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에세이/직딩라이프
가을, 자취하는 직딩의 풍경
이야기캐는광부
2016. 10. 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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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주말도 역시나
축 늘어져 씽크대 드러운 그릇을 바라보고 있는 고무장갑처럼
게으름도, 몸도, 뱃살도 고무장갑처럼 늘어나는 늘어지는. 늘어졌다.
2.
무심코 밥통을 열었는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밥하기 귀찮다
콘센트를 빼놓은지 꽤 됐다
밥통이 하나의 세상이라면
밭통뚜껑이 하늘이고
그걸 열면 쌀밥 눈 내린 풍경이
내려다보이고
그 안에 넉넉한 온기가 도는
계절이 들어있으면 좋겠다
배달음식을 시켜먹을 때
초인종이 울리고
그제서야 화들짝 가을을 느낀다.
형광등 불빛 아래
음식 씹는 소리 쩝쩝
홀로 가득하여라
3.
10월 3일, 휴일이 끝나가는 시점.
내 마음에서
수많은 계절이 만나고 헤어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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