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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리뷰/팔도여행

남도명품길 달마고도 걷기축제! 뱃살이 흰 나비로 둔갑, 훨훨 날더라

by 이야기캐는광부 2018.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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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명품길 달마고도



3년전부터 5㎏ 쌀포대를 배에 둘러메고 산다. 그 쌀포대는 내 뱃살이렸다. 남도명품길 '달마고도(達摩古道)'를 걷고 있는데 저기 흰 나비가 날더라. 야~내 뱃살이 다음 생애에는 저 나비로 태어난다면? 훨훨 저멀리 날아가면 얼마나 좋으랴.


아니지. 이번 생애에 내 뱃살이 나비로 둔갑한다면? 저 달마산 너머 어여쁜 남도바다까지 날아간다면? 이런 상상을 했다. 차라리 내 뱃살이 진짜 쌀포대라면 더욱 좋을 뻔 했다. 미황사 부처님 앞에 시주라도 할 수 있을 터이니….


지난해 가을에 이어 28일 천년의 세월을 품은 '
달마고도'를 또 한번 찾았다. 제1회 달마고도 걷기축제가 열렸기 때문이다. 반가운 마음에 별 생각을 다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내 뱃살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그래도 달마고도를 걷다보면 포올짝~나비의 등짝에 올라탄듯하다. 훨훨 길 위를 나는 듯한 느낌.


남도명품길 달마고도



남도명품길 달마고도



달마고도는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달마산(489m) 중턱을 따라 평균고도 200m~350m에 조성됐다. 아름다운 미황사에서 시작해 큰바람재, 노지랑골, 몰고리재로 이어지는 17.7km 코스다.  






걷다보면 이름 모를 새소리가 반갑다. 사무실 프린트기에서 종이가 나올때, 새 지저귀는 소리가 나면 얼마나 좋을까. 소변기의 물을 내릴 때 이곳 계곡물 소리가 흐른다면 얼마나 좋을까 또 상상해본다. 이제는 잡생각을 떨쳐 버리려는 찰나.


길 한가운데 잘리지 않고 그대로 서 있는 나무들과 만난다. 이 대목에서 얼씨구나 무릎을 탁. 달마고도가 자연의 품을 그대로 살려 만든 길이구나 다시금 깨닫는다. 길 가운데 나무는 꼭 어머니의 모습을 닮았다. 시골 동네에서 밤이 늦도록 노느라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나를 기다렸던 어머니. 자식이 첫 걸음마를 뗐을 때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혹여나 넘어질까 노심초사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같기도 하다.



달마고도를 걷고 있는 미황사 금강스님



"사람 손으로, 데크길을 사용하지 않고, 흙과 돌로만 길을 만들었습니다. 고령화 사회이기 때문에 나이드신 분들도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게 계단도 최대한 넓게 만들었습니다. 미황사와 똑같은 고도로 옆으로 한바퀴 돌게 만들었습니다. 누구든지 이 길을 돌 수 있고, 편안하게 행복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한바퀴 돌고나면 사람들이 오히려 힘이 납니다. 이 길을 걸으면서 너무 행복했다는 이야기들을 들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달마고도를 걷다가 우연히 금강스님과 마주쳤다. 뒷모습을 쫓으면서 스님의 말씀을 되새긴다.


"오늘 아침에 이런 글을 썼습니다. 이제 다시 걷는법을 배워야한다. 우리가 태어나서 처음 걸었을때 얼마나 부모님들이 기뻐했겠어요. 이제 다시 한번 걷는 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천천히 기쁘게 편안하게 걷는것. 이 길은 그렇게 걸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너무나 기쁜 소식이 있었습니다. 평화, 새로운시작.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고 기쁜 마음이었습니다. 이 땅끝에서부터 평화의 걸음이 새롭게 시작됐으면 좋겠습니다."


남도명품길걷기축제


달마고도걷기축제




달마고도 걷기축제에 참여한 한 할아버지는 말했다. 달마고도를 일곱번이나 찾았다고. 돌아봉게 참 좋다고. 달마고도는 수백년 전 해남에 사는 사람들이 걷고 또 걸었던 삶의 터전이었다. 달마고도가 천년의 세월동안  이어질 수 있었던 비결은 숱한 사람들의 애환이 묻어있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오히려 외지인들보다 해남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고,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명품길로 거듭났단다. 


"달마고도는 땅끝에서 미황사까지 부처님을 모신 길입니다. 월송에는 큰 장이 있었습니다. 달마고도는 땅끝 사람들이 소를 몰고 장에 가던 길이기도 했습니다. 월성에서 새끼 소를 사가지고 걷던길입니다. 달마고도는 1170년 전부터 문화의 길이기도, 수행의 길이기도, 삶의 길이기도 한, 그런 길입니다."


처음 왔을때 달마고도는 내게 가르침을 줬다. 꽃은 시들지언정, 길은 시들지 않는다고. 두번째 찾았을 때 달마고도는 또 다른 가르침을 줬다.

"천천히 기쁘게 편안하게 걸으세요." 

"산길을 걷고 있는 이 존재가 기적이요, 신비입니다."


금강스님이 쓴 글귀. 그야말로 달마고도는 흙처럼 묻은 근심더미를 훌훌 털어버리며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천천히. 기쁘게. 나 혼자 걷기엔 너무 아깝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걷고 싶은 길이다. 






사진제공 : 여행문화학교 산책(최우준, 조수남 작가)



제1회 달마고도 걷기축제를 진행한 <여행문화학교 산책>은?



여행문화학교 산책은 여행캠핑트레킹문화강연 등을 매개체로 자아를 발견하고 힐링(치유) 추구하는 기업이다여행캠핑트레킹을 통해 자연속에서 세상과 자신을 발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성선 대표 SUNGSUN KIM 오지탐험가 / 공정여행가

홈페이지 : http://www.gowal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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