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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에세이/직딩라이프48

[직딩라이프]주말이 다가오면 고무장갑이 되고싶다 주말이 다가오면 밀린 설거지를 앞에두고빨래처럼 널린 고무장갑이여나는 네가 되고 싶다물끄러미 드러운 그릇들을 바라보며아무것도 하지 않고24시간48시간72시간널브러져 있고 싶다더러운 그릇 옆에 시계 하나퐁퐁을 묻혀시계바늘을 닦고초침도 닦고숫자들도 닦아주고귀찮아도 닦아주고수도꼭지를 틀고헹궈서 씽크대 위에 올려놓고말려서나중에 밥을 담아야지기약은 없지만물을 묻히지 않고눈물을 묻히지 않고고무장갑처럼 널브러져곰팡이 낀 그릇들을 맥없이내려다보고 싶다주인이 오기전까지캄캄한 어둠속에 있다가별은 뜨지 않을지언정아무것도 하지 않고아무것도 하지 않고드릅게 생긴 그릇 하나 둘 더 쌓이는 걸내려다보고싶다의미없이생각없이 2016. 12. 23.
[직딩상상]직장 근무중 화장실에서.... 2016. 12. 6.
[직딩상상]시간 피자 시계바늘은 지금보다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아니다. 직장에서만 그렇다.너무 빠르면 또 후회라려나.빨리 나이먹고. 시간은 가고, 늙고 결국 지금 시계바늘의 속도가 최적인가.... 2016. 12. 3.
사람에겐 눈물샘이 있어요 사람에겐 눈물샘이 있지요목젖에도 있지요 하늘에도 있지요 구름에게도 있지요 울엄마 가슴에도 있지요. 울아버지 뒷모습에도 있지요설거지 거리위에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수도꼭지에도 눈물샘이 있지요 일요일 늦은 밤 늘 깊은 한 숨을 내쉬어요 내 한 숨에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양말이 쪼음 움직이겄어요 방바닥 내 그림자 깊게, 아주 깊게 밟히는 소리에요 설거지도 귀찮아서 안했어요 빨래도 밀렸어요옷은 아무렇게 벗어놨어요발냄새에도 무감각해졌어요바닥에는 검은 지렁이책은 널브러져 있어요요새 책을 안봐요머리가 아닌 마음을 채우고 싶어요아니 책을 읽어야겠어요몆 줄 읽다가 잠들어요그냥 주절주절밤에 주절주절 2016. 12. 1.
[직딩상상]졸라 빨리 미끄러지는 퇴근 미끄럼틀. 졸라 빨리 미끄러지는 퇴근 미끄럼틀.사무실 의자밑에서 문이 열리고 집으로 바로 연결되는 미끄럼틀이 광선검처럼 찌잉 나온다.이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면 10초 안에 집 도착.ㅋㅋ 2016. 12. 1.
자취 직딩의 외로움에 대하여 식당 아주머니가 가장 먼저 발견한다.큰 목소리로. "혼자 왔어요?" 혼자있음외로움이 세게 내 등짝을 치는 순간이다국밥 한 그릇이 놓이고반찬그릇 사이를 젓가락으로 헤집으며순대처럼 물컹한 외로움을 목구멍으로 밀어넣는다아니다외롭지 않다그러므로 사람은 외롭다 2016. 11. 3.
반복 반복.반절의 행복.다람쥐 쳇바퀴 인생 나는 지루하지만누군가는 간절히 원하는 것.출근과 퇴근.이두박근, 삼두박근.출퇴근은 삶의 근육.힘을 내 살아가는 근육.반복된 삶반절의 행복이 있는 삶알람을 맞추고잠드는 새벽아침 일찍 눈을 뜨고 싶지만몸은 눌러붙은 테이프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2016. 10. 23.
가을, 자취하는 직딩의 풍경 1.이번 주말도 역시나축 늘어져 씽크대 드러운 그릇을 바라보고 있는 고무장갑처럼게으름도, 몸도, 뱃살도 고무장갑처럼 늘어나는 늘어지는. 늘어졌다. 2.무심코 밥통을 열었는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밥하기 귀찮다 콘센트를 빼놓은지 꽤 됐다 밥통이 하나의 세상이라면 밭통뚜껑이 하늘이고 그걸 열면 쌀밥 눈 내린 풍경이 내려다보이고 그 안에 넉넉한 온기가 도는 계절이 들어있으면 좋겠다 배달음식을 시켜먹을 때 초인종이 울리고 그제서야 화들짝 가을을 느낀다. 형광등 불빛 아래 음식 씹는 소리 쩝쩝 홀로 가득하여라 3. 10월 3일, 휴일이 끝나가는 시점.내 마음에서수많은 계절이 만나고 헤어지는구나. 2016. 10. 3.
내가 없어도 지구와 직장은... "내가 없어도 지구는 잘 돈다.내가 없어도 직장은 잘 돌아간다."-in 북카페 대흥동, 끄적끄적- 2016.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