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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클립 한 개로 집 한 채를 마련 한다고?

예전에 웹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빨간 클립 한 개로 집 한 채를 마련한 캐나다 청년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말그대로 빨간 클립 한 개를 계속 다른 물건과 바꾸어 결국엔 집 한 채를 얻어낸 화제의 청년이었지요.


그 청년이 바로 위 사진에 나오는 곱슬머리 헤어스타일의 사람입니다. http://oneredpaperclip.com
이라는 블로그에 빨간 클립 한개에서 집 한 채를 얻기까지의 물물교환 과정을 실시간으로 올려 놓아 많은 이들의 관심과 응원을 받았죠.

"뭐라고? 빨간 클립 하나로 그게 가능해?"

그때는 처음에 반신반의하며 그 청년에 관한 기사를 읽어내려갔고, 그 후 4개월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몇 일 전 학교 도서관을 누비고 다니는데 우연히 <빨간 클립 한 개>라는 책 한 권이 딱 눈에 들어오는 게 아닙니까? 저는 또 다시 호기심이 동해서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쳐보기로 했습니다. 몇 개월 전에는 그냥 지나쳐 보았는데 이젠 대학 졸업까지 일년 안남다 보니까 '집 한채'라는 단어가 팍 꽂히더라구요.^^;

"그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빨간 클립 하나로 집 한 채를 마련한다라...."

말 그대로 꼭 필요한 사람들끼리 꼭 필요한 물건들을 서로 교환한다는 단순한 원리로 겁없이 나섰던 겁니다. 집안에 굴러다니는 동전 하나, 연필 한 자루도 우습게 볼일이 아니었던거죠.

기발한 물물교환의 시작은 빨간 클립 한 개

카일은 어느 날 집안에 잇는 빨간 클립 한 개로 bigger and better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즉 빨간 클립 한 개로 이보더 더 나은 물건으로 교환하는 게임이었던거죠.  처음엔 자신도 반신반의했습니다. 이 클립과 교환을 원하는 사람이 과연 나타날까하는 걱정이었죠. 그런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습니다. www.craigslist.com 이라는 물물교환 사이트에 올린 빨간 클립이 훗날 카일을 유명하게 해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첫번째 거래, 빨간 클립 한 개

그 클립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 클립은 벤쿠버에 살고 있는 코린나와 르와니으로부터 물고기 펜과 바꾸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받게 됩니다.


두번째 거래, 빨간 클립 한 개 -> 물고기 펜 한 개


참 예쁘게 생겼죠? 실제로 물고기처럼 이리저리 움직인다니, 카일도 흡족했음은 물론입니다.
이 물고기 펜은 또 어떤 여정을 시작했을까요?

세번째 거래, 물고기 펜 한 개 -> 문손잡이  한 개

그 물고기 펜은 특이하게 생긴 문손잡이 하나와 교환했습니다. 그 문손잡이를 원하는 사람은
애니라는 여자였습니다. 애니는 처음엔 빨간 클립을 가지고 싶어했지만 이미 교환되었다는 말에
이 그 물고기 펜과 문고리를 바꾸겠다고 마음을 먹었던거죠.


네번째 거래, 문손잡이  한 개 - > 캠핑 스토브 한 개


그리하여 그 우스꽝스럽게 생긴 문손잡이는 콜맨에서 나온 2단짜리 캠핑스토브와 교환되는데,
손잡이를 원하는 사람은 위 사진속 아저씨였죠. 이 아저씨는 평소 물물교환을 좋아해서 1993년식
셰비를레이져라는 차도 중고 노트북과 교환해서 마련했다고 하네요.


다섯 번째 거래, 캠핑 스토브 한 개 -> 빨간 발전기 한 개


그렇다면 캠핑 스토브의 다음 물물교환 여행지는 어디였을까요? 바로 데이비드라는 사람의
집이었습니다. 그는 1000와트 짜리 발전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휴대용인데다가 무게가 22kg밖에
나가지 않아 한 손으로 쉽게 들 수 있다고 자랑합니다
.



여섯 번째 거래, 빨간 발전기 한 개 -> 즉석 파티 세트


그 후, 그 빨간 발전기는 롱아일랜드의 마스페스에 있는 마킨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마킨은
생맥주 한 통과 버드와이져 네온사인 하나 그리고 생맥주 한 통에 대한 양도증까지 내 놓았습니다.
파티용으로 손색이 없는 굿 아이템이었지요.


일곱 번째 거래, 즉석 파티 세트 -> 스노모빌 한 대


점점 갈 수록 흥미진진해집니다. 정말로 카일이 집 한 채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디 계속해서 그 긴 여정을 쫒아 가봐요. 그 파티선물세트를 기다리고 있던 건 미셸이라는 남자가 자신의 스노모빌이었습니다. 카일은 곧 겨울이 다가오니 마침 잘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덟 번째 거래, 스노모빌 한 대 -> 야크 여행권



그 스노모빌을 탐내는 사람이 역시나 있었습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크랜드룩에 있는 잡지사<스노라이더스>에서 일하고 있는 제프 쿠퍼가 그 주인공이었죠. 그는 자신의 야크여행권과 스노모빌을 교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물론 청년 카일도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카일은 어떤 물건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되기를 소망했거든요. 그가 물건보다 그 물건을 갖게 되는 사람의 마음가짐을 중요하게 여기는 건 당연지사!

아홉 번째 거래, 야크 여행권 -> 큐브밴 한 대


그리고 그 야크여행권은 큐브 밴 한대로 탈바꿈합니다. 참 대단합니다. 클립 한 개가 벌써 밴 한대가 되었으니 말이죠. 정말 카일의 꿈은 헛된 것이 아니라는 걸 점차 느끼게 되었죠. 그 밴 한대를 야크여행권과 바꾸고 싶어했던 사람은 CINTAS라는 기업의 브루노였습니다. 신타스는 카일이 물물교환을 하면서 항상 입고다니던 셔츠 브랜드였죠. 아마도 브로노는 기업의 홍보효과를 누리고 있었을 겁니다. 카일은 그 때 이미 전국구 방송을 타고 있었거든요.


열 번째 거래, 큐브밴 한 대 -> 음반 취입 계약서 한 장


이야, 드디어 열번째 물물교환입니다. 그 큐브 밴은 음반 취입 계약서와 맞교환 됩니다. 그 계약서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죠. 캐나다 최고의 스튜디오에서 30시간동안 녹음할 수 있는 권리. 녹음 기간 동안 토론토에 머물 수 있는 숙박비 등등. 음악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천금같은 기회였습니다.



열 한 번째 거래, 음반 취입 계약서 한 장 -> 피닉스의 일년 무료 임대권


카일은 그 음반 취입 계약서를 진정으로 음악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과 물물교환을 하고 싶어했습니다. 아까 말했다시피 카일은 사람이 더 중요함을 깨닫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 피닉스 출신의 싱어송 라이터 조디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피닉스 어느 집에서 1년간 살 수 있는 무료 임대권과 바꾸자는 내용이었죠. 카일은 그 조디라는 사람의 음악에 대한 열의를 보고 흔쾌히 수락하게 됩니다.


열 두 번째 거래, 피닉스의 일년 무료 임대권 - > 앨리스 쿠퍼와의 오후


그 임대권을 받은 카일은 또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이번엔 왕년의 록스타 앨리스 쿠퍼와 오후시간을 보낼 수 있는 권리(?)를 선택했습니다. 아까 음반 취입 계약서를 손에 넣은 조디의 친구 레슬리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왔기 때문입니다. 자기 회사의 사장인 앨리스 쿠퍼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과 맞바꾸지 않겠느냐는 제안이었죠.
그렇고 보면 카일은 물건과 물건만 교환하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가치 역시 사람들과 함께 주고 받았던 겁니다.


열 세 번째 거래, 앨리스 쿠퍼와의 오후 -> 키스 스노 글로브 한 개


그런데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누가 봐도 손해 봤다는 생각이 들만큼의 교환이 이루어졌기 때문인데요. 그건 바로 앨리스 쿠퍼와 오후시간 보내기와 키스 스노 글로브라는 물건의 교환이 바로 그것입니다. 카일의 블로그에는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글들이 참 많이 올라왔다죠.
하지만 카일은 꼭 필요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주고 싶었던 원칙을 끝까지 고수했습니다.


열 네 번째 거래, 키스 스노 글로브 한 개 -> 영화 출연권


나중에 이런 생각은 다시 큰 선물이 되어 돌아옵니다. 키스 스노브 글로브를 원하는 영화배우 코빈 번슨이 영화 출연권과 그 물건을 교환하자고 제안했기때문입니다. 코빈 번슨은 스노브 글로브 수집가였던 거죠. 스노브 글로브는 스위치를 키면 빛을 발하며 그 안에 있는 조각들이 소용돌이 치는 기계라고 합니다.

이 기계를 통해 얻은 영화출연권은 드디어 카일에게 집 한 채를 선물하게 됩니다.

열 다섯 번째 거래, 영화 출연권 -> 키플링의 집 한 채


카일링이라는 마을에서 집 한채와 그 영화 출연권을 교환하자고 했던 것이지요. 카일은 기쁘게 승낙했고, 그 후 마을에서는 영화 오디션이 벌어져, 영화에 출연할 한 사람을 뽑게 됩니다. 키플링이라는 마을은 카일의 빨간 클립을 초대형으로 만들어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싶은 계획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빨간 클립의 긴 여정은 끝이 났습니다. 정말 원하는 대로 집 한 채를 얻은 카일의 심정은 뛸듯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런 일이 한국에서 가능할까요? 지금부터라도 집 바닥에서 뒹글고 있는 물건들을 다시 한번 들여다 보기를 바랍니다. 그 물건이 훗날 큰 행운을 가져다 줄지도 모르니까요. 빨간 클립 이야기가 더 궁금하신분은 서점에서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시길 바래요. 그럼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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