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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리뷰

연애는 혁명이다 -영화감독 정호현이 들려주는 이야기

by 이야기캐는광부 2011.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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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혁명이다. 제목부터 내 가슴을 확 잡아끈다.
연애는 혁명이다? 어떤 점에서 그럴까? 



2월 19일, TEDxKaist 컨펀러스 현장. 우리는 다큐멘터리 <쿠바의 연인>을 만든 정호현씨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웠다. 연애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심장이 태극기 처럼 팔랑팔랑 거리는 청춘. 연애가 혁명인 까닭은 그녀가 현재 사랑하고 있는 사람안에 있었다. 

쿠바 여행길에서 만난 쿠바남자

현재 그녀의 애인은 쿠바인 오리 엘비스씨. 10살 연하다. 쿠바여행길에 만났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남자로 인해 그녀는 혁명을 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고방식을 바꾸고 다름을 이해할 수 있는 포용력을 키운 것이다. 혁명은 자신이 지니고 있던 사고방식을 180도 바꾸고, 그 다름을 이해할 때 일어난다.



어떻게 한국인과는 문화도, 사고방식도 다른 쿠바남자와 연애를 하고 된 것 일까?
바로 쿠바사람들에게서  한국에서 쉽게 느낄 수 없던 크나큰 매력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살아갈 수도 있구나, 이런 사고방식을 가지며 살아갈 수 도 있구나하는 것을 쿠바사람을 통해 체험했기때문이다.

한 나라가 발전하면 할수록 겉으로는 친절한 표정이어도, 속으로는 차가워진다. 지하철을 타면 느낄 수 있다. 서로 시선을 어디에다 둘지 몰라 허공을 응시한다. 하지만 그녀가 겪은 쿠바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한 사람때문에 지나가는 기차도 세우는 쿠바인들의 낭만 그리고 여유, 만약 한국이라면?

쿠바는 지나가는 기차도 세우려고 하면 세울 수 있는 곳이라고 비유한다. 그 사람때문에 5분 늦는게 뭐가 대수냐는 것이다. 기차시간이 5분이 늦어지긴 하지만 그 사람과 함께 갈 수 있으니 말이다.
한번은 이런 상황을 목격했다.


그녀가 쿠바의 한 버스안에서 카메라를 들고 탔다 그런데 한 남자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우리나라라면 어떨까? 저 사람 뭐야하며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낼 것이다. 쿠바 사람들은 다르다. 그 남자에게 사람들이 호응해주고, 때로는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한다.

광인과 정상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곳 쿠바, 만약 한국이라면?

만약 그 사람 혼자 그 노래를 불렀더라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쿠바사람들은 곧바로 호응해주면서 함께 박수치며 함께 노래를 부른다. 사실 처음 노래를 부른 그 사람은 정신적인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쿠바사람들은 개의치않고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저 사람이 광인이지만, 모든 사람이 다 함께 노래를 불러 줄 줄아는 여유가 쿠바사람들에게는 있는 것이다. 쿠바인들은 다름과 다름의 경계선을 쉽게 넘나들며 뜨겁게 사랑하고 즐기는 것이다. 만약 한국이라면 서로의 눈치를 보느라 누구도 선뜻 나서서 그 노래에 동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만약 그 합창에 동참한다면 나 또한 광인취급을 받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앞설테니 말이다.


쿠바라는 공간은 광인과 정상인의 경계가 쉽게 허물어 질 수 있는 곳이다. 쿠바사람들은 모두가 어울려 축제의 순간을 만들 수 있는 천성을 타고 났다.  그녀는 그런 쿠바에서 사랑하는 쿠바남자를 만났다.

'사랑하지 않으면 왜 사냐?'

쿠바 남자친구가 한국 지하철에 와서 겪은 에피소드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쿠바는 가난하고. 전기가 안들어 올 때가 많다. 그러니 모기가 많이 몰려 들고, 앞도 안보이고, 선풍기도 안돌아간다. 그런 상황속에서도 쿠바 사람들은 연애를 하고, 데이트를 하고 사랑을 한다.

'사랑하지 않으면 왜 사냐?'라는 게 쿠바인들의 인생철학이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한국에 와서 혼란을 겪는다.

부자되세요,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한다라는 아파트 광고, 사람들이 데모하는 모습을 보며 답답해 한다. 그 쿠바 남자친구는 한국에 대한 첫인상을 소비에 소비 그리고 또 소비에 가득찬 나라라고 말한다. 가난한 쿠바에서 그런 끊임없는 소비는 상상도 할 수 없을 텐데 말이다.

게다가 지하철을 타서는 더 혼란스러워한다. 사람들이 저마다 핸드폰을 꺼내고 침묵하며 앉아있는 모습에서 말이다. 옆사람과 이야기하지도 않고 조용히 자기 할 일은 한다.



쿠바사람들은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서로의 이야기에 끼어들고 토론을 한다고 한다. 내 이야기인데 네가 감히 왜 끼어들어하는 생각도 없다. 우리나라면 죽방이 날아갈지도 모르지만 쿠바에서는 그럴 일이 없다고 한다.

연애는 서로의 다름을 포용하며 기존의 사고방식을 바꿔나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혁명이다.

영화감독 정호현씨는 쿠바 남자친구를 만나며 다름에 대해 이해한다.
연애가 혁명인 까닭은 자기가 옮다고 생각했던 것이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포용할 줄 아는 자세를 길러주었기 때문이다. 연애를 하다보면 싸우는 일이 많다. 서로의 다름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만의 사고방식에서 상대를 바라볼 때 다툼이 일어난다.

쿠바 남자친구와는 나이차도 나고, 국적도 다르다.  그리고 다른 사회환경속에서 자라났다.
그럼에도 서로 연애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의 다름을 포용하고 이해했기 때문이다. 내가 교육받았던 것이 맞는가 하는 생각도 해보고, 지금까지 가져왔던 사고방식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니다라는 깨달음도 얻었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 외국인 사위가 들어 올 지도 모른다면?

지금까지 가져왔던 사고방식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받아들인 다는 것은 분명 혁명이었다. 그런 혁명을 통해 나자신의 고정관념이 시나브로 바뀌어 나간다.

한국에서 그녀의 어머니가 쿠바남자친구를 받아들이는 것도 혁명이었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사위를 맞아들일지도 모른 다는 것을 상상이나 하셨을까? 
그녀의 어머니 역시 자신이 가져왔던 사고방식을 180도 바꾸어야 한다. 그러니까 연애는 곳곳에서 혁명을 가져온다. 사랑은 국경을 넘어 이루어질 수도 있고, 피부색, 인종을 뛰어넘어 뜨거워질 수 있다.


그녀는 다름이 다름을 만나 서로 창의적인 생각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게 혁명이라고 말한다.

내가 살아온 방식이 과연 옳을까에 대한 성찰


내가 살아온 방식이 언제나 옳을까?
내가 가져온 사고방식이 언제나 옳을까?
끊임없이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연애를 할때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기에.

그녀의 혁명은 현재진행형이다. 그 쿠바인 남자친구는 사랑하는 남편이 되었다. 서로 서로의 다름에 대해 끊임없이 충돌하고 이해하고 포용해 나가고 있다.

그나저나 20대가 가기전에 티벳과 유럽을 꼭 가보고 싶었는데, 쿠바부터 가야겠다.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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