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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에세이/직딩라이프

페북록

이야기캐는광부 2017.07.24 23:11




SNS 시대에 글쓰기는 무엇인가. '좋아요'라는 반응을 독촉하는 자아의 진열이 아니라, 의식과 감성을 서로 향상시키는 집단 지성의 즐거운 체험이어야 한다. 독단에 빠지기 쉬운 생각을 점검하고 흐트러지기 일쑤인 마음을 정돈하는 절차탁마의 글쓰기, 그것은 외로운 고행이면서 공동의 놀이일 수 있어야 한다.

-책<눌변> 93쪽-



그러나.....페이스북은 '오그라듦'과 '감성 뿜뿜'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하다. 솔직한듯 하지만 가끔은 솔직하지 않은 SNS 도구이기도 하다. 어떨 때는 자신의 가장 좋은 면만을 보이고 싶은 소개팅과 비슷하기도 하다. '좋아요'에 은근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읽든 말든 상관없어'라는 심정으로 쓰기도 하지만, 댓글이나 '좋아요' 숫자가 없으면 '시무룩', 많으면 '해벌쭉'하는 게 사람 마음이다.    


나는 페이스북에 어떤 생각들을 싸질러 놓는다. 때론 밤늦게 글을 올리고 다음 날 아침 쥐구멍으로 숨고 싶을 때도 있다. 술을 먹고나서 갈기기도 한다. 누군가는 '술페북'이라고도 하더라. 연기처럼 사라져버릴 수 있는 생각들과 일상의 순간들이 뉴스피드에 올라온다. 다시 읽어보니 역시 오그라들고, 감성이 곳곳에 묻어있다.


페이스북은 언젠가 남에게 보여줄 것을 염두에 두고, 혹은 누군가 볼지 모른다는 가정하에 쓰는 '일기장(?)'이 아닐까. 가끔 뉴스를 보면 SNS에 글을 잘 못 썼다가 구설수에 오르기도 하고, 사진을 잘 못 올렸다가 한방에 훅 가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좋은 SNS 서비스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속에 있는 말을 다할 수는 없다. 


페이스북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귀찮아서 페이스북을 하지 않거나, 남들이 여행이나 맛집에 가서 올리는 글과 사진을 보며 자신의 삶과 비교하거나, 스팸성 게시물에 지칠 때도 있으니 말이다. 


최근 4년간 페이스북에 올린 잡생각들을 정리해 보니, 별의 별 이야기들을 다 올려놨다. 페이스북에 자기가 올린 글을 한눈에 보여주는 사이트를 어디서 본 것 같은데...페이스북에도 그런 기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나저 페이스북은 먼 미래에도 사람들이 많이 쓰는 SNS일까? SNS는 어떻게 진화할까. 문득 궁금하다. 

 


2017


2017 4 20


놈의 안경닦이는 쓸라믄 없어

돈하고 똑같네 니기



4 6


아침에 출근해서 똥을 누는데 새삼 놀랐다.

똥구멍이 악기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정도로

사로, 옆옆 사로 마다 소리가 다양했다.

싸는 소리가 달랐다.

똥구멍이 바늘구멍으로 변해서 방귀만 나오는가 보다.

뿌지지지직. 지직. 찍지직.

똥구멍이 웃음을 참는다.

. . .

똥구멍이 쪼갠다.

피식. 피식. 뿌우웅.

똥구멍이 화났다.

빠지지지. 뽜지지직 빵빵.

똥구멍이 명상하며 재정비 하는 소리.

~~. ~.

물론 떨어지는 소리겠지만.

털고 일어선다.

휘루루루룽 우라라라랑. 휘리리리리리리쇽.

물내린다.

그나저나 급해서 화장실 문을 활짝 열었는데

좌변기에 갈색 물방울이 맺혀있는걸 보면 거시기 하다.

분명 누가 비데를 썼고

물이 똥구멍을 강타하고 물방울과 그것이 몸이 듯한데

그게 알알이 맺혀있다.



4 4


집에 간다.



3 8


신사임당을 만나고 싶다.

실제 어떤 여자일까 궁금하다.



2016


2016 12 31


기차여행을 하며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멀리 능선이 우리네 인생의 굴곡처럼

보인다.

내게는 열정의 굴곡이 맞겠다.
자신의 삶을 멀찌감치에서 들여다볼
필요도 있다.
아직 삶은 뒤돌아 것도, 굴곡도 많지 않아
때론 밋밋한 풍경이다.
정상을 찍어 적은 없고 산허리를 따라
돌아다닌 느낌이다.
가시에 찔리거나
꽃을 밟거나 나뭇가지에 부딪히거나
돌부리에 발이 걸린 정도.
때론 무릎이 까지기도 마음이 까지기도 했다.
능선 너머 희뿌연 하나의 능선.
뒤에 엷은 한산 세모시같은 능선.
너머로 아주 희미한 어린시절.
옆에 뭉개진 턱선 같은 능선.
하늘과 닿아있는 능선들, 삶의 굴곡들.
달리는 기차안에서 해를 마무리한다.
특별한 계획도 없이 기차에 올랐다.
눈은 쌓이지 않았으나
기차는 눈을 밟고 지나가는 듯하다.
뽀드득 덜컹 찰캉 덜컹 뽀득.
나이를 먹는다. 실제로 음식인냥 먹을 있었으면 좋겠다. 제대로 나이를 소화했으면 좋겠다.
아직까지 로봇에 올라 우주 곳곳을
싸돌아다니는 상상을 한다.
슝숭 날라댕기며.



12 8


집에 왔다.



12 19


집에 오면 때론 캄캄한 방이

답답할 때가 있다

불을 켠다는 행위가

오히려 방을 밝히는 아니라

마음에 하나의 어둠을 불러내는 같은
생각도 든다
뽀드득 소리가 안날뿐이지
방바닥에 하얗게 눈이 쌓여있는게 아닐까
얼른 보일러를 돌려
뜨뜻한 공기가 돌게 하니
방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천장 곳을 멍하니 바라보다보면
12
시를 향해 가는 시간의 머리끄댕이를
붙잡고 싶다 어디 가게



12 6


시간 빠르다 

방금 예쁜 여자가 지나갔는데

얼굴을 느낌이다

휙휙

이건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
시계바늘에서 나는 소리여
~파람 바람바람바람
빠라바라빠라밤



10 29


가족들이랑 관광버스타고

흔들고 마시고 보고

설악산이 절경이로구나

외삼촌도 흔들고

나도 흔들고
매형도 흔들고
아버지도 흔들고
외할머니도 흔들고
아싸~
흔들흔들
흔들리지 않으면서 피는 꽃이 어디있으랴
세상에서 데리러 오거든
소주 짝이 남아있어서 못간다고 전해라



10 23


일요일, 가시게.



10 5


마음과 몸을 순식간에 핥고 지나가는 가을의 혓바닥.

속수무책.


10 1


무심코 밥통을 열었는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밥하기 귀찮다

콘센트를 빼놓은지 됐다
밥통이 하나의 세상이라면
밭통뚜껑이 하늘이고
그걸 열면 쌀밥 내린 풍경이
내려다보이고
안에 넉넉한 온기가 도는
계절이 들어있으면 좋겠다
배달음식을 시켜먹을
초인종이 울리고
그제서야 화들짝 가을을 느낀다.
형광등 불빛 아래
음식 씹는 소리 쩝쩝
홀로 가득하여라



9 29


워넌히, 가풋해, 항꾼에, 낫낫한, 뽈깡, 뽀짝, 이무러운, 깔끄막, 베람빡, 권있다, 짠하다, 오지다, 개안하다, 싸묵싸묵, 담박질, 매겁시, 아심찬하다, 쓰잘데기, 징허다, 몰똑허다, 보듬다, 질나다, 개리다, 갈아주다, 개미지다, 팽야, 지까심과 시동, 그라제, 솔찬허시, 허벌나다, 암시랑토 아녀,

전라도말, 귓불처럼 보드랍기도 하고

마음의 코딱지를 주는 같기도 하고

전라도 너른 들판을 날아다니는 기분도 들고



9 19


추석연휴 마지막날은

고향 생각에 맘이 허전하다.

마음에서 꼬르륵 소리가 안날뿐이지

배가 고픈 것보다 훨씬

같다.



9 11


옛길은 있능가

안부를 묻고 싶은디

말앖이 구불구불 산길

지게 짊어지고 가는 인생

사라지는 것들이 이리 많노
꿈결같은 세상사
꽃길인냥 걸어보세
출근길도 사뿐사뿐
퇴근길도 사뿐사뿐



9 10


몸이 뜨거워. 만두처럼.



9 9


들까불다

-몹시 경망하게 행동하다

재밌는 표현일세...

까불까불들까불부리부리까불까불..얼렁얼렁알랑알랑올렁올렁울렁울렁을릉을릉.



8 27


무궁화호 열차는 딸꾹질 한다.

꿀렁.꿀렁. 몸이 꿀렁.



8 8


아따 날씨

징그랍네

살랑살랑 밀면

대신 로또 번호하나씩

나왔으면 쓰겄네



8 6


청소하기 졸라 귀찮다..그런데도 하고 있다..

귀찮아도 해야지..



6 7


평범해져가는 슬픔을 가슴에 안은채 나는 잠든다.

원래 평범했는지도 모르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던 시절.

뭐든지 될거야 믿었던 시간들.

이제는 알아.
모르는 뿐이야.
내가 평범하다는 사실을.
조금은 특별했던 순간은 있었지.
하루하루 살아갈수록
나는 알지. 내가 평범하다는 사실을.
그게 슬플줄은 몰랐어.
모든 길에 나를 열어뒀는데
내가 발을 내딛을 있는 길은 한정되어 있는 같아.
아직은 욕심이 남아있는 같아.
그래서 평범하다는 사실을 부정하려하지.
무엇이든지 되고싶다는 것을.
그런 마음을 품고 한발짝 한발짝 내딛는데
퇴근후 지하철에서,
주말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면서,
나는 느끼지.
평범한 슬픔을.
세상을 몰랐던 고등학교 1학년 교실 뒷자리로
나는 가끔 돌아가고 싶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펼치고,
마음껏 상상했던 시간들.
이제는 현실이 그림자처럼 따라나기기 때문에.
이런 생각들도 자고 일어나면 마음 켠에서 오그라들겠지만.
평범하게 사는 것이 행복일 있지만,
아직 나는 슬프다.



3 17



방구석에서 방구석으로 여행한다.

사이에 냄새나는 양말,

미움받을 용기,

접이식 우산,

박범신 중단편집,
팬티,
헤어드라이기,
이름없는 숱한 먼지들,
낙서노트,
벗어놓은 바지,
코코아우유 ,
제자리에 있지 않은 것들 사이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아닌지 의심스러운
나의 삶이 벌러덩 침대에 눕기 직전이다.
TV 켜겠지.
채널을 돌리다가 자올자올 하겠지.
보일러를 켜지 않아도 따스한걸 보니
봄이 오긴 왔나본데
불을 끄고 까만 천장을 몇초간 바라보다가
3
17일은 가겠구나.
.



2 28


관매도에서 태어나 80여년을

어느 할마니.

호미로 흙을 고르고 있길래 말을 걸었다.

자식들은 타지에서 살고 있고

지난해 남편을 하늘로 먼저 보내셨단다.
할머니의 손은 거칠고 주름졌지만 온기가 묻어있었다
인사를 드리고 솔숲으로 걸어가다 뒤를 돌아보는데
할머니의 쪼그려 앉은 모습이
몸빼바지를 입은 마침표(.) 같아서 삶의 마침표 언저리에 있는듯 했는데..
다시 할머니가 호미를 들어올리는 순간
몸빼바지를 입은 쉼표 같아서..
할마니의 삶은 계속되는구나 싶어 다행으로 여겼다
근데 그냥 마음이... 왠지 마음이 슬퍼졌다...
관매도에는 봄이 오고 있었으나
동시에 떠나고 있었기때문이런가



2 23


9시 33분
지하철은 사과나무로 변신한다.
저 아저씨도
저 아가씨도
볼이 빨개.
나는 아직 푸른 사과.
저들은 술이 들어갔나벼


2 13

"운동좀 해라
대전 천변 좋드만 운동좀 해라
추석때는 혼자 오지 마라
아들 살 좀빼라
족발 싸가꼬가서 저녁에 뜯어먹어
점 좀 빼라
총각이 아저씨같으믄 안된다잉
누가 거들떠보긌냐"
부모님의 명절 잔소리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여......





1 23


겨울이 허연 약봉투를 손에 쥐었그먼

누가 아픈게여

뒤숭숭헌 세상에 한첩 지어준것잉가...

그나조나 존나 춥다 ..



1 13


오늘처럼 눈이 오는

냉장고 문을 열면

김치통 너머로 고향집 거실이

아른~아른~ 비쳤으면 좋겠네

아버지 팬티 바람으로 tv보시고
오마니 아버지 얼굴 힐끗힐끗 보다가
잔소리하시기 직전이겄지 ㅋㅋ



1 13


침대는 과학이 아니라 음악이다.

12시가 넘은 지금

윗집에서 사랑을 나누고 있는 듯하다.

덩기덕 더러러러.응응.앙앙.삐그덕 삐그덕.

그건 그렇고 ㅋㅋㅋ
독서모임을 개최한다.
년전 시작한 독서모임을 이렇게 오래할 줄은 몰랐다.
이제는 매월 포스터를 만들고 있다.
홍보를 하면 분명 사람이 온다 ㅋㅋ
매번 이날은 명이 오실까 고민한다.
이제는 그냥저냥
많이 알리련다~~



1 9


칸에 72 좌석.

레일위 돌멩이 밟고 가는게 아닌가하는 덜커덩덜커덩. 통통 튀는 승차감.

좌석 앉는 사람은 랜덤.

옆옆 좌석 어르신들은 

창가에 참이슬 올려놓고
몰래 한잔 하신다.
몰래 소주병을 가방에 넣는다.
"
춘애야 춘애야"
어느 여인의 이름을 부르는 어르신.
움직이는 순대국밥집 느낌.
철로위 포장마차.
오후 9 14
무궁화 열차 풍경이다.

"우리 영원한 친구 아이가

멋있게 살자"

어르신이 말한다.

어르신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오랜 벗들인가보다.


2015



11 27


붕어빵이 식었구나

벗어던진 양말도 식었구나

하루동안 하늘아래 땅을 누볐구나

내일도 그럴 있을까

장담할 없네
아침에 일어나
어딜 나가기
양말을 신는 일을
내일도 있을 것인가
오늘 신은 양말을
내일 다시 신는
그게 삶이런가
거기에 신발을 신고
걸음 내딛는게
삶이런가
꼬랑내는
하루 하루 견딘 마음의 냄새인가
생각에 젖는다
식은 붕어빵도 맛있구나
꼬깃꼬깃한 천원 지폐에는
척추가 없구나
굽히고 굽히고
앞에 허리가 굽는다




11 1

간송미술전시에 왔다.

김홍도의 황묘농접.

노란 고양이가 나비를 놀리다. ~

조선시대 나비 마리 

마음에 날아드니
나비가 날아갈까
마음가짐은 조심
걸음걸이는 예스러워 지는구나
한잔 기울이며
볼이 발그레지도록
이야기 나누고 싶다
조상님들 마음결 따라
거니는듯하니
뱃살도 무겁지 않고
사뿐사뿐허다
취한다 취해
심사정이 그린 포도이숙
몰래 포도 먹고 싶다

닭을 그린 변상벽은

별명이 '변닭'이었단다

이의양의 산군포효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앉은

호랑이 발등에 털과 살집이 두툼하다

신윤복의 나월불폐

나뭇가지에 달이 걸려있고

마리 수심 가득차 보인다

자취방에서 힘없이 벽을 바리보는

모습같구나

두바퀴 돌고

다시 김홍도의 황묘농접이다

그림에 볼을 부비고 싶을 정도로

고양이가 귀염귀염.



10 9


잠에 들기전

귓불을 꾸욱 누르면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왔으면 좋겠다.

콧구멍을 후비면 다음 곡으로 바로 넘길 있으면 좋겠다.

하품을 하면 음악이 자동 종료되는 거지...




9 20


동네 목욕탕에서 팔뚝에 열심히 비누칠 하는 중이었는데..

그만 옆에 있던 아저씨 등짝의 대가리에 비누거품이 튀어버렸다.

순간 용이 움찔하는게 보였다.

그냥 모른드끼 비누칠을 다시 시작했다.


9 18


충남대 횡단보도에 있는데

신호등이 밤바다의 등대처럼 보였다.

파란 불로 바뀌자 배가 지나갔다.

똥배가.

출렁출렁. 뿌우 뿌우. 항해했다. 방귀를 뀌면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저기 다시 대학시절이 있었으면..
좋겠다.
빨간 불로 바뀌면
횡단보도 저쪽에 지난 대학시절이 우두커니 있다.
대학시절에는 앞에 파란 불만 있는 같았는데
이제는 빨간 불도 자주 켜진다.
대학시절에는 파란 불이 켜지면 그냥 빨리 빨리 건넜던 같은데
이제는 디딜 신중해지는 같다.




9 17


어떤 여자가 자취방 앞에

쪽지를 붙이고 갔다.

..

..

..
..
..
"수도 검침요"



9 16


가을에는 스마트폰이 되고 싶다

몸과 마음에 터치가 필요허다


9 15


누나랑 전화통화하다가

오마니가 어깨 아프시다는 이야길 듣고

"오마니 어깨에 돈뭉치 올려드려야 하는디. 파스 대신 붙이시라고"

라고 말하니까

누나 옆에 있던 오마니 주름살 옆으로 웃음이 사알 번지는가 호호 소리 난다

오마니 옆에서 마디 거드시기를

"아들이 집에 와서 주물러주면 금방 나을텐디"

하시길래...

아차 싶었다.

집에 징그랍게 안오는 아들 보고싶은 맴을 에둘러 표현한것인디

추석에는 오마니 아부지 손에 용돈 두둑히 쥐어드려야하는디

뜻대로 될랑가 모르겄네



8 28


목젖이 개꼬리마냥 흔들리는 같은.

엉덩이가 들썩들썩.

콧구멍이 벌렁벌렁.

몸을 교태스럽게 꼰다.

금요일 퇴근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몸의 신호다.
문득 홍콩 란콰이펑 가고 싶다.



7 30


"코딱지를  

손가락을 

지문 인식기에 대는 사람은 

공공의 적이다"

-정덕재 시인의 '공공의 '중에서-

아버지는 코딱지를 손으로 볼을 사랑스럽게 쓰다듬으셨지.

나는 전에 코딱지를 손으로 친구와 반갑게 악수했다.^^;

요즘 직장 구내식당의 지문 인식기를 때마다 시인의 시가 생각난다.

오늘도 지하철을 오다가 코딱지를 팠을 손가락으로 서로의 살을 쪼물딱 거리는 커플을 보았다.

가끔 가슴 답답할 마음에도 콧구멍이 있어 숨을 쉬고, 꼬딱지 같은 근심걱정을 시원하게 파봤으면 하는 상상을 했다.

자취방에 혼자 있으면 시인의 '황도의 자세' 구절이 생각난다.^^;

봉긋한 젖가슴

아니면 탱탱한 엉덩이다....




7 17


토의 추억. 부끄러운 기억들이다.

몸이 피곤할 가끔씩 주량 조절에 실패한다. 민폐다.

술먹고 내가 토한 토를 보고 있으면

마음속에 누가 토를 기분이다.

활화산이 사람이라면 용암을 분출할

아마도 토를 하는 기분과 엇비슷할듯하다.

''하면 떠오르는 죄송스런 기억과 장소들.

대학교 1학년때 어느 술집 출입문 앞에다 피자를 그렸다.

대학교 4학년때 어느 자동차 바퀴 바로 앞에 길토했다.

직장에 들어와서 처음 토했던 장소는 택시 앞좌석이었다.

두번째 토는 꼬닥지만한 고시원 방바닥에 피자 라지를 시켰다.

가장 가슴찢어졌던 토는 매형이 정장바지에 토했을 때다.

그나저나 어쩌나.

자취방 문짝에 토했다.

오늘 복도를 어떻게 지나가야 할까. 사과해야지.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들..그냥 죄송합니다.

술을 목청에 붓어버리는 순간

이미지가 와장창 부서진다.

부처님 어찌해 합니까. 술을 붓다.

윷놀이의 빠꾸토가 시간에도 있다면.

술을 마신 다음날은 가끔

직장 의자밑에 바로 자취방까지 연결되는 미끄럼틀이 있었으면 하는 상상을 한다.

그나저나 내일은 ''요일이다.

때론 목청에도 토를 하기전 붙들 있는 괄약근이 있었으면 싶을 때가 있다.

물론 숨막히겠지만...



6 9


방구석에 들어와서 가만히 밥통을 보니...

내가 밥통을 언제 열어봤던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누렇게 탔을 터인디...

부모님 마음을 내가 언제 열어봤던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5 31


어제 친구가 신부에게 읽어주던 신랑 혼인서약문 중에서....왠지 모르게 계속 곱씹어보게 되는 구절이 있었다.

"당신의 눈빛, 표정, 말투, 작은 행동 하나들에 담긴 의미를 당신의 시선으로 바라보겠습니다."




5 14

몸은 쿵푸팬더

얼굴은 살찐 

배는 초딩때 소풍가던 뒷동산

바람이 분다

나는 언제까지 세상에 머물러 있을랑가
우리 외할아버지 땅속에 묻히시는 장면을 봤을때는 사람은 죽으면 땅속으러 가는가보다 했다
그런디 가끔 내가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외할아부지가 외삼촌이 사줬다며 시계자랑하시던 흐뭇한 얼굴이 동동.
그래서 나는 사람이 죽으면 하늘에 있는가는가보다 했지.
그런디 엄마가 가끔 외할아부지 아쥬 가끔 당신의 아부지 이야기 할때는 엄마 가슴속에 묻혀있는 같어
이럴때는 사람이 죽으면 흙으로 가는게 아니라 사람 마음속에 진드키 묻히는가보다 허지.
고딩때는 산다는 것이 신기혔는디
요새는 신기허다
뭐때매 사는가도 모르겄는디
살고는 싶어
지구는 돌고 소주 몇잔 들어간 머리도 빙빙



2 17


설명절 두고

빗방울도 고향 찾아가는갑다

오마니 마음은 벌써

아들 창문을 두드린다

얼른 오라고
통통. ...



2 5


이놈의 뱃살도

달처럼

그믐배도 되고

초승배도 되고

반배도 되고
안글랑가
그리면 좋갔는디
매일 보름달
달덩이여




1 4


로또 번호를 맞춰보기 전까지

묘한 설렘 알랑알랑

혹시 혹시 혹시나...

번호를 맞춰보고

5등도 안됐음에도..
눈꼽때문에
혹시 숫자 5 6으로 잘못 본게
아닌가 눈을 꿈뻑꿈뻑대다가
과연
우리 아버지가 로또는
당첨이 됐는가 궁금해지기도 하고
..
ㅋㅋ
아직 젊은디
대박을 노린다는 거에
쪼깨 찔리기도 하는디
잠바 안주머니에
로또 1 집어넣으면
손난로마냥
희한하게
든든허고 뜨끈해지는것이렷다
1
등되면 뭐할까 상상에 젖기도 하고
월급에 만족하며 살거나
내게 '오늘' 주어졌다는 것이
로또당첨보다
어렵고 백배 천배 좋은 일임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깃털보다 가벼운 로또 한장을
구매해 안주머니에 집어넣어볼까
하는 생각이 가끔 고개를 드는디
혹시나가 역시나인줄 알면서도

로또 자동으로 하나 주세요

외치고 있을 미래의 나가

아른아른 거리는디

땀흘려 돈이 귀한줄 알면서도

공돈 생기면 기분 째지겄다는 생각이 드는것도 어쩔 없는 보니

앞에 마음이

주인만난 개꼬리마냥

살랑살랑 흔들리는걸 보니

인간이여...


2014


12월 30일


기차안에서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

순식간에

정거장 지나쳤던 적이 있다...

해가 그렇게 갔다

~

~

휘리리릭~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

이것은 '시간'에서 나는 소리인가벼



10 31


언젠가 방이 살쪘으면 좋겠다는 꿈을 적이 있지.

돼지처럼은 아니더라도, 방의 뱃살이 푹푹 불어나길 바란 적이 있지.

방이 화장실을 임신하고, 주방을 임신하길 바란적이 있어.

공용 화장실과 공용 주방은 안녕이다.

이제는 꿈이 이루어지려고 한다.
불을 끄면
아주 깊은 해저 밑바닥의 심해어로 살게되는 공간.
스스로가 책인지 짐짝인지 구분이 안되었던 공간.
숨을 쉬면 먼지 한톨이 폐에 걸린 같은 느낌이 드는 공간.
방음이 안되는 양파껍질안에 들어있는 같은 착각.
번데기처럼 방바닥에 누워 까만 천장을 바라보며
하나가 방에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상상.
그랬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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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어머니의 속을 썩일때

비로소 인간이 된다.

"저놈의 인간을 아주 그냥"

나는 어머니의 속을 썩일때

동물이 된다.

"개놈의 자식.아이구 속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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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발기하는 불금.



2013



10 9


귀이개로 귓구멍을 긁을때면

귓속에 가을바람이 분다

시원~~허다

귓밥을 팔때는

귀의 구조를 상상하게 된다
박쥐처럼 거꾸로 매달린
귓밥을 찾느라
잘못건드리기도 하는 순간에는
아주 움찔허다
코끼리코처럼 움직이는 귀이개
없을랑가
못내 파지 못한 귓밥때문에 개운찮다
휴일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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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등허리가 땀에 젖었다.

등짝에서 여름이 흘리며 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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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로 부모님의 통닭가게였던 '투영통닭'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아까 어머니가 전화하셔서 가게를 비웠다고 하셨다.

전화하시는 어머니의 목소리엔 물기가 있었다.

20여년동안 꾸려온 통닭가게인데...없어졌다니..무언가 섭섭했다.

가슴 곳이 허전했다.
어머니, 아버지 또한 젊을 때부터 해온 곳이라..
시원섭섭하고 가슴이 먹먹하다고 하셨다.
부모님의 희로애락이 담긴 , 투영통닭.
자소서에 통닭가게랑 이야기를 썼고,
면접관들은 이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하셨다.
어떤 면접관은 내가 닭이야기를 하면 깔깔 웃었고, 어떤 면접관은 미소지으셨다.
튀겨낸 후라이드치킨처럼 가슴 따뜻한 인재라고 자기소개를 했던 추억도 떠오른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더이상 뜨거운 기름에 손등을 데일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닭가슴살처럼 퍽퍽한 삶은 계속될 것이다.
명절에 집에 내려가면 어머니께서 튀겨주신 통닭을 대전까지 가지고 올라는데..
방에서 통닭을 먹으며 울컥하기도 했는데...이젠 없게 되었다.

정읍에서 투영통닭은 사라지고, 이젠 가슴속과 기억속에 남게 되었다.

고향에 내려가면 투영통닭앞에 아버지의 차가 주차되어 있었고, 가게 유리창 너머로 어머니가 통닭을 튀기고 계셨는데..이젠 모습을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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