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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착취당하고 있는 어린 노동자들을 진정으로 돕는 길은 무엇일까..

by 이야기캐는광부 2010.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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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펼치는 순간,


엉뚱하게도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영화제목이 떠오르고야 말았다. 이 책이 묻고 있는 것은 이것이었기 때문이다.

"내 옷이 만들어진 곳은 어디인가?"
"그 옷을 만든 노동자들의 근무환경과 처우는 윤리적이고 합당한가?"

저자인 켈시 팀머맨은 젊은 프린랜서 저널리스트다. 윤리적인 소비에 대한 관심으로 자신이 입고있는 옷이 만들어진 나라로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방글라데시,캄보디아, 온드라스, 중국 등 자신의 옷을 만드는 공장이 있는 나라들을 찾아다니며, 그 노동자들의 삶을 인터뷰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과연 그들은 쾌적한 근무환경과 합당한 급여를 받으며 옷을 만들고 있는지에 대해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신혼여행코스에 의류공장을 집어넣었다는 이 개념 찬(?) 청년은 적극적인 소비자가 되기 위해 여행아닌 여행을 시작한 것이다.


먼저 저자는 자신이 입고 있는 속옷에 붙은 문구에 주목한다. "메이드 인 방글라데시". 오케이~! 여행지(?)는 단번에 방글라데시로 정해진다. 물론 자신의 속옷을 만든 공장을 쉽게 찾을 수는 없었다. 공장을 둘러본다는 이야기에 손사래부터 치는 공장주도 많았다. 그러나 간신히 설득을 시켜 공장 노동자들의 삶을 코앞에서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 결과는 그의 가슴에 숱한 고민을 낳았다. 예전에 있었던 한 가지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1992년 미국의 <데이트라인>이라는 방송프로그램에서 방글라데시의 아동노동착취에 대해 방송했었다고 한다. 그후 미국인들은 착취당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어린이 노종자들을 염려하는 마음에서 그들 제품을 보이콧을 했지만 어린 노동자들은 그 도움을 환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방글라데시 아동권리 NGO들과 그 밖의 다른 의류 노동자들과 함께 미국의 보이콧에 대항했던 것이다. 왜냐면 보이콧을 하게 되면 어린 노동자들은 그들의 가족들을 부양하기위해서 일자리를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연 그들을 진정으로 돕는 방법은 무엇일까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보이콧을 하게 되면 조금이나마 미안한 마음을 덜고,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보다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필요가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번 여행이 꼭 필요했던 것이다.

그 옷들이 어린 노동자들을 착취하면서 만들어 진 것이지만, 그 아이들은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을 정도로 가난했던 것이다. 그 사실은 많은 시간이 흐른 현재에도 다르지 않다. 의류뿐만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수백만의 노동력이 착취당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그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기금을 조성하여 보내주기만하면 해결될까? 아니면 그 나라 어린 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꾸자꾸 퍼트려야 될까?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대학생인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나왔다. 단지 그곳 어린 노동자들의 서글픈 현실만 가슴을 아프게 때릴뿐이었다.

저자는 방글라데시를 떠나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여덟 살짜리 딸아이에게 하루 종일 플라스틱 병을 줍게 하거나 구걸을 시키거나, 혹은 공장에 보내서 노동을 시키는 방글라데시의 어머니는 과연 딸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미국 어머니보다 자신의 딸을 덜 사랑하는 걸까? 방글라데시 어머니는 과연 부도덕한 걸까? 방글라데시를 방문하고 난 후 내린 결론은 이렇다. 우리는 우리 옷이 어린이 노동자의 손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할 게 아니라, 그들이 생존을 위해 노동을 해야 하는 그런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 p100 -

그렇다면 그런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까? 나 혼자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금으로선 내가 입거나 쓰고 있는 제품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착취된 노동력으로 만들어지지는 않았는지 한 번더 들여보는 것이 최선이다. 그런데 이 책을 덮고나서 다시 그 어린 노동자들의 삶을 잊어버리고 취업에만 매진하고 있을 나 자신을 생각하니 두렵고 미안하다.

참...갑자기 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영화 제목이 떠오른지 알 것 같다. 영화속에서 주인공 아마드는 숙제를 하기 위해 공책을 펼치다가 실수로 짝꿍인 네마자데의 공책까지의 사실을 알게되고, 숙제를 안해오면 퇴학시키겠다는 선생님의 말을 떠올린다. 그래서 친구인 네마자데에게 그 공책을 전해주로 길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친구에 대한 진심어린 걱정이 그의 두 발을 움직인 것이다.

방글라데시의 어린 노동자들에 대한 진심어린 걱정을 해보기를 이 책<윤리적인 소비를 말한다>도 넌지시 알려주고 있는 것은 아닐지....그리고 노동력 착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두 발로 행동에 옮겨보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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