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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리뷰

허영호 대장은 에베레스트정상에서 펑펑 울었다

by 이야기캐는광부 2010.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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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앞에 앉아 있는 학생은 어느 대륙에 가장 가고싶어요?"
10월 5일 충남대 강연에 찾아오신 산악인 허영호 대장님이 내게 던진 질문이었다.
나는 무턱대고 이렇게 대답했다.

"북극에 가고 싶습니다."

그랬더니 대장님 반응이 흥미로웠다.

"아이구, 북극이요? ~~만만치 않은 곳인데...허허"

북극이라고 말하고나서 후회했다. 말이 북극이지 그곳은 결코 쉽게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탐험도중 동상에 걸려 손가락과 발가락이 잘려나갈 수도 있고, 영하 50도 이상이 넘는 추위와 세찬 바람을 뚫고 지나간다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 다시 물으신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좀더 생각해보고 답변드리겠습니다...허허..."

끈기와 도전의 탐험가 허영호 대장님. 유명하신 분을 눈앞에서 직접 본 다는 건 정말 신기하면서 특별한 경험이다. 그래서 내가 유명인사들의 강연을 자주 찾아다니는지도 모른다.


그는 인류최초로 삼극점(북극점,남극점,에베레스트산 정상)과 7대륙 최고봉을 모두 등정하는 쾌거를 이뤄 낸 산악인이다. 남극점을 최초로 밟은 로널드 아문센, 에베레스트 정상에 최초로 오른 에드먼드 힐러리 그리고 북극점을 최초로 밟은 로버트 피어리 못지 않은 위대한 탐험업적을 쌓은 것이다.

이 날 그런 그에게 궁금했던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허영호 대장님, 에베레스트 정상에 섰을 때의 느낌은 어떠셨습니까? 그 느낌을 저희에게도 나눠주십시오!"

정상에 선 기분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고 싶었다. 대장님은  잠시 회상에 잠기시다가 곧바로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정상에 오르는 순간, 너무 기뻐서 얼싸안고 울었습니다. 눈물이 나올 수 밖에 없어요. 그야말로 엉엉 울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태극기를 정상에 꽂았지요. 그 주변을 수차례 돌았어요. 그러면 세계일주를 한 게 되거든요. "

아, 정말 울음이 나올 수밖에 없겠구나...
정말로 눈물이 주르르 흐를 수밖에 없을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8000m이상이나 되는 산을 오르기 위해 죽을 고비도 수차례 넘기고, 거대한 자연과 힘겨운 싸움을 이겨내면서 도달한 정상. 그 정상에 섰으니 얼마나 기쁘고 가슴벅차셨을까? 

그리고 에베레스트 정상에는 수많은 산악인의 눈물이 만년설이 되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에 오르지 않으면 감히 그 기분을 상상할 수도 없을 것 이다. 그 기쁨과 감동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극점을 밟은 탐험가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일 것이다.

작은 체구에 다부진 인상의 대장님. 수많은 빙벽을 잡고 올랐을 두 손이 꽤 끈 편이셨다.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은 끊임없는 호기심이라고 말씀하신다. 지금은 어렸을 적 꿈인 경비행기 조종사가 되어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그래서 요즘 공부하느라 정신이 없단다.

그는 정말 탐험과 도전에 미친 사람이었다. 그가 대학생들에게 해주는 말은 이것이다.

"여러분 무언가에 미치십시오. 그래야지 끝이 보입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등정은 시작됩니다. 길이 아니라고 해서 두려워 하지 마세요!"

그가 탐험에 미치지 않았더라면 남극의 끝도, 북극의 끝도, 에베레스트의 끝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어떤 목표를 향해 미쳐 있었기에 너무나도 간절했기에 그 삼극점을 모두 밟을 수 있었던 것이다.

▲ 허영호 대장님과 필자가 함께 찍었습니다~!!감사합니다.

나는 내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과연 미쳐있는가? 어떤 목표를 이루기위해 단단히 미쳐 있는가?"

이것 역시 대학교를 졸업하기전에 해결해야 될 화두였다.

▲ 충남대학생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허영호 대장님^^

▲ 경비행기로 세계일주를 꿈꾸고 있는 대장님, 언젠가 그의 도저소식이 다음메인에 뜨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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