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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2017 독서노트(88) womankind korea 창간호

by 이야기캐는광부 2017.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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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카인드



겨울바람이 찬 12월의 마지막. 유성온천역 근처 카페에서 여성의 시각으로 세상을 담은 특별한 잡지를 읽었다.


<우먼카인드>는 여성의 언어로 말하고, 여성의 눈으로 새로운 가치를 읽어내는 문화 잡지다. 남자인 내가 읽으면 어떤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다닐까 궁금해서 구매했다. 잡지의 세계는 넓고, 읽을 잡지는 참 많다. <우먼카인드>는 삶, 문화, 여행 등 다양한 주제가 담긴 예쁜 일러스트와 여러 작가들의 글을 담고있다.


잡지의 매력은 다양한 빛깔과 주제의 콘텐츠로 생각의 지평을 넓혀준다는데에 있다. 잡다한 지식이 늘기도 하고,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기사를 음미할 수도 있다. 거의 첫부분에 늑대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늑대는 일생동안 한 마리의 짝과 함께 한단다. 늑대는 사는동안 죽을 때까지 생식을 할 수 있단다. 아이고 능력자! 부러워라(?).


잡지에 나오는 이야기들, 글귀와 만난다. 내 블로그에 옮겨적는 재미가 있다.


"때로 여행은 길 위의 수도원 생활과 같다. 

여행중에 종종 우리는 더 간소하게 살고

짊어질 수 있을 만큼만 가지며

미지의 운명에 나를 내맡긴다.

알베르 카뮈가 '여행이 가치 있는 건 두려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 것도 그런 의미다. 

여행은 나의 환경과 나 자신을

그 뒤에 감추는 모든 습성의 붕괴이자 그로부터의 해방이다."

-피코 아이어 <왜 우리는 여행하는가>-


어린이 되면서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것은

결국 이미 형성되어 있는 카테고리 중 하나에

속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내게 방랑은 그런 시스템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방법이었다.

-타라 이저벨라 버턴 <방랑: 장기여행의 기술> 중에서-


책을 읽을 때는 내가 아닌 누구라도 될 수 있었지만 또한 어디로든 갈 수 있었고, 그런 가장 먼 곳에서의 생활을 상상하는 일은 언제나 즐거웠다. 책과 음악, 영화는 그렇게 좁은 곳에 갇혀 살던 시간을 무한대에 가깝게 늘여주는 매개체였다.

-씨네 21 기자 이다혜 <나를 만드는 법> 중에서-


"만화 안 그린지 벌써 몇 년째야. 이제는 내가 뭘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

"조바심 내지 마. 지금은 애가 너무 어려서 어쩔 수 없잖아. 언젠가는 우리 둘다 만화만 그리며 살게 될거야."

-송아람 만화가 <장마> 중에서-


"이제 나의 목적지는 장소가 아니라 새로운 관점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사진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건 언제였나요? 결심의 계기는요?

사진의 세계를 처음으로 접한 건 여러 해 전 처음으로 우울증과 맞닥뜨렸을 때였고, 다시 카메라를 들게 된 건 2014년 중반쯤이었어요. 그때부터 사진을 찍는 행위는 제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내면과 외면을 기록하는 수단으로 서서히 자리를 잡았죠.

-사진작가 가브리엘 이삭 인터뷰-


건강한 늑대와 건강한 여성은 예민한 감각, 명랑한 영혼, 강인한 희생정신 등 정신적으로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심오한 직감을 지녔고,

혈육, 짝, 무리를 끔찍이 아낀다는 점도 서로 닮았다."

-안토니아 케이스 우먼카인드 호주판 편집장, <여걸원형> 중에서-


남성 주도의 시스템 안에서 여성의 역할과 성과는 너무도 쉽게 잊히거나 평가절하 된다. 남성들 눈에는 여성들의 기여가 안 보이도록 세팅되어 있다. 사회의 구조와 제도, 언어, 인식이 모두 남성 위주로 돌아가니까. 그럴 때 우리 여성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설치고, 떠들고, 말하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도 들릴까 말까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은 진보적인 성향으로 이름난 84세 여성 대법관이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대법원에 여성 대법관이 몇 명이나 있어야 충분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전원'이라고 대답한다. 사람들은 충격을 받는다. 전원이 남성일 때는 의문조차 제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김하나 에세이스트 <우리에겐 겸손할 권리가 없다>중에서-


출처 : 우먼카인드 코리아 창간호



가브리엘 이삭의 사진 작품



내게 잡지는 고독을 즐기는 한 방법이며, 문득 찾아오는 외로움을 견디는 약이다. 2017년 정유년의 마지막 날, 잡지<우먼카인드>의 도움을 받은 셈.


남자에게 다소 안 좋은 의미로 '남자는 늑대다'라는 표현을 쓴다. <우먼카인드>는 여자에게 좋은 의미로 "여자는 늑대다"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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