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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면 무엇인가 쓰고 싶게 만드는 작품이 있다. 내겐 윤성현 감독의 영화<파수꾼>이 그러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세 주인공 기태, 동윤, 희준의 우정이 불안하게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한 순간의 감정조절 실패와 말실수 그리고 오해로 세 친구의 우정이 산산조각나는 과정을 보며 왠지 모르게 씁쓸했다. 누구나 한번쯤은 살면서 겪었을 혹은 앞으로 겪을지 모르는 우정의 한 단면을 본 것 같아서 말이다.


 


남자의 우정은 견고하다고는 하지만 어느 한 순간 실수로 무너질 수 있다. 너무 견고해서 오히려 작은 실수로도 틈이 생기고, 갈라진다. 그 실수를 서로 감싸주고 이해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순간에 급격히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우정을 쌓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그 우정이 무너지는 시간은 순식간이다.

영화 '파수꾼'을 보며 남자의 우정에 대해 돌이켜 보았다. 남자가 서로 우정을 돈독하게 쌓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고. 쉬운일이  아니었다고.


"남자의 우정,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과정" 

자의 우정은 찐하고 견고한 무엇으로 알고 있다. 친구사이에 깊은 우정이 생기려면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 단순히 같은 중학교, 고등학교 를 나왔다고, 오랜 시간 함께 놀고 떠들며 추억을 함께 공유했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랬기만 했다면 시간이 지남과 동시에 자연스레 멀어지는 친구들이 훨씬 많지 않을까.



깊은 우정에는 친구를 배려하는 말과 행동, 친구의 슬픔 또는 기쁨을 함께 할 수 있는 마음, 가끔씩 안부전화를 해주는 일, 힘든 순간에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는 일 등이 동시에 요구된다. 이런 것들은 보통 남자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섬세함'을 필요로 한다. 남자가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고 신경쓸 일이 많은 것이다.

각자 친한 친구들과 왜 더 우정이 돈독해졌는지를 돌이켜 보면 좋을 것이다. 보통 함께 웃고 떠들고 놀았던 추억으로 우정이 시작된다. 여기서 우정이 깊어질 때는 보통 다음과 같은 행동들이 이루어진다. 내가 힘든 순간에 그 친구의 위로로 힘이 되었거나, 그 친구가 힘든 순간에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냈거나. 사소하지만 친구를 향한 배려가 오랜 시간 차츰 누적되어 '우정'이 만들어 진다. 이런 우정은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친구와 기울이는 소주 한 잔과 함께 큰 위로를 준다. 그래서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우정'의 소중함을 아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편, 우정은 돈독해졌을때 더욱 섬세함을 필요로 한다. 친할 수록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조심스럽게 해야할 때가 있다. 친하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친구의 말 한마디가 비수로 꽂힐 때가 있기 때문이다. 보통 친한사이에서는 애정의 한 표현으로서 서로에게 막말을 던진다. 우리는 재미삼아 그러는 것이라는 걸 서로 알고, 또 욕이 하나의 애정표현이라는 것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기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남자의 우정, 견고하면서 섬세한 그 무엇"


그런데 친구끼리의 오해와 불신이 생기면 이러한 막말이 다툼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이것은 영화 '파수꾼'속 세 주인공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또 친하다고 해서 '친구라면 이해주겠지 하는 마음'이 싹틀 때가 많다. 이 때를 경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정은 조금씩 변질되고 서먹한 감정이 똬리를 시작한다. 그런 마음을 품을 때부터 우정의 깊이는 조금씩 얕아지지 않을까. 친한 친구일 수록 말조심을 하고, 서로의 마음을 배려하고, 말못할 사정까지 보듬을 수 있어야 한다. 더욱 섬세해져야 한다.



그렇지 못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질 지는 영화 '파수꾼'을 보면 알 수 있다. 비록 이 영화가 고등학교 시절을 배경으로 이루어졌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자신이 쌓아 온 우정에 대해 돌이켜 보게 만든다. 수십년간 우정을 지켜나가는 남자들을 보면 남자는 참으로 섬세한 동물이라는 걸 느낀다. 우정이 순신간에 깨지는 걸 보면, 남자의 우정 또한 참으로 섬세하다는 것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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