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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리뷰

타블로 카이스트강연, 그가 남긴 말 한마디의 영원한 향기는.

by 이야기캐는광부 2011.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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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 그가 해 준 소중한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싶어 여기 제 블로그에 남깁니다. 타블로 그가 아픈 시간을 딛고 다시 멋진 음악으로 얼른 우리곁으로 돌아오기를 희망합니다. 내용이 다소 길지만, 그의 많은 이야기를 최대한 문맥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충실해 옮기고 싶었습니다.



저 멀리 타블로가 일어선다.....


저 멀리 타블로가 일어서고 있다. 고통과 시련의 밑바닥에서 많이 아파해야했던 그가 드디어 우리 곁에서 다시 일어서고 있다. 우리는 그를 고통속에서 일으켜 세워줄 수 없었다. 그는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야했다. 그에게 갑자기 미안했다. 얼마나 힘겨웠을까. 아픔을 헤치고 나와 사람들앞에 모습을 보이고, 스스로 일어난다는 것이. 지난 1년동안 매일밤 눈을 감으면, 아침에 눈을 뜨기 싫을정도로 괴로웠다는 타블로. 그가 저멀리서 일어서고 있다.


여기는 어딜까? 그렇다. 여기는 5월19일의 시간속 카이스트 대강당이다. '타블로'가 호명되자,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학벌논란사건으로 갖은 시련과 아픔을 겪고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온 타블로. 아직 예전의 활발하고 수다스럽던 타블로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무척 반가웠다. 끝내 그가 스탠포드 졸업생이 맞다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그가 겪어야 했던 고통의 시간들은 아직도 그의 어깨를 누르고 있는듯 했다.

어항속에 갇힌 물고기 같았던 시간들을 지나...


내 블로그에 강연후기를 남기는 것도 조심스럽다. 지난 시간의 자신을 '어항속에 갇힌 물고기'였다고 비유한 그의 말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으려고 한 적이 있었을까? 그저 다른 사람들의 그에 대한 비난에 휩쓸려 정작 타블로 자신의 이야기에는, 진실에는 귀를 닫지는 않았던가? 너무나도 오랜 고민끝에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최대한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후기를 써보련다. 1년만에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낸 그의 이야기속에는 향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진한 여운을 남기는...


▲ 지난 5월 19일 카이스트 대강당을 찾은 타블로. 그의 모습을 멀리서 잡아 보았다.

저 멀리 타블로가 일어서서 우리 곁으로 가까이 다가온다....


그는 학생들과 보다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나누기위해, 연단 앞으로 나왔다. 그리고 계단에 앉아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었다. 마이크에 그의 목소리가 실리자, 학생들은 박수를 보냈다. 우리곁에 조금씩 다시 돌아오고 있는 타블로를 향한 환영의 박수였다. 그는 카이스트학생들에게 건강한 학교생활을 위한 삶의 자세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올 한해 자살한 카이스트생이 많아 학교측에서 마련한 강연이었다. 잔잔한 목소리, 진심어린 그의 충고는 학생들의 가슴에 파장을 일으켰다. 그 파장이 감동이 되는 시간은 10분이면 충분했다.


"대중앞에 선지 1년이 넘었어요. 그러다 저번주에 처음으로 제 모교 스탠포드에서 강연을 했어요.
처음으로 이보다 많은 사람들 앞에 있었는데, 그때 너무 긴장되고 떨려서 들어가기전에 토했거든요.
오늘은 조금 더 편해요. 일단 이렇게 오늘 이렇게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그의 말에 강당의 공기가 순간 무거워졌다. 갑자기 나도 모르게 가슴 한 쪽이 콕콕 아팠다.

"저는 잘 지내고 있구요. 되게 평범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1년전에 회사를 떠나게 되고, 그 이후로부터는  조용히 생활하고 있어요. 오늘은 와이프가 매니져를 빌려(?)줬어요.^^; 와이프 매니져분과 함께 왔습니다."


                                       ▲ 지난 5월 19일 카이스트 대강당을 찾은 타블로.

그가 조금씩 얼굴에 미소를 보이자, 학생들도 부담없이 웃었다. 그의 잔잔한 유머가 조금씩 넓은 강당에 퍼지기 시작했다. 그는 한 가지 고백을 한다.

"여러분 앞에 서는게 너무 긴장된 나머지, 메모를 해왔어요. 원래 가사를 써야되는 공책인데 이런 강연을 위해 메모를 쓰게 될 줄 몰랐습니다.저는 전문강사도 아니고, 강의를 많이 해본 적이 없어요. 제가 뭔가를 가르치고 조언을 해드릴만한 사람인지는 모르겠어요."



못 견딜만한 상황들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요..?

 

정말 두렵기도 하고 설레었을 것이다. 또 말 한마디 한 마디 신중하게 하려는 모습이 느껴졌다. 그가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지금 여기 계신분들중에 내가 지금 처해있는 환경이 도저히 못견딜만한 환경이다라고 느끼시는 분들 있나요?"


 그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공부하며, 남모를 스트레스를 지니고 있을 카이스트 학생들을 향한 물음이었다. 여기저기서 조심스레 손을 드는 학생이 보였다. 그는 그런 학생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자신도 도저히 못견딜만한  상황에서, 있는 힘을 다해 견뎌내고 있기때문에..

"못결딘만한 환경이나 상황이면 그런 상황이 왜 존재해야하는지, 그리고 어째서 내가 그걸 견뎌야하는지 그걸 묻는 게 우선인 것 같아요. 도저히 견딜수가 없는 상황을 만들어놓은 사람들이 그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인내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가르쳐요. 저는 순서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인간에게 가능한 인내가 있어요. 인간 이상의 참을성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면, 그런 상황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이 그런 상황을 겪으면서 내가 왜 여기서 전투적으로 살아야하는지, 왜 견뎌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들때,혹시라도 그것 때문에 아프면 그 아픔이 절대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여러분들이 견디는 힘이 부족해서 견디지 못했다는 생각을 안했으면 좋겠어요."
 



정말 와닿는 말이었다. 어떤 어려운 상황이 닥치고, 그것을 견뎌내기가 힘이 들때 결코 나 자신이 견디는 힘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인간이 참을 수 있는 그 이상의 고통을 주는 상황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방관하고, 악화시킨 사회 역시 문제다.

 

▲ 그의 학력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MBC 스폐셜 '타블로, 스탠퍼드에 가다'

행복은 선물, 축복도 아닌 그저 당연한겁니다!

 

 
타블로는 그런 힘든 상황이 올 때 왜 견뎌야 하는지를  넌지시 일러준다.

"여러분이 견디기 힘든 상황이나 환경에 처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그런 상황이 올 수 있어요. 언젠가는 원인과 목적을 알 수 없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힘든 상황들이 다가 올 거에요.

아무리 작은 힘든 상처라도 사실 다 비슷비슷하거든요.여러분들이 그걸 견뎌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을  견뎌 내야 강한사람이되고, 성공하면 박수를 쳐주어서 일까요?
모두 아니에요.

그 이유는 딱하나에요.

여러분은 누구나 무조건 행복해야되요. 행복이 사치, 선물, 축복도 아니고 사실 당연해야하는거에요.
해맑게 웃을 수 있어야되고, 억지로 웃을 필요가 없어야 해요.
그래서 그것때문에 견뎌야 하는겁니다."



아......그렇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하면서도 살아가면서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진리였다. 행복이 사치도, 선물도, 축복도 아닌 당연한 것이라는 말이 내 가슴을 쳤다. 우리는 당연한 것도 누리지 못하고 사는 것이 아닌가하는 슬픔이 밀려들었다.그는 이어서, 불행한 상황속에서도 불행하지 않는 법을 이야기해준다. 그가 오랜 아픔을 겪으면서 깨달은, 어찌보면 가슴 아픈 이야기다.


또 사람은 슬플 때 다음과 같은 딜레마를 갖는다고 말한다. 참 공감가는 부분이었다.


"힘들면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동시에, 아무도 내 마음을 모를거야라는 생각이 서로 반반이에요.
누가 다가와서 힘들지 하면 안힘든척을 합니다.
네가 내가 힘든 걸 알겠어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그 당시의 심정을 이야기했다.

"제가 말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에요. 수다스러울정도로 시끄러울 정도로 활발해요.
그런데 당시에는  말이 쏙 들어갔더라구요.
심지어 말을 해야될 때도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아내도 있고, 가족도 있는데 왜 이야기할 사람이 없겠냐 생각할 수 도 있지만,
그런 일을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그 사람들이 상처받고 힘들어졌을 수 있어요."



 그러던 어느날 그의 와이프가 밥을 먹다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 앞에서 울어도 돼..'라고..

"아픈 게 절대 부끄러워햐 할 일도 아니고, 상처받았다는게 결함도 아니고.
우는게 남자답지 않을 수 있지만, 사실 그게 가장 사람다운 거거든요. "


펑펑 운 그 이후로 그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용기가 점점 생기기 시작했고, 상처받은 마음이 조금씩 치유되기 시작되는 걸 느꼈다고 한다.

"진짜 이야기를 해야되고, 마음을 열어야 되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힘듦을 감춰야한다는 생각하지 말아요. 문제가 있는게 문제가 아니라,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사실 문제에요."



사람은 등에 가시박힌 존재....

  
사람이란 존재에 대해 누군가의 말을 인용한 이 한 마디.

"누가 그러는데 사람은 등 한 가운데에 가시가 박혀있는 존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뭔가 불안하고 아픈거라고요. 손이 안닿는 곳이라도 스스로 뽑을 려고 하면 팔만 꺾이고 등이 할퀴기만 한데요. 그래서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는게 사람이라고 하더라구요. 제 등에 아직도 가시가 몇 개가 있지만, 그걸 뽑아준 사람도 있어요."


▲ 타블로, 그가 예전 처럼 멋진 미소를 되찾기를

그러고보니 누구나 등에 가시가 박혀 있는 것 같다. 손이 닿지 않는 곳의 아픔에 누군가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할 때가 있다.타블로는 사소한 것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며 다음처럼 이야기한다.

"여러분, 종이 한 장에다가 내가 내일이 기다려지지 않는 이유를 적어보세요. 정말 잘 적을 수 있을 거에요. 직장인들은 회사출근, 청춘이라면 여자친구에게 차이겠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 내일이 기다려지지 않겠죠?"



마침 그 날 카이스트학생들은 기말시험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내일이 기다려지지 않는 이유를 '시험이요!'라고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타블로는 그 아픈 시간동안 내일이 기다려지지 않았던 날이 수도 없었을 것이다.

"반대로 내가 내일 눈을 뜨고 싶은 이유를 적어보세요. 정말 내일이 기다려지는 이유를 적어보려고 하니 힘들더라구요."


내게 있어 내일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뭘까? 쉽게 적어내려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쉽지 않다.  타블로는 이렇게 내게 내일을 살고 싶은 이유를 곰곰히 생각하게 만들었다. 타블로는 학생들과 이야기하며 조금씩 얼굴에 미소를 띄기 시작했다. 그는 고마움을 표시했다. 여러분에게 이야기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나아졌고, 덕분에 웃을 수 있었다고 말이다. 이어서  그는 다음 이야기로 심금을 울린다.


부모가 바라는 것은 돈많은 성공이 아닌 당신의 활짝 핀 미소가 아닐까?

 

"학창시절때 가장 힘든 것은 우리가 살면서 누군가에게 빚을 졌다고 사는 경우가 많아요. 특별히 부모죠.
옷, 교육, 우리를 위해 고생했고, 아낌없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빚을 언젠가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죠.돈으로 갚는 게 아니라 성공,성과, 결과로 갚아야된다고 말입니다. 학교에서 좋은 점수가 나오고 좋은 직장을 다녀야 그들의 정성에 대해 보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건 보답이 아니거든요. 그건 빚을 갚는 거에요. 그런데 돈 빚을 지고 사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게 굉장히 부담스러운 거거든요.
그런 빚이 아닌 마음의 빚을 어린 나이부터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을 거에요.

언젠가 결과나 성과로 부모님께 갚아야겠다. 그렇기때문에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삶을 살고 싶어하고, 그들이 원하는 사람이되고 싶어하고, 안되면 또 견딜 수  없는 상실감을 느끼고, 뭔가 큰 죄를 지은 것 같아지죠. 심지어,의도적으로 그들이 원하는 거를 하지 못하면 뭔가 잘 못하는게 아닐가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사실 누구나 그렇다. 나역시 부모님께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한 때는 부모님이 원하는 삶을 살아야되는 것이 맞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무조건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타블로는 이러한 마음의 빚을 털어버리라고 한다. 

딸을 낳고 보니, 깨달은 것

 

"얼마전에 아빠가 되니까 깨달았어요. 저 역시 내 딸에게 밥도 먹여주고,
아낌없으 정성을 쏟아 부어요. 단 한순간도 아깝다는 생각 안들고
단 한번도 제 딸이 어떤식으로든 나에게 되갚아야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아빠가 되면 그게 느껴지더라구요. 나는 이 모든 것을 하면서 바라는게 없어요.
정말 돌려받고 싶은 것은 미소밖에 없거든요. 아이의 미소는 딱 보면 표현할 수 없어요.
정말 원하는 건 그것밖에 없어요."


부모님들이 우리들에게 바라는 건 진정 우리들의 미소인지도 모른다. 자식의 표정이 슬프거나, 자식이 눈물을 흘릴 때 부모님의 가슴은 그만큼 찢어진다. 우리는 그런 싱그러운 자신만의 미소를 희생시키면서까지 뭔가 갚아야한다는 생각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진정 나 자신이 행복한 일을 하고, 그로 인해 밝게 웃을 수 있을때 부모님은 더 기뻐하시지 않을까?

                                 ▲ 마이크를 잡고 신나게 노래하던 그가 그립다

타블로, 그는 아픈만큼 더욱 더 성숙해져서 우리곁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학생들의 마음속으로 걸어들어가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있었다. 그는 아픔과 고통의 시간속을 견뎌내고, 다시 용기를 내기 시작했다. 카이스트 강연은 그 첫 발걸음이었다. 그의 노래제목 'fly'처럼 우리 곁에서 힘차게 날아오르기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루빨리 멋지고 감동적인 음악으로로 우리곁으로 다시 돌아오시길!

타블로, 한 때 바닥을 치고 고통스러워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다

 


"저는 이 바닥을 쳤다라는 표현이 나빠야 된다는 생각이 안들어요.
사실 우리는 바닥에 누워서 자고, 바닥에서 걷기도 하고, 바닥에서 뛰기도 하잖아요.

비행기도 바닥이있고. 어딜가나 사람에겐 바닥이 있어요.
'바닥을 쳤다'
그게 꼭 나쁜 표현이 되어야하는지 잘모르겠어요.
바닥이 내리막길일 때도 있지만, 계속 걷다보면 똑같이 바닥을 걷는데도 오르막길도 있을거라 생각해요.
오늘보다 더 힘들어도, 분명히 언젠가는 좋아질테니까
절대로 자신을 바닥을 쳤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웃을 수 있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웃을 수 있다.그렇다.....


                오랜만에 다음메인에 떴네요..^^ 언제나 감사합니다. 더욱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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