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창문3

2017 독서노트(17)제가 살고 싶은 집은... 이일훈, 송승훈 "지난 편지에서 1층에는 살림공간을 세우고, 2층에는 서재 공간을 만들고, 그 사이를 책의 길로 꾸미면,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공간이 가장 안쪽 맨 끝에 있게 되어서 집안 곳곳에 집주인 손길과 발길이 닿게 된다고 말씀해주신 부분을 황홀하게 읽었습니다. 가장 중요하고 자주 발 딛는 곳을 맨 나중 자리에 만들어두면 다른 곳곳이 소외되지 않는다는 구상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아래 책에서 본 문장은 감동이 있었습니다."-120쪽~121쪽- 건축가는 철학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짙어졌다. 가장 중요한 인생의 목표를 만들어두고 작은 목표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인생을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책을 읽으며 집짓기의 개념을 다시 생각했다. 집이라는 것은 이미 만들어진 것을 그저 선택하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집은.. 2017. 1. 16.
고시원 번데기 오늘도 일이 끝나고 고시원 제 방에 들어왔습니다.작은 창문은 굳게 다문 입술처럼 꾹 닫혀 있네요. 겨울밤의 찬 바람이 비집고 들어옵니다. 바람은 왜 모를까요. 이 공간에 들어오면 외로워진다는 것을. 그래도 비집고 들어옵니다. 저의 체온을 이불삼아 덮어줍니다. 책상앞에 앉으면 발가락이 시렵네요. 손가락들도 추워서 키보드위를 더 바쁘게 움직입니다. 츄리닝으로 갈아입고 옷을 두겹으로 입습니다. 이불을 넓게 펼쳐놓고, 침대를 살짝 데워 놓습니다. 어젯밤에 사먹은 '우유속에 코코아' 빈 깍이 붕어처럼 입 벌리고 있네요. 한 숨을 '푸욱~' 내 쉰 것 같아요. 부쩍 마른 지갑도 납작하게 배를 깔고 있습니다. 새끼 넙치같네요. 책들이 널브려져 있고, 그 옆에 벗어놓은 양말들이 생쥐들처럼 모여있습니다. 뱃속은 병든 닭.. 2012. 2. 16.
대학교 강의실 풍경일지 강의실에 들어서자, 칠판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고, 이어서 등장한 교수님의 손에는 출석부가 들려 있다 나의 존재를 묻는 유일한 시간 그것은 바로 교수님이 출석을 부르실 때이다 내가 학교에 왔는지 내가 강의실에 왔는지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지 묻는 시간이다 물론 내 존재의 깊은 곳 까지 묻지는 않는다 어떤 꿈을 가지고 있고 어떤 일을 하고 싶고 무엇을 사랑하는지 묻지 않는다 물론 그런 수업이 아니라서 그렇다 그런데 대학교안에 그런 수업이 없다 출석을 다 부를 때쯤 헐레벌떡 뛰어오는 학생이 있다 그 학생은 쉬는 시간에 오란다 그 학생은 지금 당장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 싶어하는데 .... 출석을 부르고 나면 각자의 공상으로 여행을 떠난다 누군가는 칠판을 보며 열심히 수업을 듣지만 또 누군가는 어믄 짓을 .. 2011.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