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주말이 다가오면
빨래처럼 널린 고무장갑이여
나는 네가 되고 싶다
물끄러미 드러운 그릇들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24시간
48시간
72시간
널브러져 있고 싶다
더러운 그릇 옆에 시계 하나
퐁퐁을 묻혀
시계바늘을 닦고
초침도 닦고
숫자들도 닦아주고
귀찮아도 닦아주고
수도꼭지를 틀고
헹궈서 씽크대 위에 올려놓고
말려서
나중에 밥을 담아야지
기약은 없지만
물을 묻히지 않고
눈물을 묻히지 않고
고무장갑처럼 널브러져
곰팡이 낀 그릇들을 맥없이
내려다보고 싶다
주인이 오기전까지
캄캄한 어둠속에 있다가
별은 뜨지 않을지언정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드릅게 생긴 그릇 하나 둘 더 쌓이는 걸
내려다보고싶다
의미없이
생각없이
반응형
'청춘 에세이 > 직딩라이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맥주 한 캔 (0) | 2017.01.02 |
---|---|
정처없는 여행길, 어디로 흘러가든 냅두리라 (0) | 2017.01.02 |
[직딩상상]직장 근무중 화장실에서.... (0) | 2016.12.06 |
[직딩상상]시간 피자 (0) | 2016.12.03 |
사람에겐 눈물샘이 있어요 (0) | 2016.12.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