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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0월 13일 수요일, 충남대학교에서 있었던 뇌의 진화에 관한 통섭포럼 강연 내용을 요악한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뇌과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강연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네요.
"여러분, 상징(사물을 전달하는 매개적 작용을 하는 모든 것)을 쓰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어떤 내용을 전달할 수 있습니까?"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문호 박사님이 학생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왠지 그 내용을 쉽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손짓, 몸짓, 발짓, 눈, 소리, 말 모두 상징의 하나라고 생각하니 딱히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
"그건 불가능합니다. 상징을 쓰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러면서 현재의 인류가 문명을 이루고 번창한 것은 바로 상징의 문턱을 넘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네아데르탈인들의 경우 현재 인류와 뇌크기면에서 뒤지지 않았음에도 멸종하고 말았다. 그건 그들이 상징의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무덤을 파보면 목거리와 같은 상징물들이 발견되지 않는데 이는 그들이 상징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중거중 하나이다.
상징의 문턱을 넘기위해서 언어의 발명은 필수였다(네아데르탈인은 그렇지 못했다). 현재의 인류는 언어를 쓰게 됨으로써 시간을 지배할 수 있었고, 언어를 통해 미래를 계획하기 시작했다. 언어를 통한 논리적 사고는 이 세상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 언어를 통해 누군가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할 수 있었고, 전승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언어라는 매개체를 통해 어떤 사건을 전달하고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더불어 언어의 발명은 무엇인가를 예측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힘을 우리에게 선물해 주었다.
그런데 여기서 나는 언어를 발명함으로써 시간을 지배하게 되었다는 말씀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언어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시간에 종속당하지 않고 시간을 지배하게 되었다는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이해하기로 했다.
최근의 인류는 언어를 쓰기 시작하면서 "우리 몇 월 몇 시에 만나자"와 같은 시간약속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약속들이 모여 미래에 대한 계획이 되고, 그 계획들이 하나의 목적이 되어 인간의 운명을 바꾼게 아닌가하고 말이다. 언어의 발명이 인류를 목적이 있는 삶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한편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들은 언어를 발명하지 못했고, 결국 시간을 지배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어떤 목적을 향한 행동이 아닌, 그저 사물의 움직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동작밖에 할 수 없었다. 결국 동물들은 미래를 계획하지 못한다. 동물에겐 그저 순간 순간의 동물적 반응이 우선일 뿐이다. 그들은 인간들처럼 계획을 짜고 살아가진 않는다. 즉 목적이 이끄는 삶이 아닌 것이다.(물론 전문가가 아닌 내가 이렇게 단정지어 말하는 건 위험하다는 생각도 든다)
아마도 네아데르탈인이 멸종한 것은 그들이 , 미래를 계획하지 못했고, 시간을 지배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재앙에 대비하지 못하고, 동물처럼 본능적으로 주변 사물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며 살기만 했을 것이다. 더불어 그들에게는 언어를 통해 사고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힘이 턱없이 부족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바로 뇌의 진화, 그 중에서도 전두엽의 발달때문에 일어났다고 한다. 내 이마 뒷편에 있는 전두엽안에 그렇게 깊은 뜻이 있을 줄 몰랐다. 수업시간에 졸면 항상 꿀밤을 맞았던 이마팍 뒤에 인류의 운명을 바꾼 진화의 선두주자, 전두엽이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번 통섭포럼을 통해 인문학도로서 과학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고 느꼈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느 인문학과 과학의 통섭이 필요하기 때문이고, 인문학만으로 세상의 모든 궁금증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강연이 끝날 무렵, 박사님께 이러 질문을 드렸다.
"박사님, 왜 인류의 뇌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는데, 그 뇌를 지니고 살아가는 우리 인류는 이 세상을 파괴하는 전쟁과 환경오염과 같은 일들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그런 것들이 인류에게 결국 불행이라는 걸 알고 그런 일들을 하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러자 박사님은 책 한권을 추천해주셨다.
"학생에게 <황금의 땅, 북극에서의 30년>이라는 책을 추천해주고 싶네요. 그 책을 한 번 읽어보세요"
그 책속에 박사님의 답변이 들어 있나보다. 꼭 그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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