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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이야기&노하우/좌충우돌 취업이야기

먹고싶은 통닭 안 사먹고, 그 돈 아껴서 서울로 올라오겠습니다 - 생애 첫 면접의 추억

by 이야기캐는광부 2011.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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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군대를 갓 제대하고 무슨 일을 하며 남은 대학시절을 뜻깊게 보낼까하고
고민하던 시간들이 있었다.

말년휴가를 나와서 PC방에 들어가서 인터넷을 뒤적이던 중....
운명처럼 다가온 대외활동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아름다운가게 대학생 참여프로그램 아름다운공작단'
아름다운공작단은 봉사캠페인을 직접 기획하며
나눔활동을 펼치볼 수 있는 신선한 봉사프로그램이었다.

아름다운가게? 일단 가게 이름이 너무 예쁘다는 단순한 이유로 모집공고를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지원팀 통신원 모집'

통신원이라고? 글쓰기에 자신있는 사람을 뽑는다고?
그래! 이거다!
사실 당시 글쓰기에 대한 자신은 없었다.
내밀 수 있는 것은 국어국문과라는 사실과 군복무시절 받은 글쓰기 대회 상 하나. 

그래도 한번 써보자는 마음으로  지원을 했고, 면접까지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생애 첫 면접의 추억"
 

면접관님들 앞에 선 순간. 입이 바싹 말랐지만 근거없는 자신감이 솟아 올랐다.
그때 우리들을 담당하셨던 김광민 간사님을 처음 만난 순간이었다.
간사님은 내게 이런 질문을 던지셨다.

"대전에 있으면서 서울로 왔다갔다하며 활동할 수 있겠어요?"
 
짧은 순간 1~2초 동안 이런 생각이 스쳤다. '아...뭐라 대답하지...아...그래!'

"먹고 싶은 피자, 통닭 안 사먹고 돈 아껴서, 그 돈으로 기차타고 서울로 올라오겠습니다"

김광민 간사님께 여쭤보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질문에 대한 이 대답이 합격을 조금은 좌우하지 않았을까...
그때는 정말 그런 심정이었다. 그때 역시고시원 생활을 하고 있었고, 먹고 싶은 피자와 통닭도 잘 먹을 수 없는 시기였다.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절실하고 진심이 묻어나는 답변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껏 대외활동 프로그램 면접을 다니면서 했던, 가장 때묻지 않은 답변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하하.
통닭가게를 운영하시는 부모님의 아들이자, 그렇게나 통닭을 좋아하는 내가 통닭 안먹고 그 돈으로
서울로 올라가겠다니! 하하.^^;

면접장에 가면 어쩔 수 없이 사람이 절실해지는 것 같다. 
결국 진심은 통했는지 합격을 했고, 6개월동안 아름다운가게에서 뜻깊은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공작단. 지금은 벌써 9기가 되었다.
2008년 갓제대한 까까머리의 내게 참 특별한 기회를 선물해 주었던 활동이다.
특히 생애 첫 인터뷰취재였던 박원순 변호사님을 만나 뵌 것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활동이 끝나고 또 다른 일들을 벌려나가느라 모임에도 자주 못나갔다. 항상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아름다운가게라는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열정으로 남아있는 활동.
잊지 못할 것 같다.

http://www.beautiful0.org 아름다운공작단 공식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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