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산책 이야기

최진영<해가지는 곳으로> 대전독서모임 산책 후기

이야기캐는광부 2018. 3. 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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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는 삶은 끝났다.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100쪽, 소설속 등장인물 '류'의 말-


라푸마둔삼점 2층에서 열린 '제79회 대전독서모임'에서 최진영의 소설<해가지는 곳으로>를 함께 읽었다. 이 소설은 인류 문명이 거의 멸망한 뒤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에 속한다.



이 소설은 바이러스가 창궐한 절망적인 세계에서 생존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안에서 그들의 삶을 지속시키는 힘은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희망의 불꽃을 비추며 주인공들은 어둠을 헤쳐나간다.


그중에서도 관심이 가는 인물은 '도리'와 '지나'다. 소설을 읽다보면 도리와 지나의 키스장면이 나온다. 당연히 남자와 여자의 키스장면인줄 알았다. 그러다 남자인 줄 알았던 도리가 여자인 걸 알고 좀 놀랐다.^^;


그럼에도 소설속 도리와 지나에 대한 묘사는 부자연스럽다거나 뭔가 불편하지(?) 않다. 히려 도리와 지나의 사랑을 자연스럽게 그려낸 작가의 역량에 감탄했다. 이날 독서모임 회원들은 도리와 지나의 동성애 코드보다는 오히려 극한의 상황을 헤쳐나가는 힘, '사랑'의 본질에 대해 주목했다. 편견을 드러내고 들여다 보자 사랑의 본질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독서모임 회원들은 이 소설이 우리 삶속 갖가지 관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줬다는 점에 공감했다. 남편과 아내, 가족, 친척, 친구, 엄마와 딸의 관계, 연인…. 


한 독서모임 회원운 딸을 키울 때 한 번쯤 들었던 생각을 작가가 묘사한 것 같아 참 와닿았다고 말했다. 바로 이 대목이다.


"미소를 지키고 보호하겠다면서 놀어놓는 나의 말이 미소를 꿈꿀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다른 삶은 살 수 없게 , 겨우 나만큼만 살게 하는 것은 아닐까."


이날 독서모임 회원들은 소설속 '사랑'의 모습을 보며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법, '공감'에 대한 교육, 미투운동, 인격, 인권 등 가지각색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얇은 소설이지만 이처럼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누군가의 말처럼 소설속 등장인물들이 보여준 '사랑은 각각 색깔이 달랐다.' 


소설속 주인공들과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우리들은 각자 어떤 '사랑'의 모습으로 희망을 발견할까. 아니면 그렇지 못할까. 


소설속 이 문장이 계속 맴돈다. '사랑'이야말로 도리와 지나가 당당히 거머쥐었던 '기적' 이었으므로.


"미루는 삶은 끝났다.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100쪽, 소설속 등장인물 '류'의 말-




<제79회 대전독서모임 산책 질문>

1.  돌아가며 자기소개


2. <해가지는 곳으로>를 읽은 전체적인 감상평 또는 느낌을 짧게, 돌아가며 말해보자.

 

3. ‘퀴어’를 소재로 한 이 소설. 도리와 지나의 사랑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말해보자.



4. 소설 속 다양한 등장인물(류, 건지, 미소 등)이 보여주는 ‘사랑’ 혹은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자. 

  (소설의 주제의식, 메시지 등 회원들끼리 꼬리에 꼬리를 물며 질문하며 함께 읽어보기)


5. 소설속 주인공들처럼 바이러스가 창궐한 어느 미래에 살게 된다면 여러분은 어떤 형태의 사랑을 하고 있을까? 또는 어떻게 재난의 과정을 헤쳐나갈까?


6. 핵, 바이러스, 전쟁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류의 멸망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7. ‘류’는 남편인 ‘단’을 찾았을까? ‘단’은 과연 살아있을까? .


8. <해가지는 곳으로>가 각자에게 던진 메시지는?


9. 소설을 읽으며 떠오른 영화나 드라마가 있다면?


10. <해가지는 곳으로>에서 각자의 마음을 두드린 딱 한 문장을 고른다면?





이번 독서모임 산책은 민음사X네이버 독서클럽 지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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