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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에는 빨간 펭귄이 산다.

입 주둥이가 길고, 몸체가 빨갛다.

좁고 긴 복도에 3-4m 간격으로 놓여있다.

혹은 각 방에 하나씩 놓여있다.

등쪽에 먼지가 쌓여 있다.

남극펭귄들과 달리 추운곳에서 살지 않는다.

뒤뚱뒤뚱 걷지도 않고, 늘 비슷한 자리에 서있다.



내가 볼때는 목청도 없는 것 같다.

울지 않는다.

남극펭귄처럼 날개도 없다.

달리 갈곳도 없다.

걷지 않는다.

어두우면 어두운대로

밝으면 밝은대로

365일 살아간다.

햇빛을 모른다.

달빛을 모른다.

잠깐 밖으로 걸어나와보면 좋으련만.



부스럭 부스럭

드르렁 드르렁

창문이 있는 방에

혹은 창문이 없는 방안에서

벽에 기대어 있거나

텅빈 어둠속에서

서있다.

침대위에 등을 구부린채 자고 있는

수많은 청춘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


박제된 새처럼

아무말 없이 살아가는

빨간펭귄.

들. 

가족이 없는듯

친구도 없는듯

홀로

어느 영혼의 파수꾼처럼 

서 있다. 



불을 끄고

생명을 지켜내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채로

고시원 사람들의 삶을

묵묵히 지켜주는

든든한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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