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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의 모퉁이. 각진 모서리.
그 끝으로부터 1m 뒤에 , 빈 그릇, 먹다 남은 음식 저 멀리
어느 식당 룸 벽 쪽 구석에
내가 있다. 나의 현재 위치이며 현주소다.
집주소를 알고 있지만, '나'의 '주소'를 모른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나를 찾아갈 수 있는 주소를 모른다. 있기나 한건지.
내가 없는 것 같다.처음부터 먼지였으면 좋으련만 사람이었다가 먼지가 된 기분이다.
밥상의 모퉁이. 밥상의 모서리 꼭지점보다 작은 내가 있다.
때론 자신감과 자존감이 밥상 밑에 굴러다닌다. 밥상의 그림자 속에서. 소주병 뚜껑처럼.
나는 무엇을 잘 할까. 잘하기나 했을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하고자 했던가.
어떤 자리에 있을가. 어딘가에 있을까. 어딘가에 있기나 할까.
꿈을 이루거나, 꿈을 향해 정진하고 있는 사람들, 무언가를 이루거나, 이루고 있는 중인 사람들을
멀찌감치 떨어져 풍경인듯 바라보다가
불안감과 불안정 사이에 똥구멍을 씹은 바지처럼 끼어 있는 나를 발견한다.
마지막 발악을 하는 물고기의 허파처럼 꼼지락거리는 내 엄지발꼬락.
땅을 딛고 서 있을 힘을 모으듯 엄지발꼬락을 꼼지락꼼지락대본다.
밥상의 모퉁이 그 끝으로부터 1m 뒤 나는 어떤 풍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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