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노트

독서노트(685)광고인 찰스 브로워, 아이디어, 짝 애정촌, 인터뷰게임

by 이야기캐는광부 2023. 11. 9.
반응형

 

광고인 찰스 브로워Charles Brower는 말한다.

 “아이디어는 아주 나약한 존재다. 비웃음과 하품에 말살되고, 빈정거림의 칼날 앞에 떨고, 싸늘한 표정에 죽을 만큼 위협을 받는다.”

 

- <TV 방송기획, 생각대로 된다>, 남규홍 지음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202637

 


 

대학생, 껍데기를 벗다] 쓸데없는 일의 필요성

  — 가치는 주어진 게 아니고 발견하는 것

    “그딴 걸 왜 하냐고, 친구들이 물었다.”

  혹시, 지금 그대가 하고 있는 일이 쓸데없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당신이 하는 일을 주위에서 쓸데없다고 하는가. 그렇다면 흔들리지 말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하면 좋겠다. 그대가 하고 있는 지금의 ‘쓸데없는 일’이, 거름이 되어 시간이 흘렀을 때 좋은 결실을 맺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만나 대학생 시절에 했던, 남들이 보기엔 ‘쓸데없었던 일’에 대해 물어봤다.

  다음은 내 대답의 전문이다.

남규홍 (SBS 『짝』 PD)

    대학 시절 법학 공부가 너무 힘들어 도서관 난간이나 벤치에 자리 잡고 시시때때로 멍때리고 사람 구경만 실컷 했네요. 본능적으로 고대 여자를 더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선배와 친구들과 자주 품평회를 가졌던 기억이 나네요. ‘저 사람은 누구일까’부터 ‘화장실은 왜 그렇게 자주 갈까’까지 별 보잘것없는 걸 참 많이 논평했어요. 그것이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승화돼 제가 『짝』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아직도 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장소를 불문하고 사람을 관찰한답니다. ‘저 사람은 누굴까?’

 

- <TV 방송기획, 생각대로 된다>, 남규홍 지음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202637

출처:https://news.law.fordham.edu/blog/2017/11/27/hon-charles-n-brower-delivers-keynote-address-international-arbitration-conference/#prettyPhoto

 


『짝』의 출발은 애정촌에 있다. 세상에 없던 애정촌이란 말을 창조하고 그곳으로 짝 없는 사람들을 초대해 일주일 동안 짝을 찾도록 했다. 결국 『짝』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곳이 애정촌이다. 그렇게 애정촌이라고 부르는 것이 뭐가 그렇게 대단한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그것은 매우 특별하고 중요한 의미가 있다.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마법처럼 작용하기 때문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가장 큰 고민은 리얼하게 그 결과물이 나오느냐 하는 것이었다. 설계도가 부실하거나 공정이 허술하면 완성품은 불량품이 된다. 실패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대부분은 그 과정이 억지스럽거나 사실적이지 못하다. 포장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것은 절대 감추지 못한다. 프로그램의 목적에 맞게 스스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애정촌을 처음 설계할 때 주목한 것은 딱 한 가지였다. ‘인간은 목적이 있으면 움직인다.’ 남녀에게 다른 일을 젖혀 두고 오로지 사랑에만 집중하는 공간이 주어진다면 분명 그렇게 움직일 것이다. 그러한 기능을 위해 애정촌이라 이름 짓고 의미를 부여하면 그 공간은 새로워지고 특별해진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은 이름을 불러 주는 순간 비로소 그 존재감이 드러난다.

‘애정촌’이라고 부르는 것이 중요하고 그럼으로써 애정촌은 존재하고 기능하게 된다. 누군가 그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주술과도 같은 마력이 작용하는 것을 사람들은 경험으로 인지한다. 대통령·장군·영화감독·의사·교사·경찰 …… 이름만으로도 고유한 이미지가 보이지 않는가? 학교·군대·병원이라고 하면 그 이미지에 맞게 시스템은 그렇게 작동한다.

짝을 만들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의 행동 심리를 보려면 그러한 기능을 하는 장소와 시스템이 구비되어야 한다. 그것이 애정촌이고 그곳에서는 애정촌 방식이 작동한다. 애정촌의 존재 목적은 오로지 사랑에만 집중하고 짝을 찾는 일에만 몰두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 힘이 미미할지 몰라도 반복해서 사용하면 결국 애정촌의 기능과 이미지는 사람들의 뇌리에 깊숙이 각인된다. 마치 학교 가면 공부해야 하고 군대 가면 군인 정신으로 무장해야 하는 것처럼 애정촌에 가면 사랑만 생각하고 짝을 찾게 된다. 방송을 할 때마다 촬영 장소 명칭을 나열하면 일회용 소비재로 끝나지만 애정촌이라고 수천 번, 수만 번 불러 주면 고유한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학교·군대·병원이 세상에 처음 만들어지고 정착하는 과정이 그랬던 것처럼 ……. 그렇게 애정촌을 만들었고 그 이름은 『짝』의 토대가 되어 대단한 위력을 보여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짝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애정촌은 심리적인 지지선 역할을 한다. 그리고 동시에 물리적인 공간으로서 그들의 소속감을 증폭시킨다.

 

『짝』의 개성과 독특함은 애정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공간을 애정촌으로 바꾸는 작업은 너무나 간단하고 쉽다. 간판 달고 깃발 꽂아 여기는 애정촌이라 선언하면 끝이다.  

 

- <TV 방송기획, 생각대로 된다>, 남규홍 지음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202637

 


애정촌은 방송에서 장소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뒤바꾸어 놓았다는 점에서 혁명적이다. TV 방송에 관례처럼 따라다니던 지명 표시를 과감하게 없앴다.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 등 지명이 짝을 찾는 일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본질과 관련 없는 것은 불필요하다. 장소는 단 하나 애정촌이면 충분하다. 촬영 장소가 궁금하면 인터넷을 뒤지면 된다. 그동안 방송은 울릉도에서 촬영하면 어김없이 울릉도라고 알려 주거나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이라고 구체적 지명을 표시했다. 그러나 『짝』에서는 그런 관행을 폐지하고 모두 다 애정촌으로 부르기로 했다. 아무도 안 하는 짓을 한 것이다. 프랑스 파리를 가든 미국 뉴욕을 가든 명칭은 모두 애정촌이다. 그렇게 하니 개선문, 에펠탑, 센 강 등 세계적인 명소는 파리의 명소가 아닌 애정촌의 세트·무대·배경·소품이 되어 버린다. 돈 한 푼 안 들이고 수천 조 가치가 있는 파리의 명소를 애정촌의 세트로 활용하는 것이다. 프랑스 루이 왕조의 유서 깊은 고궁, 베르사유 궁전도 애정촌의 데이트 장소로 제공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도 애정촌 무대가 되고, 세계의 초일류 건축물과 이름난 곳도 애정촌의 세트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

애정촌 명의의 부속물로 바꾸는 작업은 또 얼마나 간단하던가? 이곳이 애정촌이라고 선언하면 구성원들은 뉴욕의 뒷골목을 애정촌으로 생각하고 누빈다. 파리 시민, 뉴욕 시민이 자연스럽게 애정촌 주인공들의 엑스트라가 된다. 그들도 파리 시민 1호, 2호가 아닌 애정촌 주민 1호, 2호다. 『짝』이 계속 방송될수록 애정촌 왕국은 점점 늘어나고 팽창할 것이다. 인간이 갈 수 있는 모든 곳은 애정촌이 될 수 있기에 미래 세상에 달나라도 깃발 꽂고 가서 짝을 찾게 하면 그곳도 애정촌이다.

애정촌이라 부르고 애정촌의 개념을 세우는 것이 프로그램의 출발에는 대단히 중요했다. 그렇게 애정촌은 『짝』을 이루는 근본 요소였다.

 

- <TV 방송기획, 생각대로 된다>, 남규홍 지음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202637

 


SBS에서 내년 초 새롭게 방송할 『인터뷰 게임』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인터뷰 게임』은 이런 프로그램입니다.

  주인공은 누구나 될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기자들이 취재하는 대상은 유명 인사나, 아주 특별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흥미롭긴 하지만, 대개는 나와는 별 관계없는 사람들입니다.

  만약 여러분의 가족이나 연인 등 나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취재 대상이 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 취재를 담당하는 기자가 바로 여러분이라면 어떤 내용의 기사가 완성될까요?

  내가 주인공이 되어 만드는 나와 그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나에게는 특별한 그 사람의 이야기.

  나를 힘들게 하기 때문에 특별할 수도 있고,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특별할 수도 있고, 나를 궁금하게 하기 때문에 특별할 수도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나와 나를 둘러싼 ‘그 사람’에 대해 당신이 쓰는 보고서, 혹은 당신이 일인칭 시점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그 사람’에 대해 쓰는 한 편의 소설입니다.

  당신은 ‘그 사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그 사람’을 알기 위해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취재하는가는 당신이 결정하고, 판단합니다. 취재를 끝낸 후, 당신이 알던 ‘그 사람’은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요? 당신과 그 사람의 관계는 얼마나 변화되어 있을까요?

  평범한 시청자에서 특별한 주인공으로 변신할 수 있는 기회, ‘새로운 나’와 ‘그 사람’을 발견할 수 있도록 제작진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 지금 도전해 보세요. 

- <TV 방송기획, 생각대로 된다>, 남규홍 지음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202637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