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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까는(?) 시간이다. 노는 시간이다. 단순히 노는 시간이 아니다. 나 자신과 노는 시간이다.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쉬는 시간이다. 학교를 다닐 때는 쉬는 시간 종이 울렸다. 그런데 직장에서는 쉬는 시간 종이 없다. 내가 스스로 쉬는 시간 종을 울려야 한다. 그럴 때 자리에서 일어나 탕비실로 간다. 탕비실에 가면 믹스커피가 있다. 종이컵을 꺼내고 믹스커피를 털어붓는다. 뜨거운 물을 붓는다. 휘젖는다. 커피를 든다. 따스함이 손가락 지문을 넘어 전해진다.
밖으로 나간다. 나는 담배를 피지 않아서 시청 앞 가로수길이 보니는 창문 앞에 선다. 한 숨을 쉰다. 한 모금 마신다. 다시 한 모금 마신다. 멀리 내다본다. 별의별 생각을 한다. 퇴근 후 무슨 책을 읽을까. 그 일을 어떻게 처리할 까.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까. 어떻게 하면 칼퇴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소모적인 일들을 줄일 수 있을까.
생각의 종류는 다양하다. 생각은 가지를 뻗는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나에게 부여하는 '쉼'이자 쉬는 시간을 알려주는 '종'이다. 커피다. 쉬어서 가자. 커피 한 모금과 함께. 뜨근한 쉼표. 그게 바로 커피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책 '커피한잔 할까요?'를 읽으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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