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의 발달로 모두가 콘텐츠를 올리는 시대가 되엇지만, 기존 매체는 '편집'이라는 강점이 있습니다. 디렉터를 포함한 타인이 에디터의 콘텐츠를 다시 한번 다듬어 과잉 정보를 없애고 정확성을 높이는 거죠.
에디터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훨씬 나아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요즘은 그런 강점이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상당수의 콘텐츠가 편집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송출되거든요. 실수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관계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불분명한 정보가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지는 문제도 여기에서 일부 기인합니다. 많은 학생이 위키디피아에 수록된 정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죠. 단계를 거치는 편집은 정보의 정제뿐 아니라 사실의 이중 확인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그럼 에디터로서 어떻게 신뢰를 쌓을 수 있을까요?
먀채마다 조금씩 방법이 다를 겁니다. <뉴요커>의 에디터와 리테일 브랜드의 에디터는 다른 방식으로 평판을 쌓아갑니다. 하지만 모든 카테고리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방법은 융통성을 가지는 것이죠. 새로운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받아들이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존중하는 것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많은 에디터들이 '스스로 흥미로운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고 있어요. 본인이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합니다. 자신이 만드는 콘텐츠에 믿음이 있어야 하고요. 그것이 한 벌의 바지에 관한 이야기라도 말이죠.
-60쪽-
편집사고를 하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요?
독립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에디터십을 갈고닦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혼자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해요. 대세에 휩쓸리지 않는, 자기만의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비로소 다른 사람의 의견도 적절히 받아들일 수 있고, 그 결과 혼자서는 힘든 규모의 결과물도 뽑아낼 수 있습니다. 동시에 언제나 비판적인 시선으로 상식이라 불리는 것들을 바라보고 의심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견해도 자세히 살펴보면 그저 과거를 답습했거나 다른 나라의 성공 모델을 따라한 경우도 있으니까요. 이런 일은 영역을 불문하고 비일비재합니다. 진정한 '오리지널'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타인은 물론 자신의 생각까지 항상 의심해야 합니다.
-100쪽-
에디터가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첫째, 무조건 독서. 둘째, 많은 사람과 술을 마실 것.
술을 마시는 문화가 서서히 사라져가는 추세이긴 한데, 술만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술을 마시면 즐거워지고 자연스럽게 아이디어도 떠오르죠.
잔뜩 읽고, 잔뜩 여행하고, 잔뜩 사랑하고,
사람들과 술을 잔뜩 마시고 잔뜩 떠드는 것.
그런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어느새 매력 넘치는 에디터가 되어 있을 겁니다.
옛날, 아니 옛날이라고 해봤자 20~30년 전의 편집자만 해도 그런 삶을 살았는데 지금은 뭐랄까...모두 지나치게 반듯하달까요.
에디터라면 누구보다 왕성한 호기심을 가지고 장난기 넘치는 존재로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102쪽-
지금까지 해본 바로는, 대상독자들을 설정하지 않고 취재를 시작하는 접근 방식도 고려할 만해요. 내가 진짜 궁금한 걸 취재하는 거죠. 남이 궁금해할 것 같은 것 말고요. 궁금한 걸 취재하면 그 과정이 정말 재미있거든요.
-149쪽-
에디터란 다양한 것을 모으고 모아서, 그 안에서 좋은 정보를 골라 정리하고, 알기쉽게 전달하는 직업입니다. 동시에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주어진 기획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찾아내고 팀을 만드는 능력도 필요하고요. 0에서 1을 만드는 게 아니라, 1을 10으로 만드는 것이 에디터죠.
-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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