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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은 권투선수다! 이 사회의 거짓과 부조리랑 싸우다 피터져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진정한 복서다! <PD수첩>은 20여년의 세월동안 링위에서 이 사회의 거짓과 싸워 왔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집에서 숨죽이며 <PD수첩>의 경기들을 챙겨봤을 것이다. <PD수첩>이 말하려는 진실을 향해 수십 수백번의 레프트훅, 라이트훅, 잽이 가혹하게 날아왔다. 그 장면을 보며 안타까워하고 분노하고 가슴조리기도 했을 것이다.
그것을 지켜보는 코치(PD수첩 PD들)들도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피가 끓었을까? PD수첩을 한 편 한 편 방송에 내보내는 것은 코치가 자기의 선수를 링위에 내보내는 심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여기 <PD수첩>이라는 권투선수를 조련하고 키워낸 명코치, 명PD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 한 권 있다.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씨가 쓴 <PD수첩, 진실의 목격자들>. <PD수첩>을 최초로 기획한 김윤영 PD. 종교단체를 취재하다가 협박도 받았다는 윤길용 PD. 검찰스폰서의 의혹을 고발한 최승호 PD, 황우석 신화를 깨트린 한학수 PD 등. 이 책 한권엔 그들의 일에 대한 열정과 진솔한 이야기가 녹아 있다. 더불어 그들이 취재하면서 겪었던 갖은 고초와 고생의 흔적들이 알알히 박혀있다.
특히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 방송으로 한바탕 세상을 뒤흔들어 놓았던 황학수 PD가 협박 받은 사연을 듣고 있자면 등골이 서늘해진다.
가족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을 때 등골이 서늘 했던 것 같다.
(중략)
내 블로그에 올렸던 가족사진을 시청자 게시판에 퍼날라 '죽여야 할 사람은 이 세 사람', 이런 캡션을 서슴없이 달아놓았었다. 정말 심각한 글들이었다.
- 297쪽 한학수 PD 인터뷰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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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로그에 올렸던 가족사진을 시청자 게시판에 퍼날라 '죽여야 할 사람은 이 세 사람', 이런 캡션을 서슴없이 달아놓았었다. 정말 심각한 글들이었다.
- 297쪽 한학수 PD 인터뷰 中에서 -
당시 그 방송은 온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던 황우석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는 '진실'을 담고 있었다. 내부에서도 방송해야하나 말아야 하는 문제로 고뇌에 휩싸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자는 뜻이 통했고, 황우석 신화의 거짓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당시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결과가 조작된 것임이 밝혀졌음에도 그를 향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들은 쉽사리 믿지 못했던 것이다. '설마 영웅 황우석 박사가 그럴리 없어! 오히려 <PD수첩>이 거짓을 말하고 있는 거 아니야? '하고 말이다. 그로 인해 황PD는 방송을 내보내고 나서도 갖은 협박에 시달려야 했다.
이 부분을 읽어내려가며 하나의 진실을 파헤치고, 취재하고, 세상에 알리기 까지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 그리고 노력이 필요한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때 한 순간이라도 방영을 포기하고 취재를 중단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더라면, 황우석 신화의 진실은 세상에 드러나지 못하지 않았을까?
그러다 결국 유수의 외국언론에 까발려졌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 언론과 방송사들의 자존심은 상처를 입게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한국의 저널리즘은 몇 년뒤로 퇴보하지 않았을까?
그랴서 더욱 <PD수첩>이라는 권투선수곁에서 그 책임과 열정을 다하고 있는 명코치 명 PD들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승호씨의 이 책을 통해, 이 세상의 진실이 다 밝혀지기 전까지 <PD수첩>은 결코 링위에서 흰 손수건을 던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올해로 20주년 된 스무살 꽃다운 청춘 <PD수첩>이 계속해서 이 세상의 거짓과 부조리를 향해 강펀치를 날려주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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