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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리뷰

주철환 PD의 행복콘서트에서 발견한 행복 7가지

by 이야기캐는광부 2011.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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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샘터 지령 500호 축하기념, 주철환 PD의 행복콘서트 현장에 다녀왔다. 장소는 샘터 사옥 지하에 있는 파랑새 극장. 2008년도 가을, 샘터 대학생 명예기자로 활동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샘터와의 소중한 인연을  이어왔다. 2년만에 뵙는 기자님들과 2기 대학생 명예기자 친구들을 보니 무척 반가웠다. 충만이, 지윤이, 다혜, 이미현 기자님, 박혜란 차장님, 표세현 기자님, 김성구 대표님까지. 이게 대체 얼마만일까.

 


첫번째 행복, 소중한 인연들과의 재회

샘터사옥에 들어가니, 3기, 4기 대학생 명예기자 분들이 열심히 콘서트 준비를 도와주고 있었다. 생기발랄한 그 분들을 보고 있으니 옛 취재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취재 울렁증을 이겨내고 첫 취재를 했던 분들의 얼굴이 하나 둘씩 스쳐 지나갔다. 더불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1기 명예기자 였던 친구 용운이 얼굴도 환하게 떠올랐다. (작년 가을에 취업을 했다던데, 잘 살고 있쟈?^^)또 오지 못한 세준이 형과 동주의 모습도 되살아났다. 귀중한 인연들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주철환 PD의 행복콘서트에서 만난 첫번째 행복이었다. 

                                ▲ 2기 대학생 명예기자를 함께 했던 지윤이와 충만이. 허락 안 맡고 올렸다잉^^;;


한 참 추억에 잠겨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가 드디어 극장안에 콘서트 시작을 알리는 소등이 이루어졌다. 
달달한 유머와 목소리로 우리들의 감성을 파고드는 주철환 피디가 등장했다. 실제로 뵈니 무척 동안이시다. 쉰 일곱이시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피부관리를 잘하셨다.하하. 항상 젊은 생각으로 젊게 사셔서 그런가 보다. 



두번째 행복, 학창시절 은사님들에 대한 추억과의 재회

주PD는 먼저 이 노래로 포문을 열었다. '논길따라'라는 제목의 노래. 이 날 들려주신 노래는 모두 자신이 작사작곡한 노래였다.

"라랄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
따뜻한 생명의 소리를 듣고파요
영롱한 햇살이 눈앞에 출렁이면"


이 노래와 함께 슬라이드에 그의 은사님 사진이 흘러나왔다. 가사가 아름답고 싯구같다. 나도 덩달아 노래의 제목처럼 논길따라 학창시절로 돌아가는 듯했다. 이 노래가 끝나고 주PD님은 작사작곡에 얽힌 깜짝놀랄만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행복콘서트의 묘미는 노래와 함께, 그 노래안에 담긴 특별한 사연을 듣는 재미가 있었다.

"제자중에 깜짝놀랄만한 연예인이 있어요. 바로 최민수에요. 
모래시계의 태수, 사랑이 뭐길래 대발이 아시죠?
저랑 나이차이가 많지 않아요. 민수가 저보다 7살 어려요.하하. 민수가 학교 다닐 때, 이 노래를 가르쳐 줬지요. 스승의 날 때 그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이 노래를 다 기억하더라구요. 노래의 힘이 이렇게 위대한 거에요."


'논길따라'라는 노래안에 배우 최민수씨와의 인연이 담겨 있을 줄이야.하하. 카리스마 최민수씨를 '민수야'라고 부를 수 있는 저 포스!!하하.
 

 

주PD, 그는 지금까지 자신을 가르쳐줬던 학교 은사님들의 성함을 다 기억한다고 하셨다. 현장에서 그 성함을 다 읊으시는데 깜짝 놀랐다. 열 명이 넘는 분들을 막힘없이 줄줄 외시다니1! 나도 떠올려 보았다. 하지만 기껏해야 네 다섯 분 정도다. 그래도 초등학교 1,2학년때 담임이셨던 조정례 선생님과 초등학교 6학년때 담임이셨던 진주언 선생님, 그리고 중학교 3학년때 담임이셨던 윤영백 선생님의 성함이 생각났다. 모두 잘 계시죠?^^;

옛 추억들과의 재회. 이것이 내가 행복콘서트에서 만난 두번째 행복이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때 친하게 지냈던 동무들의 얼굴들도 그리웠다.

세번째 행복, 한 편의 아름다운 시와의 만남

이 콘서트 현장에서는 예기치 못한 만남도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그가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들려준 시.

화살과 노래 - 헨리 W. 롱펠로우 
    
나는 하늘을 향해 화살을 쏘았네 
어딘지 모르지만 땅에 떨어졌네 
너무도 빨리 날아가 버려 
눈으로 화살을 따라 갈 수 없었네 
  
나는 하늘을 향해 노래를 불렀네 
어딘지 모르지만 땅에 떨어졌네 
제아무리 날쌘 눈을 가졌다 한들 
누가 날아가는 노래를 볼 수 있을까 
  
아주 아주 오랜 후, 참나무에서 
부러지지 않고 박혀있는 그 화살을 찾았네 
처음부터 끝까지 남아 있는 나의 노래도 
한 친구의 가슴 속에서 다시 찾았네


처음 만나보는 시였다. 명색이 국문과지만 모르는 시가 너무 많다. 처음부터 끝까지 남아 있는 나의 노래를 한 친구의 가슴 속에서 다시 찾았다라는 구절이 아름다웠다. 우리도 오래만에 고향친구들을 만나면, 그들은 기억하지만 나 자신은 모르고 있는 나에 대한 추억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친구의 가슴속에서 옛 추억을 건져올릴 수 있는 것이다. 소주한잔을 기울이며 친구의 가슴속에 있는 추억이야기들을 듣는 일은 언제나 즐겁고 유쾌하다. 이 한편의 시가 콘서트에서 만난 세번째 행복이었다.


네번째 행복, 노래의 힘을 깨닫다

슬플 때, 신날 때 듣는 노래들. 노래가 가져다는 힘은 뭘까. 적어도 노래방에서 오지게 노래를 부르면 스트레스가 풀려서 좋다. 단지 그것뿐일까. 주PD의 말에서 노래의 힘에 대한 특별한 깨달음을 얻었다.
 

"노래의 힘은 참 위대한 것 같아요. 
노래를 부른다는 의미를 아세요? 사람 이름을 부르면 이렇게 대답을 하잖아요. 노래도 마찬가지에요. 노래도 부르면 대답하는거에요. 왜 그렇게 사랑노래가 많죠? 그건 사랑을 부르는 거에요. 끝없이 사랑을 부르고 싶은 거죠.

왜 글을 쓴다고 하죠? 세상이 쓰기 때문에 쓴다고 하죠. 그림을 왜 그린다고 하죠? 그리운 것이 너무 많은 거에요. 말장난이 아니에요. 아마 어원이 그럴 겁니다. 우리가 그리운 것은 그리잖아요. 글을 쓴다. 인생이 너무 쓰니까 쓰는 거에요."


사랑 노래를 간절히 부르면 사랑이 찾아올까? 슬픈 노래를 부르면 슬픔이 찾아오고, 기쁜 노래를 부르면 기쁨이 찾아온다. 노래안에  담긴 힘. 이것이 콘서트에서 만난 네번째 행복이었다.

'저 사실 노래 못하잖아요. 제 노래를 들으러 오는 사람들은 없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그. 하지만 그의 노래엔 진심과 추억 그리고 솔직함이 담겨 있어서 좋았다.

다섯번째 행복, 시골의사 박경철이 생각하는 행복과 만나다

주PD는 이 날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으셨다. 특별 손님으로 시골의사 박경철씨를 초대한 것! 푸근한 인상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사회를 향해 자기 목소리를 내시는 분. 과연 그가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일까? 그의 질문에 시골의사는 이렇게 대답한다.

                       사진출처 :  먼동님 블로그


"심장이 간질간질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게는 딸이 하나 있는데, 조금전에 통화를 했어요. 그런데 목소리를 들으니깐 심장이 간질간질하더라구요. 그게 바로 행복인 것 같습니다."


독특하면서도 와닿는 비유였다. 심장이 간질간질하다. 그동안 행복의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몰랐다. 이런 좋은 표현이 있었다니! 두고 두고 써먹을 수 있는 진기한(?) 표현을 만나서 행복했다.



더불어 주PD 자신이 생각하는 '나이값'에 대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었다. 


"나이값이라는 것은 무게를 잡는 게 아니에요. 가벼워지는 게 나이값이에요.
아들친구들이 앞에 다 앉아 있거든요. 저는 얘들하고 놀아요. 말하면 말이 통하더라구요.
 

저는 제 또래의 친구들에게 이런 말씀 드리고 싶어요.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나이적은 사람들에게 가르치려는 말을 하지 마세요. 어떤 말을 하면 생대방이 즐거울 수 있을까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는 자신이 젊음을 잘 유지할 수 있는 비결로 경청하는 자세를 뽑는다. 보통 나이가 들면 나이어린 후배에게 조언을 해준답시고 가르치려드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땐 차라릴 그 후배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좋단다. 그러면 보다 더 잘 소통할 수 있고, 가벼워(?)질 수 있다.


여섯번째 행복, 어머니와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의 만남

주PD는 고백한다. 사실 자신에게는 어머니가 두 분 계시다고. 한 분은 자신을 낳아주신 분이고, 또 한 분은 제자신을 키워주신 어머니다. 사실 그를 낳아주신 어머니는 그가 여섯 살 때 돌아가셨다. 이후에 고모님이 그를 키워주셨고, 그녀는 그의 두번째 어머니셨다. 그런데 고모님이 재작년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는 그녀를 생각하며 이 노래를 작사작곡했다. 제목은 '그대는 가고'

"그대는 가고~~그대는 가고~~
물새처럼 그대 찾아~" 

그는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노래 한 곡에 담았다.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도 부모님과의 추억을 간직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일은 없을까하고. 편지? 영상? 작은 콘서트? 마땅히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꼭 부모님과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의 꿈틀 댐이 내가 만난 여섯번째 행복이었다.


일곱번째 행복, '연민'에 담긴 깊은 뜻과 만나다

계속해서 그가 들려준 노래는 '연민'. 평소 연민이라는 말을 잘 쓰지는 않지만, 그의 노래를 들으며 연민에 담긴 깊은 의미와 만날 수 있었다.
 

"연민은 '내 마음속에 들어온 너의 슬픔'이에요. 상대방의 슬픔이 내 마음속에 들어오는거에요.
다모라는 드라마가 있었죠. 아프냐? 나도 아프다. 그 대사.
누군가 아파할때 나도 아파할 수 있는, 그것이 바로 연민이지요."


군대시절을 회고하면서 불러준 '연민'이라는 노래. 그 노래를 들으며 나는 살면서 과연 누군가의 아픔을 아파해줄 수 있었는지 묻고 있었다.

이어진 노래는 '초승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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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등학교때 하늘의 달을 봤어요. 어느 날 달이 없어진거에요.
어 어디갔지?하고 물었어요. 그때 깨달았어요.
아, 달이 잠깐 숨은거야.
달은 죽은게 아니야 사라진 게 아니야.
달이 초승달이라는 것을 근심할 필요가 없다고 말이죠.
보다 완전한 달은 언제나 구름속에 숨겨져 있다고요."

 
그 달을 보며 그는 깨달았다. 당신이 당신의 사랑을 모두 말하지 않아도 나는 당신의 사랑을 믿음으로 간직하겠다고. 이 노래는 그가 MBC에 입사할 때 작사작곡했다고 한다. 당시 자기소개서 취미란에 작곡이라고 썼는데, 면접관들이 마침 이런 질문을 던지셨다고 한다.
 
 
"국어국문을 전공했는데 작곡을 할 수 있어요?"

그는 냉큼 그 노래를 불렀다. 결과는 역시나 합격!


"'초승달'은 저를 합격시킨 노래. 슬픈 노래지만 MBC에 합격하게 만들어 준 고마운 노래입니다."


일곱 개의 행복과 만나보니 시간은 어느 덧 1시간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30여 분가량의 공연이 더 남아 있었다. 그 이야기를 여기에 다 옮겨 적지는 못하지만, 가슴속에 담아두고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  먼동님 블로그

마침  팝페라 가수로 유명한 '카이'씨가 현장을 방문했다. 
 호소력 짙은 그의 목소리는 금새 우리들의 가슴에 파고들었다.팝페라라는 장르의 노래를 현장에서 직접 들으니 환상적이었다. 
주철환 PD가 경인방송 사장으로 있으면서 진행했던 프로그램 '문화전쟁'. 그가 이 프로그램 MC를 볼 때, 카이가 고정출연을 해주었다고 한다.
 

소중한 인연과 특별한 노래로 가득했던 주철환 PD의 행복 콘서트. 이 날 공연장을 찾은 사람들은 어떤 행복들을 가슴속에 품고 갔을까? 고속버스를 타고 홀로 대전으로 돌아오면서 나도 모르게 그의 노래들을 흥얼거렸다.

취업했거나 혹은 취업준비에 한창인 2기 샘터 대학생 명예기자들의 화이팅을 기원합니다.^^ 
더불어 아주 오래만에 찾은 서울. 이 곳에서 저와 소중한 인연을 맺었던 다른 많은 분들을 못 뵙고 와서 죄송합니다. ㅜ.
항상 건강하세요.^^


오랜만에 다음뷰 베스트글에 선정되었네요.^^ 감사합니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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