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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2017 독서노트(82) 여성 디자이너 정책연구 모임 WOO

by 이야기캐는광부 2017.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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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은 없지만(?), 책 표지가 감각적이어서 호기심이 든 책. 책표지를 자세히 보면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WOOWHO'. 홍익대 근처 독립서점<땡스북스> 추천도서다. 


이 책은 2017년 5월 20일에 열린 여성 디자이너 정책 연구 모임 WOO의 첫번째 대외행사  'WOOWHO'에서 발표된 이야기를 담고있다. WOO는 여성디자이너들이 일과 삶에서 온전히 자신의 역량을 펼치며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고자 탄생한 모임이라고 한다.


평소 디자이너의 세계는 생소했던터라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단순히 디자이너의 세계를 담은 게 아니라, 불평등과 성폭력, 성희롱에 노출된 여성 디자이너의 고충이 생생하게 담겨있는 책이다. 남성 디자이너에 비해 주류에 끼지 못하고 소외받는 여성 디자이너의 현실을 과감없이 밝히고 있다. 


"단톡방에서 성희롱을 하던 가해자들이 말하길, 어차피 여자들은 시집가면 디자인을 전부 때려치운다고 했다."


이렇게 불평등과 성폭력에 노출되고 심지어는 존재 자체가 후려침 당하는 것이 여성 디자이너들의 삶인데요. 한편으로는 이런 점이 있어요. '어차피 결혼하면 디자인 때려친다.'는 이야기에서 그들이 말하는 '디자인'이라는 것은 매체에서 다뤄지는 다소 좁은 의미의 디자인 필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디자이너를 말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대한민국에 '디자이너'란 직업을 가진 사람은 정말 많고, 그들이 말하는 그 좁은 의미 바깥에서 오히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는데, 그런 디자이너들은 '디자이너'가 아닌 것처럼 치부되는 거죠.

-디자이너 김소미의 발표-





이 책은 여성 디자이너들이 업무에 있어서 자신들이 기울인 노력만큼, 자신들이 가진 실력만큼, 자신들이 일궈낸 성과만큼 부각되는 경우가 남자보다 더 적은 현실을 꼬집는다. 예쁜 책 표지 안에는 씁쓸하고 서글픈 현실이 새겨져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책 분위기가 마냥 무겁지 않다. 솔직하면서 경쾌하게, 리듬감 있다. 열악한 현실속에서 해결책을 찾고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여성디자이너들의 유쾌발랄 속시원한 이야기에 입꼬리가 올라가기도 한다. 


내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며 눈과 귀를 열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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