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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독서노트(518)뉴미디어 전문가 정혜승이 말하는 소통전략

by 이야기캐는광부 2020.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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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게 읽었다. 공공기관 뉴미디어팀에 일하는 내게 영감을 준다. 저자 정혜승 씨의 커리어가 눈길을 끈다. 기자를 거쳐 국내 대형 포털 다음과 카카오에서 일하고, 청와대 뉴미디어 비서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뉴미디어 홍보 전문가로서의 경력에 대해 참고할 점이 많다. 아울러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저널리즘의 미래, 새로운 뉴미디어 매체, 정부기관의 소통방법, 소통에 대한 철학 등 다양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다양하고 저마다 특색이 있는 채널에서 서로 다른 소통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세상이다. 뉴미디어 분야에서 일을 하다보니 '소통'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쓴다. 그때문에 '피로감'이 몰려오기도 한다. 무언가를 열심히 알리는 것 같은데, 그게 홍보에 머물고 소통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정말 '소통'으로 이어지는지 판단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정보의 홍수속에서 정보 소비자들은 어떻게 거짓 정보를 가려내고, 뉴미디어 관련 담당자를 어떻게하면 사람들에게 참 정보를 전달하며 소통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들을 해본다.

"네이버는 결국 '임의편집'을 중단하고, 편집권을 각 매체에 넘겼다. 2009년 탄생한 네이버 뉴스캐스트는 언론사가 각자 주요 뉴스를 골라서 선보이는 구조였다. 그러나 뉴스 서비스가 더 좋아지기는 커녕 옐로 저널리즘의 쓰레기장으로 전락했다. 언론사 간 클릭경쟁으로 인해 자사 홈페이지라면 절대 걸지 않을 낯 뜨거운 기사를 호객용으로 거는 사태가 벌어졌다."
-40쪽-

"최근 포털은 알고리즘으로 '많이 본 뉴스'만 뽑아서 보여준다. 그런데 혐오를 자극하고 분노를 부르는 기사일수록 '많이 본 뉴스'에 자주 올라오낟. 더 많이 보고, 더 많은 댓글을 다는 뉴스가 꼭 좋은 뉴스는 아니다. 네이버 뉴스의 경우, 비슷한 기사가 '많이 본 뉴스' 10위권 중 절반을 넘어가는 일도 종종 나타난다. 알고리즘이 처리할 뿐, 인간 에디터의 세심한 관리가 없는 탓이다. 언론사는 뉴스를 점점 더 보지 않게 된 배경에 좋은 기사를 주목하지 않은 포털이 있다는 책임론을 꺼낸다. 하지만 포털이 없었다면 다 괜찮았을까? 좋은 기사를 쏟아내고 브랜드로 승부해서 디지털 유료 구독자를 끌어 모을 수 있었을까? 매체의 유료화 전략 부진에 포털 핑계를 대는 것은 아니었을까? 유료 구독을 목표로 했던 IT 전문 매체 '아웃스탠딩'이나 기업정보 매체 '더벨'은 아예 포털에 의존하지 않는 유통 전략으로 시작했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아도 마찬가지다. 제아무리 명망 높은 언론사라도 구글, 페이스북 등 플랫폼에만 의존하다가 흥망성쇠를 겪는 사례가 수도 없이 많다. 플랫폼의 시대에 언론사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는 더 깊은 고민을 필요로 한다.
-41쪽-

"유튜브를 포함한 소셜미디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좋은 터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트위터가 2010년 이후 이집트, 요르단, 리비아 등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의 소통에 활용되면서 '아랍의 봄'에 기여했다는 분석도 많았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자체가 민주주의의 도구가 될 것이라는 바람과 달리 거짓 정보를 증폭시키고,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며 증오와 폭력을 조장해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를 낮춘다는 분석도 나온다."
-66쪽-

"네이버는 마케팅이나 광고성 실검이 종종 올라오는 반면, 다음은 상업적 키워드를 제한하고 있는데, 포털의 전략이 서로 다를 뿐이다.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은 이용자의 선택권을 넓혀준다. 포털 실검이든, 트위터의 실시간 트윗이든 정치적 메시지를 결집시킬 온라인 마당이 존재하는 것이 이상한가? 온라인 세상에서 보다 손쉽게 의견을 나누고, 지지든 반대든 여론을 표시하는 데 가담하는 것이 나쁜 일인가? 나는 분명 이 부분에 관대한 편이다. 실검이 서비스 본령의 취지와 달리 정치적으로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게 불편할 수는 있다. 그런데 연예인 이름,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실검에 올라가는 것은 괜찮고 정치적인 것만 배제할 이유가 있을까?"
-101쪽-

바이스 뉴스는 콘텐츠를 정치, 사설과 분석, 전쟁과 분쟁, 국방과 안보, 범죄와 마약 등으로 분류한다. 분류를 보면 알 수 있듯 특정 주제에 전념하거나 장기적으로 다룬다. 위험한 분쟁 지역의 불편한 현실과 직설적인 스토리를 선호한다. 이른바 '몰입 저널리즘'이라고 불리는데, 기자들이 상황에 직접 몰입한다. 국경 수비대에게 매질당하고 테이저건에 맞아 사망한 멕시코 이주민 사건 보도에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했다니, 상상이 되는가.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인데 전용 VR앱을 이용하거나, 구글 VR 헤드셋,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리프트 등 VR 전용 장비를 활용하면 현장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147쪽-

미디어 스타트업 뉴닉은 '미디어'가 아니라 '스타트업'에 방점을 두고 있다. 김소연 대표는 "뉴스 가치보다 서비스 개선, 소비자 만족,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미디어"라며 "사회문제를 지속가능하게 풀 수 있는 건 비즈니스"라고 했다. 문제의식도 분명했다. 요즘 젊은 애들은 뉴스를 안 본다는 시선이 억울했다고 한다. 사회에 관심이 있어도 기존 미디어 세상은 보편적인 독자만 겨냥하기 때문에 오히려 밀레니얼 세대가 소외된다는 것이다. 이들이 저널리즘보다 관심을 둔 것은 성장이다. 김 대표는 "현재 반짝반짝한 밀레네일 세대가 5년, 10년 뒤 의사결정자가 될 텐데 서로 믿고 함께 성장하면서 이들이 더 좋은 결정을 내리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진실도 저널리즘도 중요하지만 이용자와 뉴닉과 함께 성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핵심이다.
-151쪽-

정부 스타일의 홍보 자료를 보면서 다 함께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 적이 정말 여러번이었다. 정부 부처의 자료는 대체로 국장이든 실장이든 장관이든 상사 보고용 정리다. 대개 성과를 정리하기 때문에 나열형이고, '3대 프로젝트, 5대 개선방안' 이런 식으로 거대하다. 이런 내용이 기사가 되든, 카드뉴스가 되든, 국민들의 눈에 잘 들어올까? 우리는 국민이, 소비자가, 이용자가 솔깃할 내용이어야 한다는 데 의기투합했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분명히 해야 한다. 3대 프로젝트가 잘되고 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래서 내 삶이 어떻게 바뀌는지 간단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기사로 보도된다고 가정했을 대 제목이 뭐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텍스르를 새롭게 풀었다. 카드뉴스에 브로슈어식으로 온갖 정보를 다 넣을 게 아니라, 팔고 싶은 내용 딱 하나만 넣자고 했다.
-187~188쪽-

잘 짜인 각본도 좋지만 자연스러운 일상은 마음을 움직이는 최고의 재료가 된다. 이탈리아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을 무렵,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영상으로 냈다. 촬영 도중 스태프가 머리가 엉클어졌다고 말하자, 마타렐라 대통령은 "여보게 나도 이발소를 못 가서 말이야"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공식 영상이라면 편집될 이 장면이 주요 언론의 웹사이트에 공개됐다. 뉴미디어 담당자의 실수였다지만 이탈리아 국민들은 대통령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에 환호했고 큰 화제가 됐다. 마타렐라 대통령을 지지하는 각종 패러디 영상도 쏟아졌다고 하니, 계획한 대로, 정해진 대로 하는 것이 꼭 정답은 아니다.
-221쪽-

스타트업이 망하는 이유 1위는 '시장이 원하지 않는 사업'이었다는 사실이 결정타였다고 한다. 아무도 그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소통이 판매하는 이유도 똑같다. 아무도 관심 없는 스토리를 던져봐야 소용없다. 정책 고객으로서의 국민, 즉 서비스와 제품의 고객이 최소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국민, 고객, 독자의 눈높이는 그래서 중요하다. 내 삶을 바꾸는 정책이 중요한 거지, 정부가 어떤 정책을 발표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다. 높으신 양반이 관심 갖는 일인지 여부에 따라 홍보를 열심히 할 일이 아니라 고객의 눈으로 재해석하고 다시 포장해야 한다. 특히 정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이라면 어떤 관점에서 어느 지점을 궁금해할지 철저하게 입장을 바꿔 고민해야 한다. 언론이라면 취재원의 관심사가 아니라 독자의 관심사를 봐야 한다.
-320쪽-

<책 속의 책>
에릭 슐로서, <패스트푸드의 제국>
이한중 옮김, <동물원의 탄생>
피터마쓰, <네 이웃을 사랑하라>
폴 로버츠, <석유의 종말>
박은정 옮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필립 샌즈, <인간의 정의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김두식, <헌법의 풍경>,<불멸의 신성가족>,<불편해도 괜찮아>,<법률가들>
권석천, <두 얼굴의 법원>

<책 속에 등장하는 관심가는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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