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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2018 독서노트(77)휴일

by 이야기캐는광부 2018.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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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문태준



내가 매일 번을 손바닥으로 차근하게 만지는 배와 옆구리

생활은 그처럼 만져진다


구름이며 둥지이며 보조개이며 빵이며 고깃덩어리이며 악몽이며 무덤인


나는 야채를 사러 간다

나는 목욕탕에 간다

나는 자전거를 타러 간다

나는 장례식장에 간다


오전엔 장바구니 얌전한 감자들처럼

목욕탕에선 열탕과 냉탕을 오가며

오후엔 석양 쪽으로 바퀴를 굴리며

밤의 눈물을 뭉쳐놓고서


그리고 목이 양말을 벗으며

선풍기를 회전시키며

모래밭처럼 탄식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문태준



우리는 서로에게 

환한 등불 

남을 온기 

움직이는  

멀리 가는 날개 

여러 계절 가꾼 정원 

뿌리에게는 부드러운 토양 

풀에게는 풀여치 

가을에게는 갈잎 

귀엣말처럼 눈송이가 내리는 저녁 

서로의 바다에 가장 먼저 일어나는 파도 

고통의 구체적인 원인 

날마다 석양 

너무 외투 

우리는 서로에게 

절반 

그러나 이만큼은 다른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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