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마의 휴일(1955)>에서 주인공 오드리 햅번이 방문했던 트레비 분수. 남들이 다 하길래 이곳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물 속으로 동전을 던졌다.
어느 신문기사를 보니 이곳에는 매일 3000유로 이상의 동전이 쌓인다고 한다. 연못을 등지고 1번 동전을 던지면 로마를 다시 방문할 수도 있고, 2번 던지면 연인과 의 소원을 이루고, 3번 던지면 힘든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혹시 모르니 주머니속에서 동전을 깨내서 미련없이 던졌다.
관광객들은 트레비 분수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영화속 여주인공이라도 된듯 다양한 포즈로 트레비분수에서 추억을 쌓는다. 단, 조심해야 할 것은 분수 주변에서 음식을 먹거나 물에 발을 담그는 행위를 할 경우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사실. 옛날에는 이곳에서 나체로 목욕하던 20대 청년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단다.
한 번쯤 상상한다. 저 동전들을 다 주운다면 유럽 몇 개국을 돌아다닐 수 있는 비행기값은 충분히 나올 것이라는. 최근 뉴스를 보니 내 상상을 더 뛰어넘는다. 지난해만 17억원 어치의 동전이 물속에 쌓였다고 한다. 이 많은 동전은 어디로 갔을까? 지난해는 이탈리아 카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에 전액 기부됐단다. 트레비 분수는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그야말로 효자다.
트레비 분수는 1453년 교황 니콜라우스 5세가 처음 만든 '처녀의 샘'을 부활시키고자 탄생됐단다. 당시 건축 공모에서 건축가 니콜라 살비의 작품이 당선된 후 30여년 만인 1762년에 완성됐다 . 바다의 신인 넵튠(그리스 신화의 포세이돈)과 그의 아들 트리톤이 묘사된 대리석 조각상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이탈리아 로마로 여행을 왔다면 트레비 분수는 필수 코스다. 내가 간 날은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서 그런지 트레비 분수가 더욱 눈부셨다. 이곳을 들렸다면 오드르 햅번이 앙증맞은 표정으로 젤라또를 먹던 스페인 광장도 둘러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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