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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연구/스토리텔링노하우

쇼생크탈출 그리고 맥주 그리고 희망

by 이야기캐는광부 2012.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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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다라본트 감독의 영화 <쇼생크탈출>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 바로 주인공인 듀프레인(팀 로빈스 분)이 감옥 옥상에서 죽을 각오로(?) 악질 간수와 거래를 하는 장면이다. 그 백인 간수는 갑부였던 죽은 동생에게서 상속받은 재산에 대한 증여세를 꼼짝없이 내게 생겼다고 푸념한다. 그걸 엿들은 듀프레인은 간수에게 세금을 안내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제안한다. 그것도 합법적인 방법으로 말이다! 


# 영화 쇼생크탈출에 등장하는 맥주




처음엔 자기를 조롱하는 줄 알고 멱살까지 잡아가며 옥상에서 떠밀 기세였던 간수. 

그런데 듣고보니 그럴싸했는지 결국 거래가 성사된다. 

단 듀프레인은 세금을 안내게 서류를 작성해주는 대가로 다음처럼 대담하게 요구한다. 


듀프레인 :"대신 동료들에게 맥주 3병씩 주세요. 보통사람들처럼 맥주한잔 하는 게 제 조건입니다"


캬~! 

덕분에 감옥의 동료들은 꿀맛같은 맥주를 마신다. 죄수신분에 이게 웬 횡재! 이건 쇼생크감옥역사상 유래가 없는 일이었다! 

한쪽에서 불안한 표정으로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동료들은 모처럼만에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비록 영화속 장면이지만 어찌나 맥주가 땡기던지..

입천장과 목젖을 지나 식도를 다고 들어가는 시원하고 강렬한 맛.

거기에 듀프레인이 동료들이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장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이 장면을 보면 더 맥주가 땡긴다.





맥주가 넘어가는 저 목젖이 알랑알랑 간질간질 할 듯하다.  





이때 터지는 대사.


'우린 마치 자유인처럼 햇빛 아래서 마셨다.'


캬~참 술맛 돋구는 대사다.



비록 영화였지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맥주가 아니였을까?





# 내가 느낀 가장 맛있는 맥주


그렇다면 나는 언제 맥주가 가장 맛있었을까?

개인적으로는 다음 상황에서 맥주가 맛있다.

친구들과 축구를 뛰고 근처 호프집에서 치킨과 맥주한잔 들이켰을 때

군대에서 모처럼 휴가나와 친구들과 이빨 털며 맥주한잔 들이켰을 때

무엇이든간에 맥주의 그 첫잔

챔피언스리그 축구 경기를 보며 여유롭게 맥주 한잔 들이켰을 때


살면서 맥주가 맛있는 순간이다. 

물론 최근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마드리드가 바이에른 뮌헨에게 졌을 때의 맥주맛은 쓰디 썼지만.

그래도 글쓰다 보니 아..맥주 땡긴다...


살아 생전에 우리나라가 월드컵에서 우승하게 된다면, 그때 먹는 맥주맛이 가장 맛있는 맥주가 될지도 모른다.






# 사람답게 사는 법을 아는 듀프레인


내가 좋아하는 장면이 하나 또 있다.

동료들이 맥주를 먹을 수 있게 한 듀프레인은 또 한가지 사건을 저질렀는데..

바로 동료들이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아리아를 들을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물론 듣는 입장에선 그 곡명까지 알 수 없었겠지만.)

간수 몰래 태연하게 음악을 트는 장면이 참 태평하다. 간이 큰 모양이다.

그리고 의자에 편하게 기대 음악을 감상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듀프레인은 어디에 살든 참 사람답게 사는 법을 안다.


힘겨운 순간에 어딘가에서 모짜르트의 아리아가 울려퍼지고 있다면,

묘한 감동과 여운이 가슴속을 파고들지 않을까.

군대에서 걸구릅들의 노래가 힘을 북돋아 주었듯이.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다.





맥주이야기를 꺼내다가 자꾸 엉뚱한 데로 새고 있다. 

하지만 감명깊게 본 영화는 이렇듯 정리되지 않아도 좋다.

그저 어느 한 부분이라도 가슴을 울리고 있으면 그만이다.

때로는 주인공의 이름과 감독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럼에도 문득 어느 한 장면만큼은 다시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영화속 대사와 ost가 귓가에 맴돌 때가 있다.


영화속에서 듀프레인이 레드에게 쓴 편지내용중에 이런 글이 있다.

'희망은 좋은 것입니다. 가장 좋은 것이죠. 좋은 것을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


그것은 감명깊게 본 영화도 마찬 가지다.

그것은 취업준비생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끝으로 영화속 '희망'이라는 테마의 OST를  다시 들어본다.




푸른 바다를 끼고 모래사장을 사뿐 사뿐 걷는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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