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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2017 독서노트(40)허수경 시집<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by 이야기캐는광부 2017.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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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후 양말을 세탁기에 벗어던지고, 더러운 방바닥을 응시하던 찰나. 눈에 들어온 하얀 표지의 시집. 허수경 시집<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옛날이나 지금이나 시 한편을 읽어도 시어들의 의미를 잘 헤아리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문득 궁금한 시가 있다. 무슨 의미일까.


허수경 시인의 시 <미술관 앞에 노인들은>


식은 점심을 먹고 황동빛 손가락으로 담배를 만다 미술관 저 너머에는 지하땅굴이 있고 그 속에 차가운 짐승하나가 사람들을 지상으로 길어올린다 담뱃진 속에 끈적거리는 죽음은 갓 태어난 아가처럼 신선하고 외롭다 식은 점심을 먹고 노인들은 미술관 앞에 앉아 지난 세기의 광인을 관람하고 나오는 사람들을 물 흐르듯 바라본다 마치 지난 세기와 지금을 연결하는 흐름을 타고 있는 것처럼 노인들은 한적하고 지상으로 사람을 길어올리는 짐승은 노인들의 엉덩이 20미터 밑을 지나가고 있다



시를 읽은 후 의미를 찾으려 할 때면 왠지 정답이 있을 것 같다. 중고등학교 국어시간에 정답을 고르는 기계가 되어서 그런가. 시는 어렵지만 가슴으로 느끼는 대로 말할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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