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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닭14

투영통닭과 2015 체인지온의 추억 결코 잊지못하는 네 글자. 투영통닭.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설명절때 정읍에 내려갔더니 투영통닭의 흔적은 사라져있었다. 연지아파트 신축공사로 철근 구조물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내 청춘의 8할이 통닭이다. 부모님은 통닭가게를 통해 누나와 나를 먹여 살리셨다. 대학까지 보냈다. 통닭은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날개가 있지만 날지 못하는 닭은 깃털대신 튀김옷을 입는다. 뜨거운 기름에 튀겨진다. 통닭이 된다. 가슴 아픈 삶이다. 문득 통닭은 어머니의 삶을 투영하는 미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통닭가게를 지나다 굴뚝(?)으로 새어나오는 후라이드 치킨 냄새를 맡으면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한 장면처럼. 냄새로 과거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게 만든.. 2016. 2. 14.
[박범신 소설 당신 밑줄긋기]눈물겨운 낱말, 당신, 통닭 "가슴이 마구 무너진다. 당신, 이란 말이 왜 이리 슬플까.함께 견뎌온 삶의 물집들이 세월과 함께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눈물겨운 낱말이다.그늘과 양지, 한숨과 정염, 미움과 감미가 더께로 얹혀 곰삭으면 그렇다, 그것이 당신일 것이다."-소설 '당신' 267쪽- 작가 박범신의 신작소설 '당신'에 나오는 문장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눈물겨운 낱말은 '통닭'이다. 통닭을 먹으며 목이 메어온 적이 있다. 20여년 동안 통닭가게를 운영하던 어머니. 뜨거운 기름에 수백번 데였을 어머니의 손등. 조그마한 닭장에 갇혀 닭처럼 두 발로 서서 쉼없이 일하신 어머니. 여느때처럼 어머니가 튀겨준 통닭을 맛있게 먹고있는데..어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애잔한 눈빛. 삶의 그늘이 드리워진 눈. 마주치는 순간. 닭다리, 그 부드러운 .. 2015. 11. 5.
통닭배달 아르바이트하고 느낀 점 통닭배달 아르바이트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일한 장소는 부모님 통닭가게였지요. 부모님 통닭가게에서 일했으니 아르바이트라고 하기도 좀 뭐하네요. 하하. 그렇지만 부모님에게 있어 저는 그야말로 무보수로 써먹을 수 있는 자식이자 아르바이트생이었습니다. ^^;사실 알바를 쓰지 않아도 되는 자그마한 가게입니다. 그래도 혹시나 아버지께서 일때문에 어디 멀리 가시거나 주말같은 경우엔 어김없이 가게를 나갔습니다. 비상시 투입 알바생이었죠. 띄엄띄엄 했지만 횟수로 따지면 적어도 1년 이상은 연속으로 일을 한 셈입니다. 주문전화가 걸려오면, 어머니는 뜨거운 기름에 기본 양념이 된 닭 한마리를 집어 넣습니다. 다 튀겨지려면 한 15분에서 20분 가량 걸립니다. 그 시간동안 알바생(?)인 제가 할 일은 다음이었죠. 1.. 2012. 6. 27.
먹고싶은 통닭 안 사먹고, 그 돈 아껴서 서울로 올라오겠습니다 - 생애 첫 면접의 추억 2008년 1월, 군대를 갓 제대하고 무슨 일을 하며 남은 대학시절을 뜻깊게 보낼까하고 고민하던 시간들이 있었다. 말년휴가를 나와서 PC방에 들어가서 인터넷을 뒤적이던 중.... 운명처럼 다가온 대외활동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아름다운가게 대학생 참여프로그램 아름다운공작단' 아름다운공작단은 봉사캠페인을 직접 기획하며 나눔활동을 펼치볼 수 있는 신선한 봉사프로그램이었다. 아름다운가게? 일단 가게 이름이 너무 예쁘다는 단순한 이유로 모집공고를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지원팀 통신원 모집' 통신원이라고? 글쓰기에 자신있는 사람을 뽑는다고? 그래! 이거다! 사실 당시 글쓰기에 대한 자신은 없었다. 내밀 수 있는 것은 국어국문과라는 사실과 군복무시절 받은 글쓰기 대회 상 하나. 그래도 한번 써보자는 마음으로 .. 2011. 9. 21.
추석 고향에 내려가니 어머니의 미소는 늙어 있더라 제 고향은 전라북도 정읍시입니다. 오랜만에 집에 내려갔습니다. 몇 주전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든 저. 무거운 마음으로 내려간 고향. 그래도 고향땅을 밟으니 참 좋더군요. 여느때처럼 정읍역에서 내려, 부모님께서 17년동안 해오신 투영통닭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부모님을 만나기 100m 전. 50m 전. 30m 전. 10m 전. 3m 앞까지 왔을때였습니다. 여전히 짧은 어머니의 머리카락이 유리에 비추더군요. 아버지의 흰 색 카니발이 저쪽에 바쳐있고요. 저희 통닭가게 앞에는 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그 나무 한그루처럼 늘 같은 자리에서 저를 기다리시는 부모님. 죄송스러우면서도... 아니 ..참...죄송스러웠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아버지가 얼굴을 돌리시며 미소를 지어 보이십니다. 어머니.. 2011. 9. 16.
투영통닭  투영통닭 뜨거운 기름통 닭이 튀겨지는 자리에 어머니 얼굴이 비친다 얼굴의 눈물자국, 주름, 점, 슬픈 눈, 입술, 야윈 볼, 한 숨까지.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17년동안 그 뜨거운 기름에 비친 나의 어머니. 그 뜨거운 기름에 수백번도 더 데였을 어머니의 삶. 2011. 2. 8.
통닭은 닭보다 슬픈 동물이다 흐흐…정말 맛있다!! by Meryl Ko 통닭은 닭보다 슬픈 동물이다. 날지 못하는 닭이 기름에 튀겨지면 통닭이기 때문이다. 통닭은 목이 잘린 채로 기름통에 들어간다. 더이상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잃은채, 뜨겁게 튀겨진다. 그 끓는 기름에 어머니의 얼굴이 비친다. 터지는 눈물도 튀겨지고야 마는 곳. 눈물도 뜨겁게 튀겨지고야 마는 곳. 그래서 가끔씩 손님들로부터 전화가 온다. '사장님, 통닭이 짜네요.....' 어머니는 거듭 죄송하다고 말한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나는 왜 통닭이 짠지 안다. 그 중의 반은 어머니가 간을 잘못해서이고, 그 중의 반은 어머니의 눈물도 함께 튀겨졌기 때문이다. 2011. 1. 11.
통닭가게 사장이 닭에게 쓰는 편지 이 글은 통닭가게사장인 저희 어머니께서 닭들에게 쓰는 편지입니다. 닭과 함께 살아온 시간이 많은 저희 어머니이기에 무슨 이야기가 담겨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아들인 제가 문맥에 맞게 수정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TO 닭 나와 반평생을 함께한 닭아! 너에게 이 편지를 쓴다. 우선 우리 통닭가게 단골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구나. 어느새 17년이 흘렀다. 그런데 그거 아니? 17년째 지금껏 우리 집을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단골집이 있다. 바로 정읍 내장동에 사는 수정이네집이야. 개업하고 며칠되지않았는데 유치원에 치킨을 보내려고 수정이 엄마가 오신것이 인연이 되었어. 그때 부터 지금까지 우리집 치킨을 시켜주고 있지. 정말 수정이 어머니와 할머니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구나. 수정이와 할머니는 직접 뵌 적이 없지만 늘 .. 2010. 9. 17.
통닭가게 아들들이라면 아실겁니다 그 기름에 데인 자국을 통닭가게 아들들이라면 어머니 손등에 난 기름자국을 한번쯤 보셨을 겁니다. 자신의 부모님이 통닭가게를 운영하신다면 아실겁니다. ▲ 필자의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통닭가게이다. 15년째 통닭이야기를 만들어오고 계신다. 뜨거운 기름에 통닭을 튀기다보면 그 기름이 손등, 팔목,손가락에 튀겨 어머니를 데이게 만든다는 사실을요. 자식때문에 속 많이 데였을 우리 어머니는 그 기름으로 수백번 아프게 데이고 맙니다. 몇날 몇일이 지나도 데인자국은 사라지지 않고, 어머니 팔뚝에 남아있습니다. 마치 뜨거운 눈물이 여러방울 떨어져 그 팔뚝을 데이게 만든 것 처럼 말이지요. ▲ 통닭을 튀기는 기계인데, 뜨거운 기름에 데일 때가 많다. 통닭가게 아들들이라면 아실겁니다. 그렇게 수십번 수백번 뜨거운 기름에 데이고도 지금 이순간에도 .. 2010.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