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비닐봉지는 의외로 훌륭하다
다음 글은 제가 월간샘터 7월호에 투고한 글입니다. 현재 고시원에서 살고 있는 저는 검은 비닐봉지가 참 좋습니다. 아니 이젠 정이 들어 버렸죠. 녀석은 빛이 잘 들지 않는 고시원 제 방 문고리에, 배불뚝이 검은 박쥐처럼 하루 종일 매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왜 문고리에 매달려 있는 것일까요? 그건 이 녀석을 쓰레기통으로 재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시원 제 방에는요. 요녀석이 박쥐처럼 매달려 있습니다. 바로 검은 비닐봉지!!! 제 방에서 나오는 거의 모든 쓰레기가 그 녀석 배안으로 들어가거든요. 콜라 캔, 과자봉지, 기차 영수증. 헤어왁스 통, 짜파게티 봉지, 나무젓가락 껍질, A4용지 구긴 것, 손톱, 발톱, 편의점 영수증, 또 다른 비닐봉지, 김밥을 싼 은박지, 이쑤시개, 머리카락, 껌 종이 등등. ..
2010. 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