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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내면적인 의식 세계를 섬세한 터치로 표현한 그의 작품은 현실의 기록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사진에 익숙해 있던 한국 사진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열화당 사진문고 <구본창> 편-


사진을 들여다봐도 어떤 의미인지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사진들이 매력적인 이유는 보는이로하여금 해석의 여지를 주기 때문이다. 그 해석이 잘못됐어도 마음에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면, 그것은 성공한(?) 사진이 아닐까. 


구본창의 사진은 그날 그날 심리 상태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특정한 형태로 고정되어 있지 않다. 추상적인 느낌. 꿈속에서 마주한 형상과 같은 범상치 않은 분위기가 시선을 끈다.





위 사진은 낡은 텔레비전의 화면 같다. 지지직 거리면서 결국 원하는 이미지를 송출하는 오래된 텔레비전. 오리 한마리고 물속에 얼굴을 담그며 파문을 일으킨다. 나름 질서정연한 반영에 드리워진 무질서. 그 안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유유히 헤험치는 게 우리네 삶이 아닐런지.





멈춰서야 하는 빨간 신호등.  무엇인가 망설이고 있을 때 시선을 끄는 삼각형 표지판, 그 위에 쌓인 눈. 얼어붙은 눈이 삼각형 모양으로 떨어지기 직전을 포착한듯하다. 멈춰서 있는 순간에도 세상은 어떠한 힘을 통해 움직이는 것 같다. 과연 영원히 멈춰있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아니 그런게 있기나 할까.





뭍으로 올라오는 사람. 왠지 공포영화의 한 장면인듯 하다가도. 물고기에서 네발로 갇는 육지 동물이 진화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것 같다. 맞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전, 자신의 몸을 이끌고 낯선 세상에 두 발을 디뎠을 때의  모습같다.





언뜻봐도 사람의 형상이 눈에 보인다. 무덤에 묻혀서 썩어버린 육신이 환영처럼 보이기도 하고, 무언가 할 말이 있으나 입을 열지 못하고 끙끙앓는 사람의 형상같기도 하다. 비라도 내리면 금새 형상이 사라질 것만 같은. 허물어질 것 같은. 어쩌면 신기루일지도 모르는 인간이라는 생명. 그 짧은 삶이 떠오르는 건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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