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독서노트(736) 인플루언서와 진정성

이야기캐는광부 2025. 7. 1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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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립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학자들과 유니레버 직원으로 이뤄진 공동 연구진은 소비자, 인플루언서, 브랜드 매니저, 인플루언서 마케팅 대행사 대표 등 총 185명과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며 ‘조립 관점(assemblage perspective)’에 주목했다. (중략)

 

연구진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인플루언서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다섯 가지 갈등 지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갈등은 각각 전문 지식, 연결성, 정직성, 독창성, 투명성과 관련된 문제들이다.

    첫째,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이 가진 전문 지식을 강조하지만 이를 전통적인 전문가의 언어나 방식으로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팔로워들이 전문 지식보다는 쉽게 이해되고 친근한 표현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며 인플루언서들은 이런 기대에 맞춰 콘텐츠를 제작한다. 그러나 연구진은 마케팅 대행사나 브랜드가 여전히 전문 지식을 확보한 인플루언서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시각 차이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둘째, 인플루언서가 팔로워와의 관계 형성보다는 자기중심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우 커뮤니티의 상호작용이 약화될 수 있다. 기업 역시 콘텐츠의 진정성이나 댓글, Q&A 등을 통한 인플루언서의 활발한 소통보다는 콘텐츠 조회수나 댓글 수와 같은 정량화된 지표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인플루언서와 소비자 간의 긴밀한 관계 형성이 소홀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셋째, 인플루언서가 금전적 수익보다는 팔로워와 소비자의 관심과 신뢰를 우선시할 때 정직성이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인플루언서가 광고성 콘텐츠에 대한 홍보 의지가 부족해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광고주인 기업 측이 제공하는 마케팅 메시지나 문구에만 의존한 채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전달하면 소비자가 인플루언서의 진정성을 의심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넷째, 인플루언서는 자신만의 스타일과 포지셔닝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경험을 콘텐츠로 제작하려는 경향이 있다.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독창성과 개성을 콘텐츠에 녹이려 하지만 기업은 자사의 마케팅 방향에 맞춰 광고 콘텐츠의 내러티브를 통제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며 기업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는 인플루언서들은 기업의 요구를 충족하는 콘텐츠 제작을 위해 자신의 독창성과 개성을 희생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투명성은 소비자에게 매우 중요한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종종 간과되곤 한다. 연구진은 브랜드 매니저들이 투명성을 경계하며 인플루언서가 제품의 단점을 드러내는 것을 꺼린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인플루언서는 팔로워를 속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내적 갈등을 겪게 된다. 이처럼 브랜드와 소비자의 기대 사이에서 인플루언서가 투명성을 유지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연구 결과는 인플루언서의 진정성이 고정된 가치가 아니라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유동적인 결과물임을 보여준다. 이는 진정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이 정교하고 효과적인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들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어떻게 하면 이해관계자 간의 시각 차이를 좁히고 진정성을 강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다.

    첫째, 연구진은 전문성 측면에서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전문 지식을 특정 분야에만 한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기업은 인플루언서가 기존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토대로 관심사를 확장하고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전문 지식을 인정받은 인플루언서가 자동차 브랜드와 협업해 게임의 특성을 자동차 스토리와 연결한다면 소비자들이 인플루언서에게 느끼던 신뢰가 자연스럽게 자동차 브랜드로 확장될 수 있다. 이는 획기적인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

둘째, 인플루언서가 팔로워와의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소통이 중요하다. 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방적인 소통을 지양하고 능동적으로 팔로워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셀럽과 인플루언서들이 카카오,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 자주 등장하며 팔로워들의 댓글에 응답하고 공감하면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이런 적극적인 소통은 소비자들이 인플루언서를 친근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relatable) 사람으로 인식하게 하며 그들의 진정성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셋째, 정직성 측면에서 인플루언서는 기업으로부터 받은 금전적 또는 비금전적 지원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이런 지원 사실을 알게 될 경우 인플루언서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오히려 인플루언서가 이를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밝힐수록 진정성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뉴미디어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일수록 이런 태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따라서 기업은 인플루언서에게 지원 사실을 무조건 숨기도록 요구하기보다는 이를 투명하고 진솔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과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넷째, 인플루언서는 자신만의 스타일과 포지셔닝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경험을 콘텐츠로 제작하려는 경향이 있다.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독창성과 개성을 콘텐츠에 녹이려 하지만 기업은 자사의 마케팅 방향에 맞춰 광고 콘텐츠의 내러티브를 통제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며 기업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는 인플루언서들은 기업의 요구를 충족하는 콘텐츠 제작을 위해 자신의 독창성과 개성을 희생하기도 한다.


출처 : <DBR419>,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황세림 성균관대 SKK GSB 교수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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