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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산책 이야기

[대전독서모임 산책 후기]미친포로원정대

by 이야기캐는광부 2015.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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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독서모임 산책

 

"과연 오늘은 몇 분이나 오실랑가...."

 

독서모임이 열릴 때마다 운영자인 나의 마음은 두근두근. 쫄리기도 하고.

 

라푸마둔산점 2층을 울리는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에 달팽이관이 벌렁벌렁. 밝은 표정으로 왼손에 책을 들고 등장하시는 분을 발견하면 기쁘기 그지 없다. 그리고는 말한다.

 

"아이구 오셨습니까? 잘 오셨어요."

 

22일 저녁 7시 30분 6월의 독서모임이 라푸마둔산점 2층 여행문화센터 산책에서 열렸다. 저녁을 먹고 다들 뱃살이 접히는 시간, 독서모임에 모인 사람들만큼은 마음까지 살찐다.

 

이날 선정도서는 펠리체 베누치의 실화 소설 '미친포로원정대'. 어떤 미친놈(?)들이 수용소를 탈출해 케냐산을 등정했다가 다시 수용소로 돌아오는가 봤더니. 그 중의 한명이 꽤 멀쩡하게 생겼다. 바로 이 사람이 이 책의 저자다. 준수하구먼.

 

 

 

펠리체 베누치는 1941년 연합군이 에티오피아를 침공할 당시 이탈리아식민지청 소속으로 그곳에 파견이 됐단다. 그러다 전쟁포로 신세가 되버린 것이다. 그는 수용소 창살너머로 보이는 얼음덮힌 산을 보고는 결심한다. 저 산을 올라가자. 그 산이 바로 케냐에서 킬리만자로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산, 케냐 산이다.

 

물론 그는 혼자 모험을 떠나지는 않았다. 동료 2명을 포섭했다. 어린시절 부모를 따라 산에 많이 다닌 탓일까. 그의 준비는 누구보다 철저했다. 간수의 열쇠를 복제하고, 등산장비를 손수 제작하는 등 왠만한 탈옥수들 저리가라.

 

독서모임에 모인 사람들은 내가 그 당시 수용소에 갇힌 포로신세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상상했다.

 

"동료들하고 카드게임이나 하고 앉았을것 같아요."

" 펠리체 베누치가 꼬셨으면 얼씨구나 좋구나하고 케냐산에 따라갔을 것 같아요."

"채소밭에서 풀을 뽑고 있었을 것 같네요."

"저도 케냐산에 갔을 것 같은데요. 펠리체 베누치와 똑같은 생각을 했을 듯해요."

 

그러면서 펠리체 베누치처럼 자신만의 '케냐산'을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떻겠느냐며 생각을 모았다.

케냐산은 상징적인 의미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케냐산이 여행, 자기계발, 꿈, 목표 등이 될 수 있었다.

 

이날 독서모임 회원들이 인상깊게 읽은 구절은 무엇일까? 여기 정리했다. 

 

인상깊은 구절

 

1. 함께 미친 짓을 할 동료를 뽑는 기준

 

"두번 째 대원이 되려면 뛰어난 산악인이며 동시에 인내심이 강하며 과묵한 데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 73쪽 -

 

2. 그 당시 수용소에서 등산장비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우리는 망치를 들고 그때까지 습득할 수 없었던 빙벽 등반용 피켈을 만들고, 쓰레기 더미에서 주운 쇳조각들로 크램폰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기회가 날 때마다 수용소로 조금씩 반입해온 자동차 발판의 잔존물과 흙받기 조각들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풀무가 없으니 열처리 같은 것은 생각도 못할 환경이었다. 그래서 크램폰은 우리가 직접 망치질을 하여 만들기로 했다. " - 73쪽 -

 

3. 인간의 본능과 행복에 관한 생각

"편한 길로만 가려는 게 인간의 본능이라지만 새장 속 카나리아 신세와도 같은 현재의 삶이 행복할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97쪽-

 

4. 탈출의 순간 나는 소리는?

 

"열쇠를 자물쇠 구멍에 집어넣고 돌리자 '찰칵'하는 혁명의 소리가 들렸다."-116쪽-

 

5.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산을 사랑하는 이들은 치유 불가능한 몽상가들이 아닐까."-298쪽-

 

6.케냐산이 하는 말

"자네가 생각하는 그대로야. 인간은 오로지 꿈속에서만 나에게 접근할 수 있지. 오직 꿈을 통해서만, 인간의 나의 소중한 비밀을 살짝이나마 엿볼 수 있거든. 그러니까 자네가 기적과도 같은 나의 가장 순수한 아름다움을 엿본 건, 한바탕 꿈을 꾼 거라네."-394쪽-

 

7. 자신들의 모험에 관한 펠리체 베누치의 생각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졌고, 우리는 끊임없이 경이로움과 감사함을 느겼다. 그건 마치, 인간이 삼라만상에 이름을 지어주기 전인 태초를 걷는 일과도 같았다."

-424쪽-

 

 

 

-다음 독서모임과 선정도서는?-

7월 6일(월) 오후 7시 30분 라푸마둔산점 2층 여행문화센터 산책

 

선정도서 : 박범신 작가의 '주름'

 

 


주름

저자
박범신 지음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 2015-04-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삶이란 때로 그렇다, 평온하고 안정된 삶일수록 은밀히 매설된 덫...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라푸마둔산점에서 개최되는 또 다른 행사는?-

 

박범신 작가와 함께하는 '주름' 자유낭독회

 

박범신 작가와 함께하는 '주름' 자유낭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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