르는 시기이기때문이다. 섬은 지난 세월동안 몇 번의 봄을 맞이했을까. 섬도 스무살 청춘의 시절이 있지 않았을까. 그 시절이 수억년 전일 수도 있겠다. 스무살의 섬은 하루에 몇번씩 밀려오는 파도에 가슴 설레고, 쏟아지는 별들을 바라보며 남몰래 모래 위에 시를 썼다간 지우고 또 지우지 않았을까.


시인의 책을 읽으면 자취방에서도 관매도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짧은 글속에 관매도의 풍경과 이야기를 놓치지 않는다. 시인의 책<그 별이 나에게 길을 물었다>도 펼쳐봤다. 


시인이 웅진군의 울도로 가는 여객선에서 만났다는 선장님의 말씀. 울림이 컸다. 관매리 초등학교 옆 후박나무(천연기념물 212호)가 올커니 하고 맞장구칠 만한 말이다.


"섬에 내리거든 한 번 찬찬히 들여다보세요. 곳곳에 수만년 동안 변하고 변한 모습, 바람이, 파도가, 안개가, 소금기가 깎아 놓은 조각품들이 즐비해요. 사람들은 자기들이 만든 것은 겨우 백 년 밖에 안 된 것도 문화재라고 귀하게 여기면서 수만 수억 년 동안 자연이 깎아 만든 조각품은 하찮게 여기거든. 개발한다고 함부로 파괴해버리고....."

-책<그 별이 나에게 길을 물었다> 서문에서 발췌-


섬청년탐사대는 지난 1월과 2월 관매도를 찾았다. 관매도는 방아섬의 전설과 슬픈 사랑 이야기를 품은 채 해양쓰레기로 신음하고 있었다. 섬청년탐사대원들은 해양쓰레기를 조금씩 치워나갔다. 그럴수록 관매도는 말끔한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가 되찾아야할 소중한 자연의 모습이었다.


아직 치워야 할 해양쓰레기는 산더미. 섬청년탐사대는 3월 말 한 번 더 관매도를 찾을 예정이다. 듣자하니 섬청년탐사대원들의 마음은 벌써 바다건너 관매도에 가 있다고 한다. 섬청년탐사대는 진정 섬과 '썸'을 타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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