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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리뷰

에드워드 권 강연, 쉐프로서의 음식철학



지난 24일, 제1회 대한민국 평생학습박람회에서 쉐프 에드워드 권의 대담콘서트가 있었습니다. 

방송에서의 까칠하던 모습만 보다가 직접 강연장에서 만나보니 그 느낌이 또 달랐는데요. 방송에서는 좀 무서웠는데 직접 보니 직설적이고 솔직한 화법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모습이 기억에 남고, 쉐프로서의 진심과 철학이 짙게 베어 있는 이야기에서 프로다운 면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음식에 대한 그의 철학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의 말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5,000원짜리 설렁탕 집을 가면 5천원짜리 설렁탕이 되게 싸다고 생각합니다.

12,000원짜리 설렁탕 집 가면 되게 명품이라고 생각하시고, 저 집이 맛집이라고 이야기하고 

블로그에 글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음식은 가격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가치로 판단되는 것입니다.

김밥천국의 1,000원짜리 김밥이라도 정말로 맛있고 제대로 만들어졌다면, 다른 김밥집의 4~5천원짜리 김밥보다 훨씬 더 박수 받아 마땅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중들의 상당한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가격으로 그 가치를 판단하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잘못된 겁니다. 정말로 잘못된 생각입니다.

5천원의 음식에 5천원의 가치가 있다면 그 식당은 박수받아 마땅합니다.

그런데 1만 2천원짜리 식당에 1만 2천원의  서비스와 가치가 없다면 그 식당은 손가릭질 받아 마땅합니다.

가치에 따른 평가를 하는, 그런 식당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좀 뜨끔했습니다. 저도 사실 보통 비싼 가격의 음식을 보면 더 맛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품질이 높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직접 먹어보면 맛있던 곳도 있었지만, 기대에 훨씬 못미쳤던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달전 4,000원짜리 순대국밥을 먹고나서 비싼 음식보다 더 많은 행복감과 맛을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순대국밥집은 값은 싸지만 오랜 전통의 손맛이 우러나고 국물맛이 끝내주는 국밥집었습니다. 음식을 통한 맛과 행복은 단순히 가격으로 판단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지요. 음식을 만드는 쉐프인 그가 위와 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참 다행이었습니다.

또 에드워드 권은 '음식을 때우다'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고 권유합니다. 

때우다
간단한 음식으로 끼니를 대신하다.
예> 점심을 대충 때우다
예> 아침을 빵과 우유로 때우다.예> 끼니를 라면으로 때운 지도 일주일이 되었다.

때우다. 많이 쓰는 표현이지요? 음식을 뭔가 대충 먹었을 때 자주 쓰는 말입니다. 누군가 밥 먹었냐고 물어보면 대충 먹었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에드워드 권은 음식에 대한 이런 태도에 대해 우려의 말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요리사의 잔소리 같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음식에 대한 존중이 없으면 나올 수 없는 생각이었지요.


강연장에서 지켜 본 그는 무척 다부지고 단단해 보이는 사람이었습니다. TV 프로그램에서 후배 요리사들을 훈계하실 때는 밑에 사람들이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강연장에서는 말을 참 잘하시는 열변가이자 진솔하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TV에서 보는 것과 직접 강연에서 보는 느낌은 또 달랐습니다. 역시나 사람은 만나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에 대해 전부를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날 1시간여의 강연과 대담콘서트 형식으로 40여분동안의 질의응답시간이 있었습니다.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대학생, 주부, 직장인 등 다양한 연령때의 사람들이 강연을 찾았습니다. 대담콘서트가 끝나고 에드워드 권씨가 다음 스케줄때문에 빨리 행사장을 떠나셔서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