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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이야기&노하우/좌충우돌 취업이야기

구직자 찡하게 만드는 사진작품, 임응식 작가의 '구직'

by 이야기캐는광부 2012.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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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여기 사람이 있다'는 주제의 근현대미술 특별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사람'이라는 큰 주제를 일상, 분단, 명상, 여성, 사건, 정체성 등으로 세분화하여 작품을 전시중이다. 작고작가 44인과 생존작가 56인을 합해 총 100인의 151점이 관람객들의 마음을 붙잡고 있다. 151점의 작품중에서 유독 내 마음에 '쿵'하고 공룡발자국처럼 박힌 작품이 있었으니...그건 바로 임응식의 <구직(1950)>.



이 사진은 임응식 선생님(1912년 11월 11일 - 2001년 1월 18일)의 너무도 유명한 작품이다. 전에는 그저 '참 잘 포착했다. 왠지 느낌있다' 정도로만 생각되었던 작품이건만,  구직과 취업준비라는 상황과 맞물리다보니 가슴에 쿡 박히는 못으로 변해버렸다. 사람도 첫 만남의 느낌이 다르고, 두번째 만남의 느낌이 다르듯이 사진작품도 마찬가지였다.  예술가의 작품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달리 보이기도 한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낀 순간이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의 예측할 수 없었던 만남. 임응식 선생님의 <구직>은 그렇게 내게 다가왔다.



'구직'이라는 팻말을 들고 벽에 기댄 모습에서 왠지모를 좌절과 무기력이 느껴진다. 예전에 이 작품을 그저 빠르게 눈으로 훑고 지나갔다면, 이번엔 결코 그럴 수 없었다. 먼저 가슴이 작품을 읽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맨 나중이었다. 가슴에 사무쳐있던 무언가가 작품과 만나니 소용돌이 친 것이었으리라.



<구직>은 본래 한국전쟁 휴전 무렵 한 젊은이가 자신의 앞가슴에 '구직(求職)'이라는 푯말을 붙이고 명동 미도파백화점 건물 벽에 기대어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한국전쟁 직후 실업자가 넘쳐난 당시의 시대상을 절묘하게 잡아낸 작품 인 것이다.



이 사진속 젊은이(?)는 누구였으며, 어떻게 생겼고, 나이는 몇살인지는 지금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이 사진이 현재를 살아가는 대학생, 취업준비생, 기타 구직자들의 자화상처럼 다가온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 세월이 바뀌었어도 가슴을 찢듯 솟아오르는 감정의 공통분모가 저 구직자와 오늘날의 구직자사이에는 있지 않을까?


저 작품을 마주한 이 땅의 다른 대학생 혹은 구직자들의 마음은 어떤 풍경일까. 무엇인가 뭉클했거나, 가슴 찡했거니, 한 숨이 나왔거나, 울적했거나 ...이 넷중 하나일까? 아니면 그저 대수롭지않게 빠르게 스쳐지나갈까...

어쨌든 구직자 두 번 울리는 이 작품이 대전시립미술관에 있었다.



더불어 자취생을 두번 울리는(?) 작품이 있었다. 바로 이중섭의 <돌아오지 않는 강>. 이 작품의 탄생배경보다는 문간에 기대어 누군가를 기다리는듯한 한 남자(?)의 모습에서 자취생의 비애를 느꼈다. 물론 이중섭 선생님이 '자취생의 비애'를 담은 작품은 아닐 것이다. 다만 2012년이라는 시공간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나 자산의 상황과 맞물리다보니, '자취생의 비애'와 같은 감정이 솟구친 것이리라. 


또 왼편으로 머리에 무언가를 이고 오는 한 아주머니가 어머니라고 상상해본다. 자취하면 밥을 잘 못챙겨 먹으니 어느날 꿈속에서 어머니가 맛있는 밥상을 차려 집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연상되는 것이다. 물론 이 생각 또한 이중섭선생님의 작품의도와는 다를 것이다. 예술작품은 내가 처한 시공간과 맞물려 해석되기에 별 수 없다.


대전시립미술관에 가면 거기에 사람이 있다. 여기 내가 있다. 그리고 그 작품들안에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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