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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2018 독서노트(18)시를 읽는 오후, 도로시 파커

by 이야기캐는광부 2018.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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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물흐르듯이 고른다. 어떤 책을 읽으면 글쓴이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 최영미 시인의 시집<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읽고 작가의 다음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녀가 책<시를 읽는 오후>를 내놨다. 생의 길목에서 만난 마흔 네편의 시가 담겨있다. 한번쯤 들어본 외국 시인의 시를 소개하고 있다. 유명 외국시인의 시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원문으로 읽지 못하고, 한글 번역본을 읽는데도 가슴에 사무쳤다. 시인은 국적을 막론하고 사람의 가슴을 두드리는 신비한 힘을 지녔다. 


아일랜드 태생의 서정시인 토마스 무어. 우울증과 자살기도로 평탄치 삶을 살았던 여류 시인 도로시 파커. 이 두시인이 쓴 시가 마음을 울리고, 때로는 서글프게 만든다. 삶의 진실을 꿰뚫어 본 듯 한 시구가 강렬하다.




마지막 여름 장미 / 토마스 무어(1779~1852)


마지막 여름 장미가 

홀로 남아 피어 있네; 

그네의 사랑스러운 동무들은 

모두 시들어 사라졌네; 

그네와 비슷한 꽃은 하나도 없고 

그네의 붉은 빛을 되받아 비추고 

한숨에 한숨을 더할 

꽃봉오리도 가까이 없네. 



그대 외로운 장미여! 

그대가 홀로 줄기 위에서 

시들게 두지 않으리; 

사랑스러운 벗들은 모두 잠들었으니, 

가라, 그대도 그들과 함께 잠들게. 

그래서 그대의 이파리들을 

다정하게 화단 위에 뿌리네. 

그대의 동무들이 향기를 잃고 

죽어 있는 정원에. 



나도 그대를 뒤따르리니. 

우정이 식고, 

사랑의 빛나는 무리에서 

보석들이 떨어져 나갈 , 

진실한 마음들이 시들고 

좋은 이들이 사라져 없어지면 

! 살벌한 세상에서 

누가 홀로 남아 살려고 할까? 


TIS the last rose of summer 


Left blooming alone; 


All her lovely companions 


Are faded and gone; 


No flower of her kindred, 


No rosebud is nigh, 


To reflect back her blushes, 


To give sigh for sigh. 


I’ll not leave thee, thou lone one! 


To pine on the stem; 


Since the lovely are sleeping, 


Go, sleep thou with them. 


Thus kindly I scatter 


Thy leaves o’er the bed, 


Where thy mates of the garden 


Lie scentless and dead. 


So soon may I follow, 


When friendships decay, 


And from Love’s shining circle 


The gems drop away. 


When true hearts lie withered 


And fond ones are flown, 


Oh! who would inhabit 


This bleak world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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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  도로시 파커(1893-1967) 

  

내가 젊고 대담하고 강했을

옳은 것은 옳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었다!

나는 깃털 장식을 세우고 깃발 날리며

세상을 바로잡으러 달려 나갔다.

나와라 개XX들아, 싸우자!” 소리 지르고,

나는 울었다. 죽지 죽나.


  

그러나 이제 나는 늙었다: 선과 악이

미친 격자무늬처럼 얽혀 있어

앉아서 나는 말한다. “세상이란 원래 그런 거야;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는 사람이 현명해.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지,

이기든 지든 차이가 없단다, 얘야.”

  


무기력증이 진행되어 나를 갉아먹는다;

사람들은 그걸 철학이라고 말하지.



The Veteran / Dorothy Parker

  

When I was young and bold and strong,

Oh, right was right, and wrong was wrong!

My plume on high, my flag unfurled,

I rode away to right the world.

"Come out, you dogs, and fight!" said I,

And wept there was but once to die.

  

But I am old; and good and bad

Are woven in a crazy plaid.

I sit and say, "The world is so;

And he is wise who lets it go.

A battle lost, a battle won--

The difference is small, my son."

  

Inertia rides and riddles me;

The which is called Phi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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