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2 독서노트(734) 리코더 구멍 “누구에게나 구멍이 있잖아요. 멍든 자국 같은 거. 그게 꼭 리코더 구멍처럼 보여요. 지금까지는 그걸 남한테 보이기 싫어서, 아니면 내가 스스로 사랑하지를 못해서 계속 손으로 막고만 있었어요. 소리 안 나게, 들키지 않게. 그 구멍 안에서 슬픔의 코끼리가 ‘꺼내줘 꺼내줘’ 하며 울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이 구멍을 열고 나만의 보법으로 연주를 시작하면 갇혀 있던 상처의 기억이, 슬픈 코끼리들이 노래할 수 있겠구나 상상해요.” 안희연채집통 안에 세상의 풍경을 담는 사람. 2012년 창비신인시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2015년 제34회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당근밭 걷기》 .. 2025. 7. 6. 통닭가게 아들들이라면 아실겁니다 그 기름에 데인 자국을 통닭가게 아들들이라면 어머니 손등에 난 기름자국을 한번쯤 보셨을 겁니다. 자신의 부모님이 통닭가게를 운영하신다면 아실겁니다. ▲ 필자의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통닭가게이다. 15년째 통닭이야기를 만들어오고 계신다. 뜨거운 기름에 통닭을 튀기다보면 그 기름이 손등, 팔목,손가락에 튀겨 어머니를 데이게 만든다는 사실을요. 자식때문에 속 많이 데였을 우리 어머니는 그 기름으로 수백번 아프게 데이고 맙니다. 몇날 몇일이 지나도 데인자국은 사라지지 않고, 어머니 팔뚝에 남아있습니다. 마치 뜨거운 눈물이 여러방울 떨어져 그 팔뚝을 데이게 만든 것 처럼 말이지요. ▲ 통닭을 튀기는 기계인데, 뜨거운 기름에 데일 때가 많다. 통닭가게 아들들이라면 아실겁니다. 그렇게 수십번 수백번 뜨거운 기름에 데이고도 지금 이순간에도 .. 2010. 4.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