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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나의 20대는 과연 무엇일까? 김영하 <퀴즈쇼>를 읽고 든 생각 나의 20대는 과연 무엇일까? 88만원 세대? 이태백? 아니면 이 책의 제목처럼 '퀴즈쇼'? 이 세상에 정답이 과연 있긴 한 걸까? 누가 먼저 부저를 울려 정답을 맞추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라지는 퀴즈쇼. 우리 인생에 확실한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승자와 패자없이 방황하는 자만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다른 것보다 조금 확실할 뿐인 답과 좀 더 불확실한 답이 있을 뿐이기에. 이 책의 주인공 민수는 오늘도 어김없이 빌게이츠의 창문(?)을 열고 인터넷 채팅사이트에 들어간다. 어느 한 사람이 퀴즈를 내면 맞춘 사람이 다시 릴레이식으로 퀴즈를 내며 대화를 이거가는 독특한 채팅이었다. 거기서 민수는 '벽속의 요정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한 여자에게 묘한 호기심과 동질감을 느낀다. 갑자기 채팅창에는 우..
부의금 봉투를 편지로 알았던 한 아이의 이야기-<TV동화 행복한 세상 >속 글한편 속 글한편 '가장 값진 이별 선물'을 읽다가 위 책에 실려있는 글 '가장 값진 이별 선물'속 장면이다. 아버지의 장례식이 끝나고 집안 남자들이 부의봉투를 정리하다가 울기 시작한다. 돈이 아닌 편지 한 통이 담긴 봉투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과연 누가 부의금대신 정성스런 편지를 써 넣은 것일까? 주인공은 여섯살배기 손자였다. 어른들이 흰 봉투를 상자에 집어 넣는 것을 보고 모두들 할아버지께 편지를 쓰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 때로는 아이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크나큰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 이야기가 실린 글 일부를 여기에 옮겨 보았다. 큰 형부는 눈물을 글썽이며 봉투를 건네 주었습니다. 그것은 큰 언니의 아들인 여섯 살배기 종혁이가 아버지에게 쓴 편지였습니다. 이제 막 글을 깨치기 시작한 조카가 쓴 편..
삶의 무늬를 찍어내는 셔터소리 / 바다의 기별 / 김훈 바다의 기별 / 김훈 읽다말고 그의 보석같은 문장을 옮겨적어 본다. 소라 껍데기를 닮은 책. 가만히 그의 문장에 귀 기울이고 있으면 청명한 소리가 들려온다. 문장은 때론 읽는 것이 아니라 귀로 들을 수도 있는 음악이라는 생각이 든다. 때론 타이르는 할머니 목소리처럼 가끔은 절간의 풍경소리처럼 퍼지는. '모든, 닿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품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만져지지 않는 것들과 불러지지 않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건널 수 없는 것들과 모든, 다가오지 않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 바다의 기별中 - 닿지 못하는 수평선을 바라보는 등대는 어쩌면 바다를 가슴에 품고 있을 수도 있고, 만져지지 않는 밤하늘의 별 하나 하나도 사랑의 모습일 수 있..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장 지글러 지음 / 유영미 옮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장 지글러 지음 / 유영미 옮김 이 책은 유엔식량 특별조사관인 아빠와 아들간의 심각한(?) 대화로 전개된다. 그 대화들은 저자인 지글러가 다음 세대에게 보내는 간절한 메세지이자 기아문제를 안고 있는 빈곤국가의 식량산업을 착취하고 지배하는 몇몇 선진국들 그리고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신자유주의의 물결에 띄우는 경고장이다. '2005년을 기준으로 10세 미만의 아동이 5초에 1명씩 굶어 죽어 가고 있으며, 비타민 A부족으로 시력을 상실하는 사람이 3분에 1명 꼴이다. 그리고 세계인구의 7분의 1에 이르는 8억 5,000만명이 심각한 만성적 영양실조 사태에 있다.' -18p - 기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 그리고 각종 구호자선단체들이 ..
청춘은 안개를 닮았다- 김승옥의 무진기행 2009년 내 청춘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무엇일까?. '청춘' 그것은 '안개'였다. 김승옥의 단편소설 '무진기행'에 나오는 '안개'말이다.안개속을 거닐다 보면 옷깃이 살짝 젖어옴을 느낀다. 안개속에서 바라본 모든 풍경은 쓸쓸하고 우울해 보인다. 한 순간에사라지는 담배연기가 아닌 오랫동안 한 곳을 떠나지 않는 '안개'. 그 '안개'는 아쉬움과 후회속에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우리들의 청춘을 닮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6년이 흘러서야 이 소설을 다시 펼쳐본다. 세상 모든 것이 짙은 안개가 아닐까? 짙게 연결된 것 같지만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희뿌연 안개말이다. 읽는 내내 소설속 '나'가 느낀 모든 것이 안개처럼 느껴졌다. 후배'박'과 친구'조' 그리고 '인숙'과의 만남과 같은 인간관계도. 다시 찾은 어..
유모차를 사랑한 남자 - 조프 롤스 지음, 재밌게 읽은 책 책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요놈의 내용은 무엇일까? 제목이 예고하듯이 책속에는 결코 범상치 않은 사람들의 사연이 담겨 있다. 38명의 이웃들 앞에서 죽어간 여자,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유년의 순수를 잃어버린 소녀, 영원히 현재를 사는 남자, 시력을 얻고 행복을 잃은 사람, 머릿속에 구멍을 안고 살아간 사람....거 참 이 세상에 있을 법 하지 않는 낯설은(?)사람들이 이 책 한권에 담겨 있다니... 그 중 나의 온 신경을 사로 잡은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시력을 얻고 행복을 잃은 사람 시드니다. 주제만 봐서는 왜 시드니란 사람이 시력을 잃고도 행복을 잃어야만 했는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 원인은 대체 어디에 있었을까? 저자는 나의 궁금중을 속시원하게 긁어주며 차분하게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시드..
정근표 작가의 <구멍가게>에서 추억을 건져 올리다 예전에 샘터 명예기자 게시판에 실었던 글입니다.^^ -------------------------------------------------------------------------------------------------------------------- 정근표 작가의 에서 추억을 건져 올리다 샘터에서 정근표 작가의 소설 를 선물로 받았다. 때로는 책 한권이 목도리와 털장갑만큼이나 하루를 따숩게 만든다. 겨울 여행을 아직 떠나지 못했다면 이 책을 통해 추억여행이라도 한번 떠나보는 건 어떨까? 책 를 펼치면 주인 아저씨, 아줌마의 넉넉한 웃음소리가 들린다.문 앞에는 먹을 것을 훔치다 걸려서 벌 서고 있는 필자의 모습도 있다. 그런데 그곳엔 군것질거리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구멍가게 하나로 오남매를 먹..
별이되고 싶은 책 - 사랑할 땐 별이되고 / 이해인 사랑할 땐 별이되고 / 이해인 지음 / 1997년 초판이후로 무려 45쇄까지 출판된 책이다. 출판횟수로 따지면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긴 셈이다.이해인 수녀의 사색이 담긴 일기, 기도시, 수필들이 알콩달콩 모여있다. 새를 좋아하는 일본아줌마와의 인연을 담은 수필에서부터 수필가 피천득에게 쓴 편지까지 사람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수녀님의 문장을만나 볼 수 있다. 특히 그녀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적셔온다. 그 중에는 살아있는 사람도 있지만 먼 하늘나라로 여행을 떠난 분들도 있다. 한 수필에서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유품들을 모아놓고 들여다 봄으로써 죽음에 대해 묵상한다. '그래서 나의 침방 문 앞에서는 어느 사형수가 쓰던 조그만 나무십자가를 걸어 두었고, 침대보는 거룩하게 살다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