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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에세이/일상끄적

주유소 알바를 하며 찍은 하늘 사진을 살펴보며

by 이야기캐는광부 2010.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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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알바를 한지도 어느덧 6개월이 되었습니다. 휘발유 구멍은 왼쪽에도 있고, 오른쪽에도 있고, 뒷범퍼위에도 있으며, 바퀴윗부분 본넷 윗부분에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왼쪽아니면 오른쪽에 있는 줄 알았는데 말이지요. 주유소에서 가끔씩 들리는 빨간색 페라리자동차는 주유구가 왼쪽에 있더군요. 별거 아닐수도 있지만, 무슨 일을 하든 배우는 게 한 두가지씩은 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깨달은 사실은 이거죠.
"참, 시간은 휘발유를 닮았구나"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주유를 할 때 간혹가다 휘발유를 떨구는 경우가 있는데 한번 떨어진 휘발유는 다시 주워담을 수 없지요. 한번 쓴 시간도 다시 되돌릴 수없구요. 게다가 자동차가 달리기 위해서는 휘발유가 필요한데,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함을 깨닫습니다. 물론 밥을 먹어야 사람이 힘을 쓰고 사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무형무취의 '시간'이라는 녀석이 필요하니까요. 시간은 휘발유처럼 공중으로 날아가기도 하니, 시간은 참 휘발유를 닮은 것 같습니다.
(경유와 시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알바를 하면서 때로는 '시간 주유소'라는 것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 떨어진 시간을 충전할 수 있는 주유소 말이지요. 물론 그 시간의 가격을 어느 정도 선에서 매기느냐가 관건이겠지요.
그렇게 되면 '시간'은 리터당(임의로 설정한 단위)1600원대? 아니면 10,000원 이상은 될까요?
어쨌든 흘러가 버린 '시간'을 충전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엄청 몰려들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르바이트생도 한 10명은 써야 되지 않을까요?

그건 그렇다치고, 주유소 알바를 하면서 한동안 했던 일이 있습니다. 바로 주유소에서 바라본 하늘찍기 놀이지요. 휘발유처럼 증발해가는 청춘의 시간들을 사진속에 남겨두고 싶은 생각도 있었거니와, 매일같이 변하는 하늘의 색이 참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와서 기름을 채우고 떠나가는 주유소에서 여유를 내어 하늘을 올려다 본다는 일이 참 좋았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있는 여유쯤은 가지고 살며 좋으니까요.

앞쪽에서 횡설수설이 있었지만, 주유소에서 찍은 사진들을 마침표 삼아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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