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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연구/스토리텔링노하우

브레인 13화 신하균의 눈물연기를 본 것은 참 슬프면서 값진 행복이었다

by 이야기캐는광부 2011.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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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월화드라마 브레인 13화. 이강훈(신하균 분)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이제는 공기가 되어, 따스한 햇볕이 되어 강훈곁에 머물겠다며... 한 마리 새가 되어 떠났다. 강훈은 병실을 터벅터벅 걸어나와, 병원의자에 앉아  넋이 나간채  창밖을 바라본다. 몇 분이 지났을까. 저쪽에서 어머니와 친하게 지냈던 할머니가 오더니 옆에 앉는다.


그 할머니는 강훈의 슬픔을 눈치채지 못한채,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옛 추억담을시작한다.

 


"내가 처녀적에 살던 촌에요.대추나무집이라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집 남자가 너무 잘생겼어요...."


이때 강훈은 알수없는 미소를 짓는다.  그러다 강훈은 갑자기 이 말을 꺼내며, 할머니 말을 가로막는다. 

"물방울무늬였어요...."  



어머니를 향한 슬픔, 추억, 행복, 그리움 이 모든 것을 동시에 연기한 신하균 
 

그것은 생전의 어머니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떠올리며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는 순간이기에 웃고있지만, 그 순간을 가장 슬픈 순간에 떠올리고 있기에 이강훈, 그의 가슴은 울고 있다. 할머니는 옆에서 계속 처녀였을적 대추나무집 아주 잘생긴 남자 이야기를 한다. 할머니는 할머니대로, 강훈은 강훈대로 행복했던 추억을 이야기한다. 


 "물방울무늬였어요.
엄마가 그날 입었던 옷이요.
그때...우리 하영이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내가 학교도 안들어갔을때
엄마랑 아빠랑 셋이서
놀이동산에 갔었거든요.
엄마는 처음으로 이쁜 블라우스를 입었는데..그게 물방울 무늬였어요. "
-브레인 13화 대사中- 


꼭꼭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던 강훈이, 할머니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강훈은 아버지가 술을 먹으면 어머니를 때리고, 그때문에 어머니가 집을 나갔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도 온갖 시련을 겪고 있는 강훈. 그런 그에게도 사실 행복했던 순간은 있었다. 보물단지처럼 누구에게도 열어보이지 않았던...
지금까지 누구에게 한 적 없던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와의 추억이야기다. 그런데 그 상황이 너무 가슴아프다. 이 세상에 어머니는 이미 없기에. 강훈은 실성한 사람처럼 웃는다. 이야기한다. 다시 웃는다. 그러다 눈물을 흘린다. 눈물을 흘리면서 웃는다. 웃는다.....그럼에도 다시 이야기한다. 그동안 가슴깊이 간직했던 가족과의 행복한 추억을 꺼내려니, 말하려니 너무 슬프다.

 


여기까지 지금 이자리에서 말로는 어떻게 표현할 수 없었던 어제 신하균의 명연기다. 가슴속에서 터져나오는 슬픔을 안으로 안으로 삼켜내다가, 어머니와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순간 행복한 표정을 짓다가, 이제는 그 모습을 영영 볼 수 없어 다시 슬픔이 솟구치지만, 다시 담담하게 억누르고 추억을 이야기하다가, 그럼에도 흐르는 눈물은 어쩔 수 없다가, 그러다 가족과 한때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니 자꾸 눈물이 나다가도 미소가 지어지고, 미소가 지어지다가도 슬픈 감정이 눈물로 줄줄 흐르고, 그런데 너무 어머니가 그립고 그리워지는 내면을 연기하는 신하균. 그의 연기를 글로 옮겨 적으려니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다.


 

'신하균'이라는 배우의 눈물연기를 보는 것은 슬픈 행복.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앞에서는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들까. 이것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은 절대 겪고싶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겪어야 할 일이기에 무섭고 두렵고 슬프다. 그 상황에 놓이면 과연 견딜 수 있을까.
어제 신하균의 눈물연기를 보고, 사랑하는 이를 잃었을때의 감정을 생각해보았다. 그것은 왠지 극중 이강훈과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배우들이 드라마속에서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겪었다. 저마다 슬픔에 대한 표현방식은 달랐다. 최근에는 뿌리깊은 나무의 세종대왕(한석규 분)이 자식을 잃고 오열하는 명연기에 눈물이 나기도 했다. 어떤 극한의 슬픔을 온몸으로 연기해내는 배우의 모습은 진정 아름답다. 그 눈물연기가 브라운관을 넘어 시청자의 가슴에 큰 물결을 일으킬 때. 그때의 전율, 그것은 드라마를 시청하는 이들에겐 참으로 슬픈 행복이다. 어제 브레인 13화에서 신하균이라는 배우가 나에게 그런 슬픈 행복을 가져다 주었다.



여기서 슬픈 행복이라는 말에 담긴 뜻은 이것이다. 첫째 '슬픈'이라는 표현은 신하균의 연기에 100%로 감정이입이 되어서, 나 자신이 극중 인물인 이강훈이 되고, 내 가슴이 그 슬픔을  온전히 느끼게 되니 나오는 감정이다. 둘째 '행복'이라는 표현은 지금 이 순간 '신하균'이라는 한 배우의 명연기를 볼 수 있다는 행복 그 자체를 일컬음이다. 연기를 보는 내내 이강훈이라는 인물에 몰입되어 슬프면서도, 신하균이라는 배우의 명연기와 만날 수 있다는 행복이 교차하는 것이다. 

한편,,,
브레인 13화. 신하균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의 열연도 가슴을 울리고 있다. 회가 거듭할 수록 스태프와 배우들간의 팀워크가 단단해지는 것 같아 보기좋다. 신하균의 연기때문에 다소 가려있던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눈과 가슴에 들어온다. 다만 이번 13화에서 스토리측면에서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다. 무언가 여러가지 사건이 한꺼번에 일어난 듯한 느낌. 그리고 이것들을 남은 7화에서 수습할 수 있을까 불안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윤지혜와 이강훈의 달달한 데이트장면이 나왔으면 좋겠다. 왠지 19화가 지나고 나서야 그런 장면이 나올듯. 14화 예고편보니 윤지혜를 바람맞히는 것 같던데....쩝. 그래도 나는 브레인을 본방사수하련다.

이 글에 쓰인 사진은 화면을 캡쳐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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