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책노트694 2018 독서노트(70) 도시의 표정-평화의 소녀상 왼쪽 어깨에는 새가 앉아 있다. 새는 일반적으로 자유와 평화의 상징이지만 여기서는 살아 있는 할머니들과 이미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을 잇는 영매의 의미가 추가된다. 이 맨발인 것은 당시 전쟁 때 찍은 사진에서 신발 신은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다. 평화비 옆에 빈 의자를 둔 것은 시민들이 그 자리를 채워 위로해 달라는 의도다. 제막식 날, 수요집회에 나온 할머니들이 이 동상을 수없이 안고 닳도록 어루만지는 것을 방송에서 봤을 때 많은 사람이 가슴 찡한 전율을 느꼈으리라. 여기서 내가 생각하는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바다에 오석으로 깐 그림이다. 몸은 소녀인 데 비해 그림자는 쪽진 머리에 등 굽은 할머니다. 소녀의 어깨에 새가 앉았다면 할머니의 가슴엔 나비가 새겨졌다. 나비는 환생을 뜻한다. 수요집회가.. 2018. 6. 11. 2018 독서노트(69)영혼의 시선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은 달아나는 현실 앞에서 모든 능력을 집중해 그 숨결을 포착하는 것이다. 바로 그때 이미지의 포착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커다란 즐거움이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머리와 눈 그리고 마음을 동일한 조준선 위에 놓는 것이다. 나에게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다른 시각적 표현 수단들과 분리될 수 없는 이해 수단이다. 그것은 독창성을 입증하거나 확인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외침과 해방의 방식이다. 그것은 삶의 방식이다.-15쪽- 내 영혼의 시선은 어디에 머물러 있을까. 나는 고요한 밤, 침묵이 흐르는 집, 냉장고속 김치통의 모서리에 작은 얼음처럼 서려있을까. 2018. 6. 11. 2018 독서노트(68)세탁기 안에 고양이가 살고있는고양 세탁기 안에 고양이가 살고 있지 않을까.. 어느날 문득...낙서... 2018. 6. 1. 2018 독서노트(67)가족이 둥그렇게 모여앉아 밥을 먹는 일 가족이 둥그렇게 모여앉아 밥을 먹는 일 = 행복 책갈피가 있다면 이 순간을 표시해두고 자주 열어보고 싶다. 사람과 사람이 모여 원을 그리는 일. 가족이 둥그럽게 모여 앉아 완전한 원이 아니라 감자를 닮은 원을 그리는 일.그 원안에 밥, 젓가락, 김치, 숟가락, 콩자반, 계란후라이, 김치찌개, 술.음식이 놓이는 일.하하호호 웃으며 밥을 먹는 일.그게 행복이구나. 밥냄새가 나는 추억.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나는 추억.소리와 향기로 기억되는 순간. 2018. 5. 31. 2018 독서노트(66) 장편소설 곰탕-미래에서 온 살인자(아르테) 가마솥에 국물을 팔팔 끓여 뽀얗게 우려낸 후 맛있는 한우고기와 쇠뼈를 퐁당 담궈 다시한번 끓인다. 곰탕의 깊은 국물맛은 혓바닥 깊은 곳까지 파고들 기세다. 머릿속이 상상력으로 꽉 차는, 무언가 머릿속이 든든해지는 곰탕. 그런 곰탕을 닮은 소설이 있다. 영화와 의 김영탁 감독이 첫 장편소설 '곰탕'을 내놨다. 제목만 봐서는 쉽게 내용을 상상할 수 없다. 읽어보니 시간여행, 스릴러, 범죄, 유토피아, SF 등 다양한 요소를 푹 우려낸 독특한 소설이었다. 소설은 2063년 부산에서 식당 보조 일을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곰탕의 깊은 맛을 내는 방법을 배워라는 조건으로 2019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 것. 2019년 부산의 곰탕집에 도착한 주인공에게는 예측불허의 사건들이 닥치고, 정체불명의 사람들.. 2018. 5. 31. 2018독서노트(65)방귀 와이파이 ㅋㅋ그냥 심심. 2018. 5. 25. 2018 독서노트(64) 1일 냉장고 CGV 극장, 자취생의 상상 1일 냉장고 CGV 극장, 자취생의 상상영상통화가 어려울 때는냉장고가 차라리 CGV극장으로 변신한다면. 냉장고 문을 열면어머니가 김치 한통을 바로 건네주실 수 있다면... 2018. 5. 23. 2018 독서노트(63)이중섭 편지 소의 말 높고 뚜렷하고참된 숨결나려나려 이제 여기에고웁게 나려 두북두북 쌓이고철철 넘치소서 삶은 외롭고서글프고 그리운 것 아름답도다 여기에맑게 두 눈 열고 가슴 환히헤치다 -책에 실린 이중섭의 시- 내 마음을 가없는 행복으로 가득 채워주는 나의 유일한 사람 천사 남덕 씨,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남덕 씨. -129쪽, 이중섭이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중- 이 책에 실린 편지들을 읽고, 그의 그림들을 보니 무언가 외롭고, 서글프고, 그립다. 2018. 5. 22. 2018 독서노트(62)승효상, 빈자의 미학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토지를 점거해야하는 건축은, 그 장소가 요구하는 특수한 조건들을 맞추어줘야 한다. 기후와 지리 등의 자연적 조건뿐 아니라 우리의 삶이 일궈낸 인문사회적 환경 속에서 조화롭게 자리잡고 알맞은 옷을 입을 때, 이는 그 장소에 적확한 건축이 된다. 서울 시내의 피라미드가 우습게 보이듯이, 파리에 짓는 한국 집은 전시 대상은 될지 몰라도 그곳에서의 삶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토지는 그 규모에 관계없이 우리 인간의 삶 이전에 태어나 있었으며, 그 이후로 영겁의 세월을 지내어와 있다. 그 세월 속에서 수없는 사연들이 담기고 또 지워졌을 것이며, 그러한 흔적의 축적은 형언키 어려우리만큼 엄청난 양으로 그 속에 용해되어 있을 것이다.토지의 위치가 어느 곳에 있든 토지는 고유하며, 그 고유성으로 인.. 2018. 5. 22. 이전 1 ··· 33 34 35 36 37 38 39 ··· 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