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위의 하룻밤을 보내고 싶었으나, 대낮의 베네치아를 즐기고 돌아왔다. 독일 시인 마리아 라이너 릴케는 1897년부터 베네치아를 10여 번이나 방문했다고 한다. 그만큼 매력적인 베네치아를 방문했던 날, 설레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베네치아는 118개의 섬들이 약 400개의 다리로 이어져있는 물의 도시다. 곤돌라와 수상택시를 타고 베네치아 곳곳을 돌아다니다보면 이탈리아 여행의 백미를 느낄 수 있다. 다만 곤돌라를 타고 물 위를 기어다닐 때 밑에서 시궁창 냄새가 올라오는데, 이는 애교로 봐 줄만 하다.
베네치아는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갇혔던 감옥 옆 <탄식의 다리>, 낮보다 밤이 아름답다는 <산마르코 광장>, 인상파 화가 모네가 7번이나 그렸다는 <두칼레 궁전>의 이야기가 흐르는 곳이다. 특히 산마르코 광장은 나폴레옹이 유럽의 우아한 응접실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베네치아의 명소다. 베네치아는 여러모로 눈을 감으면 '여행의 추억'이 노를 저어 마음에 닿을 것 만 같은 낭만의 도시다.
세계 유일의 수상도시라는 명성답게 베네치아는 뻘밭에 나무 발뚝을 박고 축대를 쌓아 만들어졌다. 곤돌라를 타고 운하를 따라 여행을 하다보면 12세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베네치아의 건축명소들을 둘러 볼 수 있다. 뜨거운 한낮의 공기를 가르며 베네치아를 누비는 즐거움이란!
곤돌라는 과거에는 귀족들이 부를 과시하기위해 호화로운 장식으로 꾸며졌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1562년 공화국 정부의 명령에 따라 지금처럼 날렵한 모습으로 바뀌었단다. 보기만해도 곤돌라를 운전하는 것은 어려워 보이는데, 실제 3년 정도 노 젓는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베네치아는 매년 2월 가면 무도회를 개최한다. 다만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가면을 쓴 여인들이 보이는데, 이 분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같이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요구한단다. 이런 것에 개의치 않는다면 뭐 기념사진을 찍는 정도야 나쁘지 않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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