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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2017 독서노트(60)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알쓸신잡2 유현준

by 이야기캐는광부 2017.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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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나를 세우는 일. 건물을 올리는 일. 월급을 올리는 일. 상대방을 존중하는 일. 무언가를 짓는 일. 다 어려운 것 같다. 가을 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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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훌륭한 도시가 만들어지기위해서는 건축물도 중요하고 자연환경도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 도시를 훌륭하게 완성하는 것은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이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삶을 담아낼 수 있어야 성공적인 도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삶은 도시환경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이런 면에서 홍콩의 도시 속에 널린 빨래를 쳐다보자. 그 건축물은 빈민촌에 가까운 풍경이지만, 빨래가 도시에 컬러를 입히고 생동감 넘치게 해 준다. 반면 우리나라의 아파트 단지들은 모두가 오피스 건물처럼 유리창으로 도배가 되어 있다. 그 안에 사람이 사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필자가 80년대에 강남의 아파트를 보았을 때는 발코니가 그 집 안의 삶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중략)...

-57쪽-




처음에 아이는 한계도 모르고, 포기도 모르고, 목표도 없이,

그토록 생각 없이 즐거워한다.

그러다가 돌연 교실이라는 경계와 감금과 공포에 맞닥트리고

유혹과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205쪽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상상의 전기>-



창문과 문은 엄연히 다른 건축 요소이다. 문을 바라보면서 동시에 들어갈 수 있다. 문은 프라이버시를 '0'으로 만드는 요소이다. 하지만 창문은 서로 바라볼 수는 있되 건너갈 수는 없는 건축 요소이다. 창문으로 연결된 공간은 적절한 사생활을 유지하면서도 느슨하게 관계를 형성해주는 장치이다. 부모는 안방에서 책을 읽고 있고 안방 창문을 통해서 거실 너머로 자녀 방의 창문을 통해 자녀가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아파트, 이것이 필자가 보고 싶은 우리나라 아파트의 풍경이다. 그런 모습의 집에서는 가족끼리의 대화가 끊이지 않을 것 같다.

-243쪽-



"건축은 인간의 몸보다 큰 것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몸보다 작은 물체를 디자인하는 것과는 다르게,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사용자의 시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디자인해야한다."

-3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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