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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연구/스토리텔링노하우

어제 브레인 신하균의 선택에서 왜 넛지이론이 떠올랐을까




어제 브레인 이강훈(신하균 분)의 선택에서 왜 넛지이론이 떠올랐을까


어제 15화 브레인에서, 천하대 병원에서 쫓겨났던 이강훈(신하균 분)이 조교수가 되어서 다시 천하대 병원으로 돌아왔다. 어떻게 그랬을까? 그것은 바로 이강훈이 화송그룹 회장의 뇌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그 회장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기때문이었다! 화송그룹이 천하대 병원과 MOU를 체결할 것,  그리고 자신을 천하대병원의 조교수 임용하는 일에 힘써줄 것'이라는 '거절하지 못할 제안'이었던 것.

선택의 갈림길에 선 이강훈


영화 '대부'의 돈 꼴리오네의 명대사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할꺼야'에 버금가는 뛰어난 거래였다! 이젠 김상철교수와의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될 분위기다. 그런데 극의 긴장감을 더하는 이런 흐름에 앞서, 15화에서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아닌 이것이었다. 바로 이강훈(신하균 분)의 선택!


화송그룹 천기춘 회장의 뇌수술을 하기로 선택할 것이냐, 아니면 처럼 잡은 윤지혜와의 점심약속을 지킬 것이냐. 
 


욕심, 욕망, 야망 vs  윤지혜와의 점심약속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하던가? 내가 이강훈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천회장의 뇌수술을 성공해서 든든한 빽(?)을 얻을 발판을 마련하느냐, 아니면 윤지혜와의 점심약속을 지키고 애정전선을 이어가느냐의 기로. 15화에서 이강훈은 결국 천회장의 뇌수술을 선택한다. 손등에 적힌 '12시, 올리브'라는 윤지혜와의 약속을 보며 고뇌에 빠졌지만.... 결국 그의 선택은 자신의 야망과 욕망을 채우기위한 뇌수술로 향해버렸다. 


이런 강훈의 모습에 윤지혜(최정원 분)는 마음을 닫게 되고, 병원 지하주차장에서 강훈에게 일갈한다.

"아니.. 수술해서는 안되는 분이었잖아요. 근데 선생님은 했어요. 왜?,,,욕심때문에..
선생님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할 수 없는 분이에요. 선생님은 선생님이 가진 욕심, 욕망을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이에 강훈은 아무 말 못한다. 천회장의 수술은 자신이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욕망때문에 자신의 앞날에 날개라도 달아보려는 욕심때문에... 강행했다는 것을 들키고 말았기에..


이강훈의 선택과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넛지이론의 만남


과연 강훈은 똑똑한 선택을 한 것일까? 천회장의 빽을 등에 업고, 천하대 병원으로 다시 돌아왔다. 게다가 고재학 과장과 손을 잡고 이젠 김상철 교수와 대항하려고 한다. 강훈에게는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의사 본연의 자세가 일순위가 아니다. 김상철교수의 가식(?)에 진저리를 치고, 빽이 든든해 쉽게 쉽게 올라가는 서준석 교수를 증오하며, 혈혈단신으로 성공을 향해 자신을 불태우고 있다. 천하대 병원에서 최고가 되고자 하는 그의 야망이 그를 불태워 빛나게 할 것인가, 아니면 그를 모조리 태워 재만 남게 할 것인가. 강훈은 천회장의 뇌수술을 하면서 이미 야망을 이루기 위한 길로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강훈의 모습을 보며 넛지이론이 생각났다. 
넛지이론은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와 법률가 캐스 선스타인이 출간한 <넛지>라는 책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책에는 '고객의 구매의사를 묻는 것만으로도 구매율을 35퍼센나 올릴 수 있다', '암스테르담 공항의 남자 화장실 소변기 중앙에 파리를 그려 넣자 남자들의 소변줄기가 소변기 밖으로 튀는 비율이 80퍼센트나 줄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넛지(선택설계, 쉽게 말해 소변기 중앙의 파리 그림)'를 가하면, 사람들의 선택할 때 보이는 관행적인 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걸 말해준다.

이강훈에게 이런 선택설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그건 그가 언제나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든든한 조언자가 될 수 있는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자신을 좋아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윤지혜도 이젠 마음을 닫아버렸다. 게다가 드라마 중반에 이강훈의 멘토가 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김상철교수마저 이젠 이강훈과 대립하게 되었다. 강훈은 남은 5화 동안 홀로 주변의 상황과 싸워야 하는 것. 그런 상황에서 그가 과연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아마도 무척이나 힘들 것이다. 그럴수록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속물이 되고, 자신을 불행으로 빠트릴 선택을 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강훈의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넛지 = 윤지혜 = 소변기 중앙의 파리 한 마리(이런 비유 죄송^^;)


그런 강훈이 똑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선택설계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윤지혜일것이다. 강훈이 할 수 있는 똑똑한 선택은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착한 의사로 거듭나는 것이다. 비록 윤지혜가 마음의 문을 닫았다고는 하지만, 강훈을 바라보는 눈빛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강훈이 진심으로 누군가를 좋아할 수 없고, 그는 자신의 욕망을 더 사랑한다는 것을 아는 윤지혜.

 



그리고 이것을 강훈에게 직설적으로 충고해줄 수 있는 윤지혜. 그녀야 말로 강훈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직언을 해줄 수 있는 적임자이다. 이때 윤지혜는 '소변기 중앙에 그려진 파리 한 마리'가 되는 것이다. 비유가 좀 그렇지만^^; 여기서 파리 한마리는 강훈을 향한 진심어린 직언이 될 것이고, 그로인해 강훈의 선택(비유하자면 오줌줄기^^')은 빗나가지 않고 올바르게(?)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지혜가 강훈에게 직언을 할 때마다, 강훈의 눈빛이 흔들리고 멋쩍어하던 모습을 떠올려보자.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던 강훈이 윤지혜앞에서 여러번 흔들렸다. 조금씩 행동의 변화를 일으킬 것 같다가 다시 본래의 이강훈으로 돌아왔지만..쩝. 그래도 윤지혜가 이강훈이 진정한 의사가 될 수 있도록 조언자가 되줄 수 있다는 건 분명한 것 같다. 콧대높은 이강훈이 윤지혜에게 배울 수 있는 것은 환자를 생각하는 측은지심과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는 배려심, 그리고 모든 이와 소통할 수 있는 따뜻한 공감능력일테니.


인생에 훌륭한 조언자가 필요한 이유 


어쨌건 브레인 15화를 보며 넛지이론이 생각났다. 사람은 항상 선택의 순간에 놓여있다. 대학교 4학년이라면 졸업을 할 것이냐 아니면 졸업을 연장하거나 휴학할 것이냐의 선택. 예비대학생이라면 부모님이 원하는 과에 갈까, 내가 가고싶은 대학에 갈까의 선택. 수능에서 실패한 학생이라면 재수를 할까, 아무 대학이라도 갈까의 선택. 그밖에도 우리는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갈팡질팡한다. 이때 훌륭한 조언자가 나타나, 지혜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그 학생은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옆에서 진심어린 충고를 해줄 수 있는 멘토. 그 멘토의 조언은 누군가의 삶을 똑똑한 선택으로 이끄는 훌륭한 '넛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선 시대를 살아간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소중한 지혜도, 우리가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훌륭한 '넛지'가 되고 있는 것처럼. '넛지'는 소변기 중앙의 파리그림뿐만 아니라 '사람' 그 자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